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별난 재료, 별난 조리법 [청양고추 전]

| 조회수 : 8,127 | 추천수 : 94
작성일 : 2004-09-02 20:59:40
어제 밤, 저 죽는 줄 알았습니다.
번개를 겸한 그릇창고 털이를 발표했다가, 지방분들이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
이걸 취소해야하나, 그냥 진행해야 하나 엄청 스트레스 받으며 한참 고민하는데 갑자기 위가 아파오대요.
식은 땀이 흐르고 배가 너무 아파서 허리를 펼 수 없어 엉금엉금 기었어요.
kimys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119 구급대 부를 생각까지 했다고 하네요.
매실잼을 따뜻한 물에 진하게 타서 두 대접을 마시고, 쭈니맘님네 아로마팩을 배에 대고 누웠었어요.
첨엔 넘넘 고통스러웠는데..., 조금씩 통증이 가라앉네요...놀라운 매실잼의 위력이여!!

아침에 다시 한번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지금이라도 없었던 일로 할까하다가 그냥 진행키로 했습니다.
지방분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취소하는 것도 좀 그렇더라구요.
제게 메일이나 쪽지로 사서 보내달라고 무리한 부탁을 하시는 분들, 적지 않습니다.
참 어려운 주문이세요.
10일부터 열리는 행사는 이름 그대로 창고정리세일이에요.
해외 온갖 유명브랜드의 물건이 나온다는 해도, 걔들이 짝이나 제대로 맞아서 나올지, 원하던 물건이 나와줄지,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아마 그건 그 회사 사장님도 모를 걸요...일단 재고조사를 해봐야 하는 거니까요.
그런 사정인데 그걸 주문받아서 배송해달라고 하시는 건 이번 행사의 원뜻을 잘 모르시는 말씀인 것 같아요.

저도 경훈상사 창고세일같은데 가면, 짝이 맞지 않는 그릇 억지로 짝맞추느라 고생합니다.
광주요 세일에도 늦게 가니까, 사고 싶은 것은 없거나 비싸고, 많거나 싼 건 안 이쁘고...
발품을 파는 만큼 싸고 좋은 것이 걸리고, 그렇지 않으면 비싸게 사야하고...
이번에도 마찬가지 일거에요.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누가 압니까? 이담에 82cook의 명성이 우리나라 그릇계를 뒤덮게 되면,
이 회사 저 회사에서 다투어 82cook만을 위한 창고세일을 하겠다고 나설지...그럼 전국 투어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오늘은 좀 별나게 전을 부쳤어요.
서오릉 근처에 새로 생긴 장단콩 두부마을이라는 곳에서 먹어본 전을 흉내내서 만들었어요.
거기서 제가 하도 전을 잘 먹으니까 더가져다주면서 만드는 법을 알려주네요.
청양고추와 부추를 갈아서 반죽을 하되, 밀가루와 찹쌀가루를 섞어서 하라는 거에요.

그래서 청양고추 딱 1개만 물 붓고 갈아서 밀가루와 찹쌀가루를 5:1로 섞은 다음 반죽했어요.
부추는 송송 썰어넣고...
부치는 건 가스불에 부치지 않고 전기오븐에 부쳐봤어요. 오븐에 부쳤더니, 한판이 고르게 익었다는 점, 또 기름을 덜 먹는다는 점 등 좋은 점이 있는데...아직 미숙한 탓에 파삭파삭한 맛이 덜하네요...
호박전 부치기 쉽다는데...담엔 호박전으로 해봐야겠어요.
빵이나 과자, 거창한 요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반찬을 만들기 위한 전기오븐되는 그날까지 아주 반찬스러운 것만 해볼까봐요...
3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맑게밝게
    '04.9.2 9:07 PM

    와~ 1등!

  • 2. 하늘사랑
    '04.9.2 9:08 PM

    저도 함 해봐야겠어요.저희 신랑이 매콤할걸 무지 좋아하거든요

  • 3. 백설공주
    '04.9.2 9:08 PM

    우와! 우째 이런일이...

