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山寺의 밥상을 닮은~ [저녁 밥상]

| 조회수 : 14,162 | 추천수 : 248
작성일 : 2006-05-01 21:01:04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 온 탓인지..진짜 오늘 황사는 좀 심했지만...
그래도 날씨는 꽤 덥고, 어제의 4월과는 사뭇 다른 듯 하네요...

아무리 사람이 아름다워도 꽃보다는 못하지 싶은 것이 바로 모란꽃입니다.
우리 친정아버지 생신 무렵이면 피는 모란꽃,
피고 나면 꼭 비가 와서 저희 친정어머니, 아버지 생신에 오시는 손님들 보여드린다고 우산을 씌워두곤 했었어요.
오늘 kimys 운동하는 곳에 따라갔더니 그곳 마당에 모란꽃이 함빡 피어있는 거에요...
울 아버지 생신이 바로 코앞임을 실감했죠!!

고사리를 꺾고 와서..그닥지 피곤할 걸 몰랐는데...그릇장 정리는 좀 고단하네요...
그래도 제가 좋아서 한 일이라..^^

오늘 저녁 밥상은 마치 깊은 곳에 자리잡은 山寺의 밥상을 연상케하는 풀밭이었다는...




7년 묵은 더덕이라며..경희농원에서 이렇게 껍질 벗긴 더덕을 쓱쓱 잘라서 밥상에 올렸었어요.
더덕은 꼭 양념장을 발라서 구워야만 하는 걸로 알았는데...
두영오라버니가 준 더덕 한뿌리의 껍질을 벗겨서, 고추장에 찍어먹었어요.
향기가 아주 좋았답니다.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칼이라도 한 자루 있었더라면 더 많이 가져올 수 있었는데..
머위를 데쳐서 쌈싸 먹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취나물을 곧잘 구별하더구만...전 잡초와 취를 구별하지 못해 몇잎 못 꺾어왔어요.
그래서 머위랑 취랑 한꺼번에 데쳐 쌈싸먹었어요.
쌉싸름한 것이..아주 좋았답니다..^^




너무 함부로 썰었죠?? 예쁘게 썰어야하는건데...
이 김치는 새로 개봉한 김치입니다.

작년 김장때 김치냉장고를 완전히 채웠는데..
왼쪽은 숙성을 두번 눌러 빨리 먹도록 하고, 오른쪽은 숙성을 한번 누르는 후 한번도 뚜껑을 열어보지 않았었어요.
제 욕심은 이 김치를 일부를 남겨서 내년에 먹어보는 거에요..가능할 지는 모르지만..

암튼 김치를 넣은 후 뚜껑을 열어보지 않았던 김치냉장고 오른쪽칸 오늘 처음 개봉했어요..
생각보다 더 많이 익어서 약간 새콤하긴한데...줄기가 아삭아삭한 것이 너무 맛있어요.
정말 김치 한가지만으로도 밥 한그릇을 먹을 수 있을 듯..




국은 쑥국을 끓였어요.
멸치육수에 된장 풀고 쑥만 넣었어요. 파 마늘 이런 거 안넣고..정말 개운하고 좋았어요..
그런데 사진은 안찍었다는..국이나 찌개, 예쁘게 사진 찍을 수 있을 때까지 안찍으려구요..


모처럼..밥상에 동물성 음식 안올리고 차려봤어요...
요렇게 차렸더니..반찬 한톨도 남김없이 몽땅 먹어버렸다는...^^

p.s.
고민 고민 끝에 kimys의 권유 대로 그릇장을 한쪽 더 들여놓기로 했어요..
제 즐거운 노동은 아직 끝이 나지 않았다는..그래도 좋다는..^___^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onomoon
    '06.5.1 9:04 PM

    자취생에게는 꿈만 같은 밥상이네요-
    이 시간에 허기가 지다니, 참..;;

  • 2. ice
    '06.5.1 9:07 PM

    와~ 오늘은 반찬도 반찬이지만 그릇들에도 눈이 많이 가네용..역시!!

