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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프렌치 토스트]의 추억

| 조회수 : 15,642 | 추천수 : 446
작성일 : 2007-03-16 00:17:28


순진하기 이를 데 없는 대학교 1학년때.
당시 서클 선배이자, 과 선배 중 하나가... 학생의 신분으로 아주 자그마한 카페를 하고 있었습니다.
겨울방학 중 어느 날, 바로 한 학년 위의 선배가 아무개형님네 가게로 오라는 겁니다.
당시는 남자선배들에게 오빠라고 부르면 하늘이 두쪽 나는 줄 알던 시기였습니다.
모두다..형 아니면 형님이었습니다..^^;;

선배가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야하는 줄 알고 쭐레쭐레 가보니까, 몇몇 선배와 몇몇 동기들이 있었습니다.
장사가 안됐는지..손님도 없는 그 카페에서 우리 서클 식구들이 모여서 그냥 노는 모임이었습니다.
카페의 맥주도 몇병 축내면서, 음악도 듣고 수다도 떨면서..그러고 놀고 있는데...
그 1년 선배가 '배가 고프다'며 저더러 '프렌치 토스트를 할 줄 아냐'는 거에요.
당연히 할 줄 안다고 했어요. 왜냐하면 엄마가 자주 해주셨거든요.

제가 달걀이랑 우유를 찾으니까, 다들 기대했던 모양인데...
제가 왜 그런 실수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완성한 건 프렌치 토스트가 아니라,
달걀에 우유와 소금 넣고 팬에 젓가락으로 휘저어가며 부치는 달걀부침..바로 그 스크램블드 에그 였던 것입니다.
근데..그걸 만들면서도, 프렌치 토스트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았다는...

프렌치 토스트 먹고 싶다던 선배, "이게 뭐야...프렌치 토스트가 뭔지 모르는구나!!" 이러는데 어찌나 얼굴이 홧홧하던지...
그후..어찌 됐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스크램블드 에그를 먹고 말았는지..누군가가 프렌치 토스트를 했는지...
프렌치 토스트 하면...벌써 30년이나 흐른..그때의 그 스크램블드 에그가 생각납니다.


며칠전, 단호박스프를 끓이느라 생크림을 한통 샀는데..
먹어도 먹어도 아직 남아있습니다.
스프에도 넣고, 거품 내서, 커피에도 얹어서 마시고, 딸기도 장식하고..그래도 남았길래 뭘할까 하다가,
생각해낸 것이 바로 프렌치 토스트 였습니다.
(제가 만약에 담에 책을 낸다면 '끝까지 먹기' '하나 가지고 악착같이 먹기'..뭐 이런 걸 주제로..ㅋㅋ.. )

마침 깨진 달걀도 있고 해서...오랜만에 해먹었더니...맛있네요...달걀과 생크림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ㅋㅋㅋ...
맛있는 걸 먹으면..역시 행복해집니다요...

프렌치 토스트는 만드는 사람마다 방법이 다 조금씩 다른 것 같은데, 전 오늘 이렇게 만들었어요...
보통 토스트보다 부드러워서..아침메뉴로 추천할만합니당.


프렌치 토스트

재료
달걀 3개, 생크림 120㎖, 설탕 1큰술, 소금 아주 조금, 계핏가루 1작은술, 식빵 5~6쪽, 버터 조금

만들기
1. 달걀을 볼에 깨넣고 생크림과 설탕 소금을 넣어 잘 풀어요.
2. 달걀물에 계핏가루도 넣어줘요.
3. 식빵을 대각선으로 2등분 한 다음 달걀물을 살짝 묻혀요. 너무 많이 담그면 너무 질척해져요.
4. 팬을 달군 후 버터를 살짝 두른 후 앞뒤로 노릇노릇 지져요. 불은 약불로 하는 것이 좋아요.
5. 접시에 담은 후 계핏가루를 아주 살짝 더 뿌려줘요.

Tip!!
※ 생크림 대신 우유를 써도 아~~무 상관없습니다.
(요즘 개그야의 죄민수를 너무 많이 봤나봅니다....)


p.s.



프렌치 토스트가 너무 질척하게 구워지는 게 싫다는 분들께...