  • 4. 백설공주
    '04.9.2 9:10 PM

    너무 맛있겠어요. 저도 매운것 엄청 좋아하는데...
    선생님, 몸조리 잘하세요.
    글구 매실 진짜 좋은 것 같아요.
    속이 약간 안 좋은 것 같으면. 어른, 아이할것 없이
    우리집은 매실이랍니다.^^

  • 5. 맑게밝게
    '04.9.2 9:10 PM

    ...흥분해서 일등...만 타이핑하고 올려버렸네요. 죄송.^^;;;

    여긴 청양고추가 없어요. 한국 마켓에 주문하면 된다는데...ㅠ.ㅠ 그것도 쉽지않고...
    된장찌개에 청양고추 뚝뚝 잘라 넣어 보글보글 끓인 것에 밥비벼먹고 싶은 생각이
    너무너무 간절하네요~ ㅠ.ㅠ

    창고번개(^^;) 무사히 잘 진행+마무리하시길 바랄게요.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선생님. 몸 조심, 또 조심!
    좋은 취지로 마련하신 자리...웃으면서 마무리하실 수 있길 바랄게요~

  • 6. candy
    '04.9.2 9:11 PM

    5등!~

  • 7. 프림커피
    '04.9.2 9:12 PM

    선생님,,, 정말 서운한게 아니라요,,, 기냥 투정부리는 거 아닐까요????
    전 사실 어리광 비스무리하게 부린건데,,,,ㅋㅋㅋ
    그렇다고 취소하면 되려 지방 사람들이 미안하죠,,,,,
    넘 스트레스 받지마시구요,,, 다 이해할거예요,,,

  • 8. 나래
    '04.9.2 9:23 PM

    셈.... 너무 고생 많으세요...
    덕분에 우리 82 회원이야 참 좋지만... ^^
    모든 일에 열정을 더하는 셈~~ 아자아자 화이팅!!!
    이제 아프지 마셔요.

    그리고 저 전 저 무척 좋아해요 ^^
    제가 간 음식점에서는 청양고추와 부추도 갈아서 부쳐주던데
    쫀득 하면서도 약간의 풋내와 매콤함이 자꾸 젓가락이 가도록 하더라구요.
    (제가 워낙 전과 면류를 좋아해서.. ^^;)

  • 9. 깜찌기 펭
    '04.9.2 9:29 PM

    선생님.. 몸 챙기세요. --;;

  • 10. 이론의 여왕
    '04.9.2 9:30 PM

    아프지 마세요. ㅠ.ㅠ
    음, 저도 오븐에 각종 한식을 좀 해보고 싶긴 한데 엄두가 안 나더라구요.
    부침개와 전, 꼭 해볼랍니다. 힌트 주셔서 감사해요!!

  • 11. 야옹냠냠
    '04.9.2 9:48 PM

    좋은 뜻으로 계획하신건데 이렇게 스트레스 받으셔서 어떡해요...
    이왕 결정된 거니까 더이상 생각마시고 마음 편히 하세요.

    주말이 다가오는데 맛있는 것 해드시고요!^^

  • 12. 미스테리
    '04.9.2 9:51 PM

    고생이 많으시네요!!!
    82의 힘이 전국을 뒤덮는 그날까지...^^

    82표어로 이건 어떨까요?
    " 전국으로 뻗는 82.cook "

  • 13. 나나
    '04.9.2 9:57 PM

    선생님...
    스트레스성 위경련 이셨나 봐요..ㅡ.ㅡ;;
    매운 고추는 삼가 하시는게..만수무강에 도움이 될것 같아요^^

  • 14. 엘리사벳
    '04.9.2 10:08 PM

    선생님 위가 안좋으신가봐요, 것도 신. 경. 성......

    밀가루 음식이나 튀김 음식 조심하세요.

    이번 번개는 꼭 가리라 맘먹고 있는데, 잘 될지 모르겠어요,

  • 15. 니케
    '04.9.2 10:26 PM

    전이 참 깔끔하고 맛있어보이네요...
    글고 저도 지방인데 서운한 맘 안가졌는데요
    어떻게 다들 만족하겠어요
    다른 분들 좋은 제품 사시면 덩달아 좋아하는 맘으로 충분하지요 ^^*

  • 16. 맑은하늘
    '04.9.2 10:32 PM

    물리적인 거리.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증~말 가고자프면 갑니다.

    저두 갈려고 네이트에서 길찾아놨슴다.
    동군산 톨게이트에서 목적지까지 거리 242.76Km 평균속도 79.18Km/h로 달리면
    소요시간 3시간3분 58초.

    일요일아침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리는 맛도 괜찮을 듯해서요.
    드라이브 삼아 걍~ 다녀오는거지요뭐.

  • 17. 라라
    '04.9.2 11:01 PM

    취소라뇨?
    좀 심하게 부럽긴 하지만..... 즐거운 행사가 되길 빌어요!! *:...:*

  • 18. 벚꽃
    '04.9.2 11:36 PM

    혜경님!
    매실주의 효과도 컸겠지만 따뜻한 물에 타서 드신게 효과를 보지 않았나 싶어요.
    얼마전에 책을 읽다 보니까 우리몸을 따뜻하게 해줘야 건강하대요.