  • 3. 체로키
    '06.5.1 9:08 PM

    아들과 딸애가 아니라면 저도 맨날 이렇게 먹고 싶어요.
    그런데 고기나 생선 없으면 아예 반찬이 없다고 생각하는 애들때메......
    그래서 밖에서 친구들과 밥 사먹을땐 맨날 나물 많이 주는 한정식집만 찾아다니게
    된답니다
    그릇도 질박하니 반찬과 딱이네요..

  • 4. 클라우디아
    '06.5.1 9:40 PM

    으앙~ 더덕 먹고 싶어요. 그날 더덕도 못 먹었어요. 승아 밥 먹이고 나니까 더덕은 없더라고요...흑흑~(그래도 밥을 두 공기 먹었답니다. ㅋㄷㅋㄷ 고추장에 비벼 쓱쓱! 아~ 또 먹고 싶어용)

  • 5. 미미랑
    '06.5.1 10:00 PM

    어머나! 정말 근사한 밥상입니다.
    더덕 진짜 먹고 싶어요. 김치도 넘 맛있어 보이구
    그릇들도 정말 탐나네요.^^
    저녁먹은 지 한참 되어선가 갑자기 시장끼가~

  • 6. 유니게
    '06.5.1 10:00 PM

    김치 앞에 있는 반찬 다래순 같은데 너무 먹고 싶어요~~
    그 접시도 예쁘구. 담엔 꼭 따라 가서 저도 저렇게 차려 놓고
    먹어 볼래요.

  • 7. 은종이
    '06.5.1 10:03 PM

    전 고기반찬으로 차리는 밥상이 제일 쉽고 이런 상차림이 제일 어려워요. 저만 그런가요?
    너무 부러운 밥상입니다.

  • 8. 강영춘
    '06.5.1 10:52 PM

    머윗대 껍질을 벗겨드시면 더 부드럽게 드실수 있습니다.
    멋있고 맛있는 밥상이네요.

  • 9. 미씨
    '06.5.1 10:52 PM

    저녁밥상이 웰빙 그 자체입니다...
    샘님댁,,김치보니,,, 라면생각이 간절하네요,,,ㅠㅠ

  • 10. 코알라(lll)
    '06.5.1 10:55 PM

    전 지금 밥 먹고 왔어요.
    저녁을 두번^^
    그래서 어느정도 극기가 됩니다^^

  • 11. 이현주
    '06.5.1 11:17 PM

    호박잎이 벌써 나왔나 싶었어요.
    머위잎이었군요~

    모란꽃 화려하고 이뽀요~
    어릴때 봤던 기억이 살며시 나네요.

  • 12. 다빈모
    '06.5.1 11:31 PM

    저도 모란꽃을 참 좋아합니다. 우아하면서 화려하고 그러면서 넉넉하고... 그 꽃을 보면 늘 생각나는 싯구가 있지요. '모란이 지고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말아.....' 참 좋은 계절입니다. 항상 즐거운 시간이시기를....

  • 13. 은빈맘
    '06.5.1 11:35 PM

    화사한 모란꽃 눈이 부십니다.
    좋은 계절에 생신을 맞으신 어른신께 미리 축하드립니다.
    선생님댁 저녁 밥상을 보니 어릴적 엄마따라 다녔던 절의 밥상이 생각나네요.
    어린 그시절에도 절밥은 어찌 그리 맛있었는지..

  • 14. 크리스티나
    '06.5.2 9:29 AM

    농원 갔다올걸....

  • 15. 현승맘
    '06.5.2 9:31 AM

    예전엔 저런 밥상이 싫더만, 이젠 너무 좋더라구요..
    점점 나이가 드니 입맛도 바뀌나봐요,ㅋㅋ

  • 16. 이복임
    '06.5.2 10:31 AM

    아름다움 모란꽃과 맛있는 음식까지 넘 좋습니다.

