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팥죽과 만두

| 조회수 : 15,181 | 추천수 : 1
작성일 : 2011-12-22 21:39:06



동지 팥죽 들은 드셨어요??
저는 어제 말씀드렸던대로 점심은 절에서 팥죽 공양했구요,
저녁은 그 유명한 죽집에서 1인분에 7천5백원씩 2인분 사다 먹었습니다.

마침 조카까지 와서,
2인분을 네 그릇으로 나눠서 먹었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팥죽을 참 좋아했었는데요,
저희 친정은 동지팥죽은 끓이지는 않으셨어요, 조상중에 무슨 일이 있으셔서 동지에 팥죽을 끓이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그게 뭐 였는지 기억은 잘 안나네요.

그래서 친정어머니는 동지가 아닌 날 팥죽을 끓여주시곤 했는데,
요즘 먹는 팥죽은...옛날 엄마가 끓여주던 그 팥죽 맛은 아닌 것 같아요.



2인분 팥죽을 네그릇으로 나눠 먹다보니 양이 좀 모라자서...친정어머니의 하사품 만두를 풀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몇번 만두 얘기를 쓴 것 같은데요,
친정어머니께서 저를 낳던 바로 그날 낮에 만두를 빚으셨대요.
그래서 저 처녀적에는 제 생일 무렵에는 꼭꼭 김치만두를 빚으셨더랬어요.
세상에 그 어떤 음식보다 우리 엄마의 김치만두를 너무나 좋아하지요.

제가 이 나이가 되도록 단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음식이 바로 이 김치만두입니다.
물론 처녀적에...엄마가 만두하실때,
만두피 반죽을 얇게 펴서 스텐공기로 만두피를 찍어내는 일도 많이 했고,
김치를 다지고 물기를 짜내는 일도 도와드리고,
만두도 제법 예쁘게 빚을 수 있지만,
그래도 이건 모두 엄마가 하실 때 보조적인 역할을 헸던 거지, 제가 주도적으로 만든 건 아니에요.

요즘 부쩍 엄마의 김치만두를 재현해볼까 하던 참에,
그저께 만두를 빚으셨다며 한 50개쯤 만두를 주셔서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모릅니다.


내년이면 엄마는 팔순!
이제부터는 제가 빚어서 엄마께 가져다 드려야되는데...그래도 아직은 엄두가 나지않고, 엄마의 만두 맛이 꿀맛입니다.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배꼽숨막혀
    '11.12.22 9:59 PM

    오~~선생님!!저...1등이어요...ㅋㅋㅋ 얇은 피의 만두 속살이 비치는 보드라움이 그대로 전해지네요^^

  • 김혜경
    '11.12.22 11:24 PM

    엄마의 만두, 오랜만에 먹어서인지...정말 맛있게 먹었답니다. ^^

  • 2. 그린
    '11.12.22 10:00 PM

    아침부터 우울하고 답답한 뉴스에 하루종일 맘이 들썩들썩....
    오늘이 동지인 걸 9시 뉴스보고야 알았답니다.
    우선 선생님 사진으로나마 팥죽맛을 봅니다.ㅡ.ㅡ

    세상이 뒤숭숭하니 날씨까지도 왜 이렇게 춥게 느껴지는지
    몸과 마음이 더욱 오그라드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저도 묵은 김치 처리할겸 만두 빚어야지 생각 중이었는데
    어머님 만두 보니 더욱 의욕이 불끈 솟습니다!!

  • 김혜경
    '11.12.22 11:24 PM

    내일은 더 춥다고 하네요...
    부디, 마음과 몸이 덜 추운 나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3. 피터팬맘
    '11.12.22 10:00 PM

    첫 댓글의 영광이..
    감격의 눈물부터 좀 ㅠㅠ

    저는 아직 어린이 입맛이라 그런지 팥죽보다 단팥죽 좋더라구요 ㅎㅎ
    아님 엄마가 해주시던 팥칼국수..

    김치만두도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연말에 친정가서 만두도 빚고 팥칼국수도 해먹어야 겠어요~

  • 김혜경
    '11.12.22 11:25 PM

    아...팥칼국수 먹고 싶어요...ㅠㅠ...

  • 4. soll
    '11.12.22 10:42 PM

    아 보기만 해도 뜨끈뜨끈한 팥죽의 첫 숟가락 맛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온몸이 뜨끈하게 데워지는 그 맛! 그릇까지 *_*

    만두 저도 안빚어봤어요 친구들이 연례행사라고 하더라구요 :)

  • 김혜경
    '11.12.22 11:25 PM

    만두도 참 손이 많이 음식이지요.
    엄마 만두 얻어먹기만 하지말고, 저도 곧 엄마솜씨 전수받아 해봐야할 것 같아요.

  • 5. shining
    '11.12.22 11:00 PM

    와 만두 먹고 싶어요.
    진짜 만두는 엄마가 만들어주는 김치만두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요.