어제 밤에 달걀물에 담갔다가 오늘 아침에 구운 프렌치 토스트이옵니다.
방법은 오븐을 220℃로 예열한 후, 아 이때 팬도 같이 예열했어요.
예열 후 버터를 두르지 않고 그냥 달걀물에 적셔진 토스트를 5분간 구웠어요. 중간에 뒤집지 않구요.
그랬더니, 너무 질척하지도 않은 것이, 그렇다고 바삭바삭하지도 않은 것이 먹기 좋은 정도가 되었습니다.
참고하시라구요...^^...
내일이 토요일이네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두현맘
    '07.3.16 12:22 AM

    우와! 1등이네요.
    이런일이 생기다니.. 좋은일이 생길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저도 프렌치토스트 좋아해요,
    생크림을 구해서 저도 남편과 아들에게 해줘야겠어요,

  • 2. swan
    '07.3.16 12:34 AM

    항상 밥으로 꼭 먹어야하는 가족들 덕에 집에서는 한동안 잊고 살았네요.
    언젠가 호텔 조식 부페에서 먹은 그 풍부하고 달짝한 프렌치 토스트 맛도 생각나구용~

  • 3. miru
    '07.3.16 1:55 AM

    울 신랑이 넘 좋아하는 토스트에요~
    이게 이름이 프렌치 토스트였군요 ㅎㅎㅎㅎ
    전 귀찮아서 잘 안해주는뎅...
    이번주말에는 우노리님 햄넣은 식빵도 따라해볼겸 식빵 한 봉 사서 이것도 해줘애 겠어요~^^

  • 4. 열미
    '07.3.16 5:21 AM

    전 생크림 빼구요... 그냥... 메이플시럽과 함께...

  • 5. gaga
    '07.3.16 8:20 AM

    윽 항시등수밖이네 ㅠㅠ

  • 6. 불량토끼
    '07.3.16 8:44 AM

    음... 맛있겠어요... 끝까지 악착같이 먹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음식, 이런 컨셉 좋네요^^

  • 7. 제제의 비밀수첩
    '07.3.16 8:44 AM

    크크크..... 맛있겠다.

  • 8. 제제의 비밀수첩
    '07.3.16 8:47 AM

    근데... 전 항상 넘 질척해서 다 해놓고 나면 선생님의 사진처럼 맛나 보이지 않고 풀써놓은것처럼 축 늘어지고 맛없어 보이는데..... 살짝 적신다는것이 정말........ 넘 어렵다는....... 다시 시도해 보아야 할까요 ? 저희 신랑도 좋아라 하는데 제가 프렌치 토스트 세네번 실패하고 나니 좋아한다는말 해달라는 말 안해 버리더라구요.

  • 9. 잠오나공주
    '07.3.16 9:01 AM

    우왕... 맛 좋겠다..
    끝까지 악착같이 먹기~~
    저 같은 사람에게 딱 알맞은 주제예요~
    전 방금 아침으로 열무 비빔밥을 비벼먹었답니다..

  • 10. 빼꼼
    '07.3.16 11:37 AM

    저도 아~무 이유없이 죄민수가 좋습니다^^ 프렌치 토스트도 먹고 싶어요,냠냠..

  • 11. 조윤미
    '07.3.16 12:50 PM

    아~홍콩에서 먹었던 프렌치 토스트가 생각나네요.
    저도 우리신랑 토욜아침메뉴로 한번해봐야겠네요.

  • 12. 캥거루
    '07.3.16 2:34 PM

    호호...죄민수 인기 많네요...잼나요.
    전 우유와 달걀풀어서 식빵이 흠뻑 젖게해서 구운 걸 좋아해요.

  • 13. ebony
    '07.3.16 2:35 PM

    프렌치토스트, 어렸을 때 학교 갔다오면 엄마가 간식으로 종종 만들어주셨던 기억이 나요. 따뜻하고 부드럽고 달콤한 추억이죠. 저도 만들어 봐야 할까봐요. 벌써부터 마음이 포근해지네요.
    .
    .
    .
    '재료 끝까지 먹기'는 정말 유용한 주제인 것 같아요. 다음 책 발간을 기대하고 있어도 될까요?^-^

  • 14. 꼭찌꼭찌이
    '07.3.16 2:39 PM

    '끝까지 먹기' '하나 가지고 악착같이 먹기'....재밌네요 ㅎㅎ
    저도 해먹을겁니당~

  • 15. 푸름
    '07.3.16 2:56 PM

    저도 '끝까지 먹기' '하나 가지고 악착같이 먹기' 좋~습니다.
    ...이게 잘 안되더라구요..ㅠㅠ
    냉장고에서 뒹굴리다 눈물을 머금고 버리네요..
    늘 새로운게 먹고싶고, 응용력은 떨어지고.. 에구.....

