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매뉴얼 난독증 [삼각김밥]

| 조회수 : 11,306 | 추천수 : 65
작성일 : 2005-11-04 20:08:26
'밥 보다 재료를 많이 넣어도 법적 제재가 없다'
'다리가 길어지고 허리가 들어간다'
'생명연장의 꿈을 이룰 수 있다'...

삼각김밥에 관한, 터무니없는 과대광고를 보고 웃다가...제 삼각김밥 실패담이 생각나서..ㅋㅋ..

제 기억이 확실하다면, 아니 확실해요,
제 기억으로는 편의점에 삼각김밥이 처음 나왔을 때는 지금처럼 김에 따로 포장이 되어있질 않고,
김에 삼각김밥을 말아서 싼 다음 비닐포장을 해서 팔았어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먹을 때는 김이 좀 눅눅해졌죠.
그래도 이따금 한번 사먹었던 것 같아요.
그땐 직장생활을 할 때고, 너무 바쁘면 밥 먹으러 갈 시간도 없고 하니까..그렇게 끼니를 때운 적도 있었죠.


그랬는데 그 얼마후..이때 역시 직장생활을 할 때인데...
하루는 이대앞의 주먹밥이 생각나서 편의점엘 갔는데..김이 비닐포장에 쌓여있는 거에요.
'아, 이러면 김이 누그러지지 않고 좋겠구나'하고 하나 집어들었어요.
제게는 특별한 능력 하나가 있는데..바로 매뉴얼을 소화해내지 못하는 능력이에요. 한번 읽어서는 잘 이해를 못해요.
분명 그 김의 포장을 벗겨 먹는 방법이 써있었는데..그걸 해독해내지 못한 거에요.
김 포장은 김포장대로 따로 놀고 밥은 밥대로 따로 놀고, 열손가락에 모두 밥풀을 붙여가며 어찌어찌 싸서 간신히 먹었답니다.
그후로..삼각김밥에 공포심이 생겼다고 할까..먹고 싶어도 김포장지 벗기는 거 무서워서..못사먹었답니다.


얼마전 삼각김밥틀과 삼각김밥용 김이 생겨서...실습해보기로 했는데...우째 자신이 없는거에요.
바로 그 매뉴얼 난독증 때문이죠...^^;;
그래도 가족들에게 아침식사로 삼각김밥을 해주겠노라고 큰소리 쳐놓은 터라..배에 힘 꽉주고..삼각김밥 만들기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만들기에 돌입하자마자 난관에 봉착한 것이...
삼각김밥용 김의 포장에 보면 벗기는 순서를 표시한 것이 있는데..
그 면이 위로 올라와야 하는건지, 아니면 바닥으로 내려가야 하는건지..도무지 알수 없는거에요.
물론 매뉴얼에는 사진과 더불어 만드는 방법이 있는데...제가 이해를 못한거죠.
처음에는 글씨가 위로 올라오게 해놓고 삼각김밥을 쌌더니...무지 이상한거에요.
결국, 제가 몇년전 편의점 삼각김밥의 김껍질 못벗긴 바로 그 황당한 시츄에이션이 벌어졌다는...

그래서 두번째는 김은 제대로 놓고 쌌는데...
이번에는 밥과 속재료를 너무 많이 넣은 관계로 누름판 위로 밥이 마구 삐져나와 아주 미운 삼각김밥이 됐어요.
이 경우는 매뉴얼을 무시한 채..욕심을 너무 많이 부려서 그랬다는...

내친 김에 세번째에 도전했는데..
이번에는 김도 제대로 놓았고, 밥과 속재료의 양도 적당했는데...그만 속재료에 물이 너무 많아서...ㅠㅠ

남들은 너무 쉽다고들 하는데..전 이렇게 실수연발!
그래도, 식구들 맛있게 먹으며..자주 해먹자고 한마디씩 해서 실패에 대한 미안함을 덜었다는...