    선생님 날이 너무 찬데 감기 조심하세요. ^^

  • 6. 김혜경
    '11.12.22 11:26 PM

    shining님,
    내일은 더 춥대요..옷도 두툼하게 입으시고, 따끈한 거 많이 드세요....

  • 7. 변인주
    '11.12.23 1:38 AM

    손자가 생길 나이가 되어도
    우리는 아직도 엄마가 그대로 우리 맘에 있네요.

    엄마의 만두얘길하셔서 로긴까지 하고
    지금은 뵐 수 없는 나의 엄마를 생각합니다.

    돌아가시고 나서 더 새록새록 때 때마다
    그리움이 더 해요. 특히 이런 만두같은음식 앞에서는 더요.

    그래서 '엄마를 부탁해'가
    얼굴이 다르고 생활이 다른 미국에서도
    충분히 감동을 주는가 봅니다.
    번역을 너무 너무 잘 했긴 했지만요.


    댓글단 김에
    김작가님과 가족분들과
    좋은시간이 되는 연말 되시기 바랍니다.

    안안팍으로 여러 어려운일 치루시니라고
    애 많이 쓰셨어요!

  • 김혜경
    '11.12.23 8:52 AM

    맞아요, 제가 할머니가 되어도...엄마는 엄마입니다, 어머니 소리가 절대로 안나오는 엄마!!

  • 8. 봄봄
    '11.12.23 2:39 AM

    우왕.. 만두랑 팥죽이다! 선생님 희망수첩에 오랫만에 댓글달고 싶어질 정도로 제가 사랑하는 음식이예요 ^^
    다른 식구들이 두그릇 먹을 때 세그릇 먹을 정도로 좋아하는데
    결혼하니 남편이 별로 안 좋아하야 잘 안하게 되네요 ㅜㅜ

    오늘 오랫만에 큰맘먹고 팥죽을 했어요
    애들한테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먹여보려고 새알도 같이 만들었는데 잘 먹어줄지...
    안먹으면 제가 많이 먹음 되지만 섭섭할 것 같아요 ^^

  • 김혜경
    '11.12.23 8:53 AM

    팥죽 맛있게 드셨는지요?
    전 어저께 두번의 팥죽 다 새알심이 들어있지 않아서...ㅠㅠ..약간 섭섭했더랬어요.
    남의 죽 그릇에는 있는 새알심이 제 그릇에만 빠져있어서요..

  • 9. yeomong
    '11.12.23 7:12 AM

    김혜경 선생님! 안녕하세요!

    앞산에 걸린 눈썹달님이 이 시간까지 희미하게나마 보이니, 밤이 길기는 길어요.^^
    저도, 절에서 동지팥죽 공양했답니다.

    친정엄마가 만들어주는 김치만두 맛! 저도 간직하고 있답니다.
    유난히 김치만두를 좋아하셨던 엄마는, 자주 만들어 주셨지요.

    혜경쌤처럼, 만두피도 많이 밀고, 빚기도 하고 그랬지만,
    만둣속은 엄마가 꼭 만드셨기에, 저도 주도적인 역할은 아니었지요.

    저희 엄마도 내년 2월이면 꼭 팔순이 되세요.
    엄마가 좋아하시는 김치만두.... 만들어 드려야겠어요.

    만두 담은 넓은 유기그릇과 국자! 환상입니다.^^

  • 김혜경
    '11.12.23 8:54 AM

    저희 어머니랑 비슷하신가봐요, 저희 어머니는 내년 1월에 팔순이세요.
    정말 며칠 안남았지요.

  • 10. 산호수
    '11.12.23 8:13 AM

    연말이 되면 늘 바빠서 헤메다가 뒤늦게 팥죽을 되뇌이곤 합니다.
    팥죽과 만두!!! 엄마의 그리움입니다.
    아마도 만두 싫어하시는 분은 많지 않을 듯 싶은데....
    직접 만들면...그게...맛이 안나더라구요.
    선생님 친정어머님 만두소의 비밀을 좀 풀어놓아 주시면 어떨까요?

  • 김혜경
    '11.12.23 8:55 AM

    아...엄마 만두소의 비밀은 예전 희망수첩에 쓴 적이 있는데..
    찾을 수 있을 지 모르겠어요.
    혹시 제가 함께 하게되면 메모해서 알려드릴게요.

  • 11. 소연
    '11.12.23 8:34 AM

    역시... 팥죽이 유기를 만나니 더.. 품격이..^^
    저는 팥죽 생각도 안하고 있었드니.. 우리집 킴쒸가... 퇴근하면서..
    팥죽 2그릇 포장해다줘서.. 어머님이랑 한그릇씩.. ㅎㅎ

    저 유기 더 채워야하는데.. 내년초에 유기공구 한번 더 하실 계획은 없으신지요..?

