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희 막내 시동생에게는 아들이 둘 있습니다. 이 조카들이 며칠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납니다.
큰 조카는 퍼듀공대에 진학하게 됐고, 지금 중학생인 작은 조카는 일단 교환학생으로 간답니다.
두 아이들이 같은 곳으로 가면 서로 의지가 되고 좋으련만...비행기로 3시간이나 가야할 만큼 떨어져있게 됐답니다.
우리 막내 동서도 참 대단합니다. 사흘 상관으로 두 아이를 모두 유학 보낸다니...허전해서 어찌 살려고...
이제 보름 후 떠나면 몇년동안은 만나기 힘들 것 같은 조카들을 위해서 저녁밥상을 차렸습니다.
'날씨도 더운데...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동서는 극구 말렸지만...
큰엄마가 돼가지고, 밥상 한번 차려주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될 것 같아서...그저 쉽게 만들고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걸로 저녁상을 차렸습니다.

갈비찜. 2.5㎏를 하면서..좀 많지 싶었는데..단 한쪽 남았네요...

냉채. 재료는 해파리 새우 오이 밤만 쓰고 마늘소스 얹었어요.
생각같아서는 피단이라도 사서 같이 올리고 싶었는데..북창동 나갈 시간이 없었어요.

칠리새우. 정확하게 계량하지 않고 대충 넣었더니..핫소스가 좀 많이 들어갔는지 좀 칼칼했어요.
칼칼하니까 더 좋은 것 같네요. 느끼하지 않고.

샐러드. 오이 적채 양상추 토마토 파인애플을 썼더니...색감이 아주 화려하네요.

오늘의 대박메뉴 잡채. 커다란 볼로...20명은 먹을 수 있을 만큼 많이 했는데..하나도 남질 않았어요.
사실 원래 메뉴에는 없었는데...조카들이 미국가면 한동안 못먹지 싶어서 나중에 끼워넣었는데...이렇게 대박날줄은 꿈도 몰랐어요.
돼지고기 표고버섯 삼색파프리카 풋고추 양파를 넣었어요.
잡채할 때마다 당면은 다 먹고 고명은 남기길래 고명은 조금 넣고 당면을 아주 많이 넣어서 만들었는데 그래서 인기가 좋았던 건지...

동그랑땡. 돼지고기 다짐육에 두부 표고버섯 감자를 넣어 지졌어요.

고사리나물. 고기처럼 맛있는 고사리나물의 맛도 오래오래 기억하라고...
밥도...좀 특별하게 해먹이고 싶어서 대나무통밥을 했어요. 발아오곡과 멥쌀 밤 대추 넣고...
어린 조카들이..부모 곁을 떠나서 낯선 이국땅에서 열심히 공부하길..바래보는 밤입니다.
한가지 더 바램이 있다면..큰 엄마의 손맛도 조금쯤은 기억해줬으면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