이날 아침 내내..삼각김밥과 씨름하면서 얻은 교훈...
1. 김 포장지에 써있는 글씨가 바닥으로 가게한다.
2. 아무리 식구들 밥 많이 먹여 쌀소비를 촉진시키고 싶어도 밥은 적당히 넣어준다.
3. 속재료는 아무거나 때려넣지 않는다. 아니 아무거나 넣을때 넣더라도 수분이 너무 많은 것은 피한다.

생각난 김에..밥 반공기쯤 남은 게 있는데..삼각김밥이나 하나 만들어둬야겠네요...
밥에다 햄과 치즈 넣어서..그러면..삼각김밥이라기 보다 밥샌드위치 같겠죠?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빠샤빠샤
    '05.11.4 8:27 PM

    와~ 일등

  • 2. 방울
    '05.11.4 8:29 PM

    앗! 제가 처음인가요?
    이런 영광이...
    가끔 사먹는 삼각김밥 간편해서 사먹긴 하는데 요즘에 좀 차갑더라구요.
    삼각김밥 저도 싸봤는데 생각보다 쉽진 않아요.
    낼 주말인데 김밥이나 싸서 어디 놀러갔음 좋겠네요.

  • 3. 빠샤빠샤
    '05.11.4 8:30 PM

    안그래도 방금 히트레시피보고 쉽기는 하겠구만 김을 어찌하라는건지 ......
    제가 샘하고 똑같아서 ( 몹시 반가움 ) 한번 보고 절대 이해를 못해요.
    직접 누가 갈켜 주던지 해야지 따라 하지요.
    아오~~ 어쨋든 일등도 신기하고,
    제가 방금전에 한 고민이 여기 있어서 그것도 신기해요

  • 4. 빠샤빠샤
    '05.11.4 8:36 PM

    나름, 가입한지 꽤 되었는데 맨날 다른분들께 도움만 받고
    키톡 이런곳에 요리는 절대로 끼지도 못하고, 다른방만 기웃거립니다.
    저처럼 물속에 있는 회원도 미워하심 아니되옵니다.

  • 5. 라일락향기
    '05.11.4 8:53 PM

    저도 슈퍼에서 파는 삼각김밥틀과 김을 사다가 선생님처럼 시행착오를 거듭한 뒤
    우아(?)하게 성공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선생님 글을 읽고 보니 저도 메뉴얼 난독증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네요.

    히힛 *^ ^*!! 무슨 지병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았어요.

  • 6. 행복이머무는꽃집
    '05.11.4 9:08 PM

    해보기는 커녕 사먹어보지도 못한 쪼잔성을 띠는 저도 잇습니다
    무슨맛일까는 궁금한데 왜 선뜻 사게도 안되는지
    새로운것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에 항상 머리쥐어짭니다

  • 7. 두민맘
    '05.11.4 9:48 PM

    저도 김껍질 못벗겨 쩔쩔매는데 남편이 옆에서 너무 쉽게 벗겨 한대 때려준 적이 있다는.....
    지금은 너무 능수능란하게 벗기지요^^
    삼각김밥틀은 나온 줄 알았는데 김까지 포장되서 나왔는지는 몰랐네요..
    한번 도전해 봐야겠슴다...

  • 8. 늘 좋은일만
    '05.11.4 10:21 PM

    선생님도 못하시는게 있다니!!!! 제겐 위로가 되네요. ㅎㅎ

  • 9. 샤이
    '05.11.4 10:29 PM

    부지런하십니다... 이렇게 매일와서 보는것도 시간이 꽤 걸리는데
    요리도 하시고 사진도 찍어 글을 써서 올리시니~~~존경스럽습니다...
    예전에도 이렇게 자주 올리셨는지 모르나...-^^-
    제가 요즘 82에 불붙었거든요
    그래서 간단 모드로만 사용했던 디카 매뉴얼을 다시 읽어
    접사 기능을 습득했습니다
    조만간~올립니다....