    배고플때도 따뜻한 차를 마시면 배고픔이 덜해지고 속도 편해진다구요.
    저도 따뜻한 차를 사발로 몇번 마셔본적이 있는데 속도 몸도 편안해지고
    화장실 가는것도 확실히 수월해 지더라구요.

  • 19. june
    '04.9.2 11:44 PM

    솔리뿅뿅은 한식에 안 어울릴꺼야 라고 믿고 있었는데... 쩝... 뽀얀그릇에 뽀샤시한 테가... 저것도 잘 어울리는 걸요~ 냉장고에서 시들 거리는 부추를 구제해야겠는데... 할리피뇨 갈면 못먹게 매우려나요?

  • 20. 꼬마신부
    '04.9.3 1:24 AM

    많이 신경쓰셨나봐요... ㅠㅠ
    힘내시고 얼른 나으세요..
    (이것 외엔 드릴 말씀이 없네요..)

  • 21. 똥그리
    '04.9.3 5:03 AM

    매운 고추전~ 맛나겠어요~ 것두 오븐에다가 ^^ 일일이 뒤집고 뜨거운 불앞에서 내내 서있어야하는 번거로움도 덜하고~ ^^

    고추전은 친정 아버지가 잘 해주셨더랬어요~ 특이하죠? ^^ 휴일날 아침에 매콤한 전 냄새에 일어나보면 아버지가 부엌에서 매운고추 아주 얇게 썰어서 밀가루에 넣어 아주 얇게 부쳐주셨더랬거든요. 몸에는 않좋지만 기름도 넉넉히 넣어 부치셔서 겉은 바삭하고 너무 맛났던 기억이~ ^^ 울 친정아버지의 또다른 히트메뉴는 장떡! ^^ 비지찌개나 김치찌개도 엄마표 보다는 아버지표가 더 맛났었어요~ ㅎㅎ. 저거 보니까 갑자기 아버지 생각 많이 나네요... 느즈막히 일어나 좋아하시던 엄마두... 힝... 향수병 도졌어요. 어쩜좋아...

  • 22. 핫코코아
    '04.9.3 8:46 AM

    청양 고추가 집에 많이 있는데 전부쳐먹으면 되겠어요~
    요즘 고추가 너무 매운것 같아요
    풋고추를 사도 청양고추인듯..
    전 전기 후라이팬 말고 가스불에 바삭하게 한번 해볼께요~~^^

  • 23. 리디아
    '04.9.3 9:05 AM

    에구ㅠㅠ
    선생님 스트레스에 저두 한몪한거 같아서.......
    그릇을 하나 하나 구입해 가는 과정....
    즐기면서 천천히 천천히 하나 하나 이야기가 있는 그릇을 만들려 노력할게요.^^
    맘의 여유좀 가져야겠어요.

    아프지 마세요.....

  • 24. 달개비
    '04.9.3 9:09 AM

    이제 괜찮으신가요?
    82땜에 선생님일이 너무 많네요.
    프림커피님 말씀처럼 지방에 계신분들 좀 서운하긴 해도 애교섞인
    투정일꺼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스트레스 받지 마시어요.
    모든병의 원인이잖아요?

  • 25. 짱여사
    '04.9.3 9:40 AM

    어떤 행사를 하든.. 회원 전부 입맛에 맞출수는 없겠죠..
    뭐 사실 저도 서운하지만....어쩔수 없죠..^^;;
    대신 담에 진~~~짜 예쁜 그릇 공구해 주세요..흐흐..
    건강 챙기세요..

  • 26. 뚜띠
    '04.9.3 9:48 AM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래요..... 건강 챙기세요 선생님....
    저도 오븐을 좀 평범한 요리에 활용하고 싶은데 왜 그게 안되는지....

  • 27. 무지개
    '04.9.3 10:12 AM

    샌님 아프지마세요. 걱정되네요...
    82cook으로 인해 식구들 건강도 지키고 음식솜씨도 늘고 얼마나 감사하게 생각하는데요.
    그릇에 관심없던 저까지 이제는 웬만한 그릇은 줄줄 읊게 되었답니다.
    그릇 구경만으로도 너무 재밌고 좋아요.
    앞으로 많은 기회를 만들면 되지요. 건강하세요..

  • 28. 폴라
    '04.9.3 10:21 AM

    너무 마음쓰시지 마시고요...저도 위가 아파 죽을 뻔 했던 적이 있는데요...어여 추스리십시오.