  • 17. 둥이둥이
    '06.5.2 10:43 AM

    모란꽃...참 아름다워요....
    저희집은 늘 365일 풀밭....^^
    오늘 아침도 쑥국..아..얼마나 끓이기 쉬운 국인지...
    암것두 안 넣어두 된다는!!
    산드릅 데쳐서... 반찬하구...
    이제 진정한 풀밭의 계절이 오네요^^

  • 18. 로미쥴리
    '06.5.2 10:48 AM

    사진보며 그대로 입안에 침이 고입니다.
    더덕향과 김장김치의 새코롬한 맛이 느껴지네요...

  • 19. 윤아맘
    '06.5.2 12:07 PM

    맜있는 음식들 보니 산에 가보고 싶으내요 . 엉뚱

  • 20. COLOUR
    '06.5.2 1:29 PM

    ㅎㅎ 전 더덕이..
    바나나 썰어 놓은걸로.. 보였어요..

  • 21. 김포마마
    '06.5.2 3:14 PM

    선생님 만나뵈서 영광입니다

  • 22. 황경민
    '06.5.2 3:31 PM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네요..울집 두남자중 큰양반이 영양실조를 외치긴 하지만.. 넘 정갈합니다..

  • 23. 새콤이
    '06.5.2 3:52 PM

    직접뵙게 되어 너무 기뻤습니다. 생각보다 소박하시고 다정하신 느낌이었지요
    선생님 밥상을 보니 경희농원에서 먹던 나물들이 더욱 생각나네요 즐거운
    고사리 답사기행 이었어요 ^^

  • 24. 소금별
    '06.5.2 4:17 PM

    밥 다운 밥 입니다..
    먹고프다..

  • 25. 최정하
    '06.5.2 5:44 PM

    음식이 모두 맛나보여요.다른 반찬이 필요없네요.침고이는데요.묵은 김장김치 찬밥에 걸쳐먹으면 좋겠어요.

  • 26. 고운마음
    '06.5.3 10:46 PM

    저 사실은 고사리따는 모임 하기전에 미리 다녀왔어요. 가보니 집에서 30분밖에 안걸리더군요.
    농원 하시는 분이 더덕 한접시 내어주셔서 너무 맛있게 먹었어요. 며칠후에 온다하고 여태 시간이
    나지않아 못가고 있네요. 고사리,더덕 , 두릅, 쑥 ,매실꽃 눈에 아른거리네요.

  • 27. 진이맘
    '06.5.4 2:42 PM

    쌉사름한 머루 이파아리
    정말 맛있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47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233 2013/12/22 32,978
3346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22,598
3345 급하게 차린 저녁 밥상 [홍합찜] 32 2013/12/07 24,898
3344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22,270
3343 차 한잔 같이 드세요 18 2013/12/05 14,901
3342 돈까스 카레야? 카레 돈까스야? 10 2013/12/04 10,916
3341 예상하지 못했던 맛의 [콩비지찌개] 41 2013/12/03 14,987
3340 과일 샐러드 한접시 8 2013/12/02 14,098
3339 월동준비중 16 2013/11/28 17,015
3338 조금은 색다른 멸치볶음 17 2013/11/27 16,720
3337 한접시로 끝나는 카레 돈까스 18 2013/11/26 12,477
3336 특별한 양념을 넣은 돼지고추장불고기와 닭모래집 볶음 11 2013/11/24 14,808
3335 유자청과 조개젓 15 2013/11/23 11,833
3334 유자 써는 중! 19 2013/11/22 9,710
3333 그날이 그날인 우리집 밥상 4 2013/11/21 11,216
3332 속쌈 없는 김장날 저녁밥상 20 2013/11/20 13,679
3331 첫눈 온 날 저녁 반찬 11 2013/11/18 16,483
3330 TV에서 본 방법으로 끓인 뭇국 18 2013/11/17 15,742
3329 또 감자탕~ 14 2013/11/16 10,501
3328 군밤,너 때문에 내가 운다 27 2013/11/15 11,565
3327 있는 반찬으로만 차려도 훌륭한 밥상 12 2013/11/14 12,918
3326 디지털시대의 미아(迷兒) 4 2013/11/13 10,955
3325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 8 2013/11/11 16,523
3324 산책 14 2013/11/10 13,361
3323 유자청 대신 모과청 넣은 연근조림 9 2013/11/09 10,822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