  • 10. miru
    '05.11.4 11:04 PM

    저도 삼각김밥 껍질 벗기다 김은 김대로 떨어져 나가고 손에 밥풀만 잔뜩뭍었던, 그 황당한 시츄에이션 경험해봤어요..
    전 아직 그경험을 극복하지 못하고, 삼각김밥을 못(^^)먹고 있어요..ㅎㅎ
    그래서 집에서 만드는 것은 꿈도 못꾸고 있죠..
    샘께선 결국 극복을 하신 셈이죠? ^^

  • 11. plumtea
    '05.11.5 6:21 AM

    흐흐흐...저만 그런 거 아니네요. 저 아직도 잘 못 벗겨서 사 먹기 두려워요.^^ 저에게도 살짝 위로가 됩니다.

  • 12. 은하수
    '05.11.5 6:22 AM

    삼각김밥틀 세일한다기에 구경하고 왔는데 만드는 과정이 너무 복잡해보여서
    이거 사서는 제대로 만들수나 있는지요... 엉글티티님이 자세하게 과정을 올리셨던데
    주말 아침부터 갈등이 생기네요. 사야되나? 말아야되나?

  • 13. 부라보콘
    '05.11.5 9:16 AM

    네 맞습니다. 제 기억으로 96년경에 삼각김밥 먹었을때 이미 김에 김밥이 말아져있고 그 위에 비닐포장이 되어 있었죠. 지금같은 포장은 언제 생겼는지 .. 암튼 삼각 김밥 애용자로서 누구나 그런 난감한 시추에이션에 봉착할때가 있지요.

  • 14. sm1000
    '05.11.5 9:45 AM

    30대에 들어서면서 벌써 메뉴얼 난독증을 실감한 접니다..
    메뉴얼 뿐만 아니라 아이 학교에서 보내는 통지문도 자꾸 한쪽으로 밀쳐둡니다..^^
    누가 홈쇼핑 쇼호스트처럼 잘 좀 알려줘봐요!!!!!

  • 15. 감자
    '05.11.5 11:10 AM

    저도 죠 김이 마침 생겨서 엊그제 하다 사보았는데요
    껍질까고 먹으려고하니까...밥만 홀랑 나오고
    김은 비닐에 그대로 붙어있더라구요..왜 그랬을까요????
    그래서 김을 억지로 꺼내서..비닐 다 벗기고 먹었다는...ㅠ.ㅠ

  • 16. 달개비
    '05.11.5 11:25 AM

    저랑 비슷하세요.ㅎㅎ
    저도 선물받은 삼각김밥용 김을 한 1년 묵혀두고 있답니다.
    선생님처럼 매뉴얼난독증 비슷한것 있어서 도저히 해볼 엄두가 안나요.
    언제나 용기내서 해볼련지....

  • 17. 바람이불어오는곳
    '05.11.5 12:12 PM

    엊그제 딸아이(5세) 교통공원 견학간다길래 마침 있는 삼각김밥틀에 삼각김밥 만들어서 싸보내며 내심 껍질 벗기는 게 걱정이 앞서 '선생님께 도와주세요~'하라곤 했는데 역시나... 그날 저녁 딸아이에게 물어보니 해바라기선생님이 도와주셨는데 밥이랑 김이랑 따로 먹었다는....ㅎㅎ... 그래도 그냥 김밥만 싸온 친구들이 맛있겠다며 부러워했답니다.

  • 18. 바람이불어오는곳
    '05.11.5 12:21 PM

    그리고 저도 생각나는데 맨처음 먹어본 삼각김밥은 밥에 바로 김이 말아있었죠. 그런데 어느날인가 세*일레*에서 파는 삼각김밥은 포장이 희한하고 바삭한 김의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어 좋더라구요. 그후로 몇군데 토종 편의점에서 비슷한 양식의 삼각김밥이 나왔었는데 그때 당시엔 포장이 영 허술하고 껍질 벗기다 밥 흘리고 군침만 흘렸던 당황스러운 시츄에이션이...
    여튼 삼각김밥 속에는 김치볶음을 넣는게 젤루 맛난 거 같아요.