  • 29. 주니맘
    '04.9.3 1:44 PM

    오늘 가입했는데요,,, 레벨9라고 나오길래, 그게 뭔가 궁금해서 올려봐요^^
    그 위가 아파서 등을 펼 수 없는 증상이, 저랑 제 친구 경우엔 "위"의 문제가 아니라 쓸개에 생긴 몹쓸 "돌"때문이었음이 판명났어요. 친구는 심해서 수술을 했고, 전 염증이 생기거나 한게 아니니깐 그냥 살라고 병원에서 그러더라구요...혹시 위에 이상이 없으시다면 담석 같은거 한번 나중에 검사해 보세요...
    아... 저도 언젠가는 요리 같은거 해서 사진 올릴 날이 올까요?

  • 30. 솜사탕
    '04.9.3 1:58 PM

    넘 신경 많이 쓰시지 마세요.. 지방분들도 이해 하실꺼에요....

  • 31. 키세스
    '04.9.3 5:08 PM

    에구 선생님...
    저희가 너무 어리광을 부렸나봐요. ^^;;
    솔직히 지금도 너무 부럽지만... 취소라는건 생각도 못할 일이예요.
    회원 모두가 참여를 못하더라도 좋은 행사는 주욱 이어져야 합니당~~ ^^

    주미맘님 ^^
    여기 다 레벨9라고 표시가 된대요.
    그러므로 특별한 의미는 없는 숫자... ^^

  • 32. 스테파니
    '04.9.6 6:01 AM

    아 ! 그립네요. 청양고추.
    이곳엔 멕시코고추뿐이없어 매콤한게 그리워 된장 찌게에 넣었더니 그 맛이 아니던걸요
    그 장미향나던 청양고추우------
    분당에 살때 양양댁이 가르쳐준 청양고추전.
    전 매운고추는 절대로 못먹는데 기가막히게 맛있더라구요
    묽은밀가루반죽에 청양고추만 씨빼고 다져 밀가루가 보이지 않을정도로 빡빡히 반죽해서 작게 부쳐 양념간장에 찍어 드셔보세요.

  • 33. 한혜경
    '04.9.9 4:25 PM

    맞아요...그리워요 ~ 스테파니님도 그립구, 분당도 그립구...
    청양고추도 꽈리꼬추도 없는 동네에선 힐라피뇨 비스름한 똥똥한 멕시코 고추를 구해서 해봐야하나? 근데 난 매운거 보기만해도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나는데, 나에게 장가온 아들이 너무 너무좋아해서요..입맛없다고 뭐 맛난거 해 돌라고 한주일째 조르고 있걸랑요.꿀꿀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47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233 2013/12/22 32,978
3346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22,598
3345 급하게 차린 저녁 밥상 [홍합찜] 32 2013/12/07 24,898
3344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22,270
3343 차 한잔 같이 드세요 18 2013/12/05 14,901
3342 돈까스 카레야? 카레 돈까스야? 10 2013/12/04 10,916
3341 예상하지 못했던 맛의 [콩비지찌개] 41 2013/12/03 14,987
3340 과일 샐러드 한접시 8 2013/12/02 14,098
3339 월동준비중 16 2013/11/28 17,015
3338 조금은 색다른 멸치볶음 17 2013/11/27 16,720
3337 한접시로 끝나는 카레 돈까스 18 2013/11/26 12,477
3336 특별한 양념을 넣은 돼지고추장불고기와 닭모래집 볶음 11 2013/11/24 14,808
3335 유자청과 조개젓 15 2013/11/23 11,833
3334 유자 써는 중! 19 2013/11/22 9,710
3333 그날이 그날인 우리집 밥상 4 2013/11/21 11,216
3332 속쌈 없는 김장날 저녁밥상 20 2013/11/20 13,679
3331 첫눈 온 날 저녁 반찬 11 2013/11/18 16,483
3330 TV에서 본 방법으로 끓인 뭇국 18 2013/11/17 15,742
3329 또 감자탕~ 14 2013/11/16 10,501
3328 군밤,너 때문에 내가 운다 27 2013/11/15 11,565
3327 있는 반찬으로만 차려도 훌륭한 밥상 12 2013/11/14 12,918
3326 디지털시대의 미아(迷兒) 4 2013/11/13 10,955
3325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 8 2013/11/11 16,523
3324 산책 14 2013/11/10 13,361
3323 유자청 대신 모과청 넣은 연근조림 9 2013/11/09 10,822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