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엔, 오랜만에 대중목욕탕을 갔었습니다.
뜨거운 물에 몸을 푹 담가 때도 불리고, 기분좋게 목욕하고 나왔는데요,
나오고보니, 어째 으슬으슬 추운 것 같은거에요.
큰일났다 싶더라구요, 전 감기 걸리면 약도 못먹고 꼼짝없이 앓아야해요.
감기약을 먹으면 거의 인사불성이거든요.
집에 돌아오자마자,
일단 쌍화탕부터 한 봉지 데워먹고, 뭘 먹어야 좋을까 생각하다가, 김치국을 생각해냈습니다.
쇠고기 듬뿍 넣고, 콩나물도 넣은~~
마침 재료들이 있어서,
묵은 김치 송송 썰고, 쇠고기도 썰어서 푹 끓이다가 파 마늘 콩나물 넣어서,
김치국을 끓였습니다.
밥 말아서 한그릇 훌훌 먹고 나니, 몸이 개운해졌습니다.
냉동고를 뒤져보니,
꽤 오래전에 생새우 껍질까서 얼려둔 것이 있었어요.
냉동고에 있는 것들, 얼른얼른 먹어야하는데...하는 조바심이 생겨서,
새우 한덩어리와 오징어 한덩어리를 꺼냈습니다.
처음 생각엔 새우와 오징어 다리, 오징어귀를 넣고 반죽해서 어묵을 만들려고 했는데,
몸도 그렇고, 귀찮기도 하고...새우전을 부쳤습니다.
새우살, 대충 굵게 다져서, 이건 귀찮아서가 아니라, 대충 다져야 씹는 맛이 좋아요.
감자 강판에 하나 갈고, 양파도 굵게 다지고, 파 마늘도 넣고, 맛술과 소금, 후추도 조금 넣고,
집에 있는, 얼른얼른 써버리고 싶은 튀김가루도 넣어서,
반죽한 다음 팬에 부쳤어요.
부치면서 비린맛이 강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부드러운 것이 꽤 먹을 만했습니다.
해동한 오징어는 볶았어요.
전, 오징어볶음 낙지볶음에 여러가지 채소 넣지않아요.
달랑, 양파, 파, 마늘...끝!!
대신 양파를 넉넉하게 넣어 볶은 다음,
다시 생양파를 얹어줬어요.
이렇게 김치국, 새우전, 오징어볶음을 해줬더니,
kimys랑 우리 아들, 음식 너무 여러가지 하지 말래요, 3가지도 많다네요.
앞으로는 달랑 하나, 많아야 두가지 정도만 해서 먹쟤요.
아, 저야 좋죠..^^...반찬의 가짓수를 줄이면...
그리고, 며칠부터 놓던 수, 마쳤습니다.
기획의도는 수를 두줄로 놓아서 식탁의 러너로 쓰려고 했는데...
이제 그만 놓으려구요.
kimys 말이 과유불급이랍니다. 더 많이 수를 놓으면 더 이쁘지않을 것 같대요.
그래서,
러너로는 쓰지못하고, 어디 덮개로 써야할 것 같아요.
이제 수 연습을 했으니, 뭔가 좀 근사한 것, 예를 들면 수를 빽빽하게 놓은 쿠션커버 같은 것에 도전해볼까 하는데요,
우리식구들, "솜씨는 늘었는데 도화지(?)가 좋지않으니 도화지를 바꾸라"네요.
허긴 무명의 올이 어딘 좀 더 굵고, 어딘 좀 가늘고 해서, 바늘 찌를때 고르게 되지 않는 경향은 좀 있어요.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솜씨 없는 사람의 변명일뿐, 솜씨 좋은 사람들은 헝겊을 가리지 않잖아요.
해서,
조간만 다시 시장에 나가서 린넨천을 좀 끊어와야할 것 같아요.
린넨천에 허브가 만발한 근사한 정원을 수놓는 것이 제 계획이긴 한데..., 솜씨가 따라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