  • 김혜경
    '11.12.23 8:55 AM

    집에서 만든 팥죽이라면 아무 그릇이나 담았을텐데,
    사온 것이라 나름 성의를 보이느라 유기에 담았답니다. ^^

  • 12. 싸이프러스
    '11.12.23 10:09 AM

    예쁜만두보니 저도 만두해먹을 생각에 김치를 좀더 해야하나 욕심을 부리게 되네요 ㅎㅎ
    김치용만두를 고추가루 빨갛게 분칠하긴 좀 아까운거 같아서
    만두랑 볶음밥용은 고추가루만 빼고 담궈보려구요
    아들이 매운걸 잘먹는데도 빨간김치랑 볶음밥을하면 유난히 땀을흘려서... ㅎㅎ
    아직도 만두해주실 엄마가 계신건 큰자랑이고 축복이예요*^^*

  • 13. 라라^^*
    '11.12.23 11:08 AM

    너무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서문에 적힌대로 변절의 상징이었던 신숙주를 새로운 방향으로 생각해볼 뿐아니라..

    제게 또 다른 재미 한 가지는 생소한 거의 처음 들어보는 우리 말을 많이 발견한 것이예요.
    대충 느낌은 전달되지만 무슨 뜻인가 궁금하여 아예 사전을 띄워놓고 책을 읽었어요. ㅎㅎ
    (제 어휘력이 부족한 탓인지 모르겠습니다만 ^^;;)
    ~비나리치다, 콩팔칠팔하다, 자닝스럽다...이런 말 처음 들어봤어요.
    책 읽으면서 역사적 관점도 넓히고, 어휘공부도하고 ...

    전 별궁의 노래보다 더좋았어요.
    강씨의 일생이 너무 안타까워서ㅠㅠ

  • 14. 산이랑
    '11.12.23 11:24 AM

    김치만두 정말 맛있죠 ^^
    전 만두를 시집와서 처음 만들어 봤는데요.
    시댁이 강원도 분들이라 설날에 떡국보다 만드를 더 많이 해 드시더라구요.
    그래서 배웠는데 지금은
    아주 잘합니다.
    김치만두 먹다가 일반 만두는 성에 안차죠 ~
    김장김치를 많이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김치만두 해먹으려고 한답니다~
    한번해보세요.. 별로 어렵지도 않아요..
    내친김에 이번주말에 김치만두 넉넉하게 만들어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먹어야겠네요^^

  • 15. 달용색시
    '11.12.23 12:34 PM

    산이랑님..저도 강원도가 시댁이라 결혼하고 처음 만들어 봤어요. ^^
    솜씨좋으신 시어머님표 만두 정말 최고에요.
    그런데 만두피는 어떻게 만들어야 사진에서 처럼, 얇은듯하면서 쫀쫀하고 윤기가 좌르르 흐를까요..
    비법좀 알려주세요. ^^

  • 16. 산이랑
    '11.12.23 2:00 PM

    달용색시님
    제가하는 방법은
    반죽할때 포도씨유 나 식용유 몇방울 넣고
    많이 치대주고 반죽해서 비닐에넣고 한시간 정도 숙성시켜서
    만들어요..
    그럼 쫄깃쫄깃하고 윤기 자르르한 만두를 빚을 수 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47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233 2013/12/22 32,974
3346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22,598
3345 급하게 차린 저녁 밥상 [홍합찜] 32 2013/12/07 24,898
3344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22,270
3343 차 한잔 같이 드세요 18 2013/12/05 14,901
3342 돈까스 카레야? 카레 돈까스야? 10 2013/12/04 10,916
3341 예상하지 못했던 맛의 [콩비지찌개] 41 2013/12/03 14,987
3340 과일 샐러드 한접시 8 2013/12/02 14,097
3339 월동준비중 16 2013/11/28 17,015
3338 조금은 색다른 멸치볶음 17 2013/11/27 16,720
3337 한접시로 끝나는 카레 돈까스 18 2013/11/26 12,477
3336 특별한 양념을 넣은 돼지고추장불고기와 닭모래집 볶음 11 2013/11/24 14,808
3335 유자청과 조개젓 15 2013/11/23 11,833
3334 유자 써는 중! 19 2013/11/22 9,710
3333 그날이 그날인 우리집 밥상 4 2013/11/21 11,216
3332 속쌈 없는 김장날 저녁밥상 20 2013/11/20 13,678
3331 첫눈 온 날 저녁 반찬 11 2013/11/18 16,483
3330 TV에서 본 방법으로 끓인 뭇국 18 2013/11/17 15,742
3329 또 감자탕~ 14 2013/11/16 10,501
3328 군밤,너 때문에 내가 운다 27 2013/11/15 11,564
3327 있는 반찬으로만 차려도 훌륭한 밥상 12 2013/11/14 12,918
3326 디지털시대의 미아(迷兒) 4 2013/11/13 10,955
3325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 8 2013/11/11 16,523
3324 산책 14 2013/11/10 13,361
3323 유자청 대신 모과청 넣은 연근조림 9 2013/11/09 10,822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