    제 프랜치 토스트에서 2%모자란것이 생크림이었나봅니다.
    전 그 나머지 생크림, 얼려뒀다가 크림소스스파게티 할랍니다. ㅎㅎ

  • 16. 버블
    '07.3.16 4:01 PM

    저 오늘 해먹었어요.. 아이들도 좋아하구 무엇보다 제가 아주 맛있게 먹었네요...
    몇개를 먹었는지도 도무지 셀수가 없네요~~

  • 17. 꿈의대화
    '07.3.16 5:13 PM

    지금 넘 배가 고픈데 프렌지토스트 보니깐 침이 꿀떠억~~~
    죄민수 볼수록 귀여워요 ㅋㅋㅋ

  • 18. 깜장콩
    '07.3.16 6:50 PM

    바나나 담은 접시가 너무 이뻐요..^^

  • 19. 최정하
    '07.3.16 6:59 PM

    아주 맛있어 보여요.내일 점심으로 해야겠어요.

  • 20. 6층맘
    '07.3.16 8:31 PM

    선생님, 그간 안녕하셨어요?
    참 오랫만에 인사드립니다.
    제가 방학엔 컴퓨터 하기가 쉽지가 않고 병원 다닌다고 이제야 들어왔답니다.
    3개월을 쉬었더니 어머낫! 로그인 아이디가 생각이 나지 않는거에요.
    이럴수가... 제가 얼마나 들락거리는 곳이었는데...(흑흑)
    아마도 수술 후유증인가봐요.
    아님 한달에 한 번씩 맞는 엄청 비싼 주사값에 뇌세포가 놀라 자리를 잘못 잡았나봐요.
    개학하고 새로 깔은 컴퓨터 즐겨찾기에 1순위로 올려놓고 이제부터 죽순이가 되어 열심히 읽어보렵니다.

    선생님이 올리신 프렌치 토스트에 필받아 즉시 실천하고 다시 올께요.

    이번에 중학교에 입학한 막내(어린 나이로 감히 82쿡에 글을 올렸던 엠마 왓슨)가 프렌치 토스트 사진을
    보곤 환호성을 지르네요.

    건강하세요.

    -멀리서 6층맘이 두 손 모아 배꼽 인사 드립니다.-

  • 21. 모야
    '07.3.16 9:08 PM

    하~맛있당~!!!^^

  • 22. 비타민
    '07.3.17 1:37 AM

    이 방법으로 토스트 해먹어본지 오만년은 된듯 해요~

    저도 대학때 카페하던 친한오빠(?)가 있었는데.... 그때 생각이 잠깐 났네요....

    물 좋던 곳이라... 그당시 사람도 많았는데... 꼭 가서 한자리 차지하고 앉아서는... 이것저것 시켜먹던 ...

    그러면서.. 물관리 해주는 중이라고... 되려 생색내고.... 중요한 타임이 되면... 냉정하게 장소이동..ㅋ

    거기 오던 사람들... 거의 코스가 같더만요...ㅋ

    낼은 식빵 한봉 사다가 정말 오랜만에 옛생각하며... 토스트 해먹어 볼래요....^^

  • 23. ubanio
    '07.3.18 3:00 PM

    옛생각이 나게 하는군요.
    이따 식빵사다 애들 해주면 옛날에 우리처럼 맜있다고 할까요?

  • 24. 강아지똥
    '07.3.18 9:37 PM

    생크림과 식빵을 사와서 꼬옥 서연이 간식으로 해줘야겠어요^^~

  • 25. 하얀
    '07.3.20 4:09 PM

    요즘 저녁엔 밥보다 다른걸 해먹는데
    그래서 살이 더찌는거 같긴 하지만...
    키톡에 샌드위치 올라온거랑 선생님 프렌치토스트를 보니
    퇴근하면서 식빵 한봉지 사가야할듯...ㅡ.ㅡ

  • 26. 효정맘
    '07.4.3 2:23 PM

    프렌치 토스트에 우유가 들어가는지는 몰랐어요,....이렇게하면 훨씬 부드럽고
    맛날꺼 같네요,,낼 당장 아침으로 해봐야겠어요,,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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