  • 19. 둘민공주
    '05.11.5 1:13 PM

    이대앞 삼각김밥집이 바로 가미 맞지요?
    지난주 친구들과 가미우동과 비빔국수 삼각김밥이 먹고 싶어
    학교앞에서 만나서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결혼하고 임신해서 제일 먹고 싶던 음식이 가미음식이었어요.
    요즘은 아이들 소풍갈때도 찹쌀 주먹밥을 해줘요.

  • 20. Terry
    '05.11.6 12:26 AM

    제 기억에는 95년도 정도에 세븐일레븐에서 삼각김밥 먹을 때에 저는 거의 다섯 번 정도를
    비닐에 싸여져 있는 김을 김모양비닐이라고 착각하고는 그냥 버려버리고 누드로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 번은 선배언니가 그걸 싸왔길래 똑같이 먹고 있었는데 그 언니가 저를 보더니 꺄르륵..하고 뒤로 넘어 가더이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요... 저는 참 삼각김밥이란 건 나처럼 밥 자체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먹지 참 맛없고 성의없는 음식이라고 생각하던 참이었거든요.

    95년에는 분명히 비닐 속에 김이 있었으니까... 그 전에 나온 것이 밥에 김이 그냥 있었겠네요.
    그 때의 충격으로 아직까지 삼각김밥은 사 먹어 본 적이 없습니다.. 하물며 집에서도 절대 못 만들죠.
    무서워서...-.-;;;

  • 21. 칼라
    '05.11.8 8:52 PM

    오랫만에 희망수첩 들어왔습니다,평안하시죠?
    전 삼각깁밥틀만 사다두고는 좋아라한 바보였답니다.
    포장지가 없는데 뭘그리 좋아했는지......
    아직도 한번도 못싸보고 틀만 고이고이 모셔두고있답니다.
    2000원샵에서 아싸라비야 하고 구입했다가 틀만 바라보는 형국이 되고 말았답니다.
    포장지를 워데서 구할까나 고민고민중지요.

  • 22. i.s.
    '05.11.11 10:51 PM

    원래 교육청안이 단계적 실시지요.
    오세훈안은 말만 단계적 실시일 뿐 실제로는 전면적 실시고요.
    이 정권하에서는 도대체 말과 의미가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없다는...
    회색을 보여주며 녹색이라 우기고
    편파를 가지고 공정이라 억지부리고요...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47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233 2013/12/22 32,978
3346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22,599
3345 급하게 차린 저녁 밥상 [홍합찜] 32 2013/12/07 24,898
3344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22,273
3343 차 한잔 같이 드세요 18 2013/12/05 14,901
3342 돈까스 카레야? 카레 돈까스야? 10 2013/12/04 10,916
3341 예상하지 못했던 맛의 [콩비지찌개] 41 2013/12/03 14,987
3340 과일 샐러드 한접시 8 2013/12/02 14,099
3339 월동준비중 16 2013/11/28 17,016
3338 조금은 색다른 멸치볶음 17 2013/11/27 16,721
3337 한접시로 끝나는 카레 돈까스 18 2013/11/26 12,477
3336 특별한 양념을 넣은 돼지고추장불고기와 닭모래집 볶음 11 2013/11/24 14,808
3335 유자청과 조개젓 15 2013/11/23 11,833
3334 유자 써는 중! 19 2013/11/22 9,710
3333 그날이 그날인 우리집 밥상 4 2013/11/21 11,216
3332 속쌈 없는 김장날 저녁밥상 20 2013/11/20 13,685
3331 첫눈 온 날 저녁 반찬 11 2013/11/18 16,483
3330 TV에서 본 방법으로 끓인 뭇국 18 2013/11/17 15,742
3329 또 감자탕~ 14 2013/11/16 10,501
3328 군밤,너 때문에 내가 운다 27 2013/11/15 11,565
3327 있는 반찬으로만 차려도 훌륭한 밥상 12 2013/11/14 12,918
3326 디지털시대의 미아(迷兒) 4 2013/11/13 10,955
3325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 8 2013/11/11 16,523
3324 산책 14 2013/11/10 13,361
3323 유자청 대신 모과청 넣은 연근조림 9 2013/11/09 10,822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