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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검봉녀, 봉지 속 구경

| 조회수 : 32,787 | 추천수 : 0
작성일 : 2011-11-07 15:23:27

제가 2004년엔가,
시장에서 사들고 검은 봉다리 안에 담아온, 물건 구경 시켜드리면서, 검봉녀 라는 말을 썼는데 
며칠전 우연찮게 포탈사이트에서 검봉녀라는 단어 검색했다가 깜짝 놀랐어요, 검봉녀라는 단어를 많이 쓰시더라구요.
유행어 하나 퍼뜨린 개그맨처럼 므흣했다는...^^


오늘 아침, 일어나서,
시장에 갈까말까 하다가, 과감히 몸을 일으켜 나갔다 왔습니다.
검봉녀의 외출이니, 같이 구경하셔야죠?? ^^





오늘은 꽤 여러가지 물건을 샀답니다. ^^

우선 수실 15가지 샀어요.
수실이 없어서 수 못놓는 거 아닌데, 그렇잖아요? 솜씨 서툰 목수가 연장탓 한다고,
발 수 놓으면서 수실 타령하는 거죠.
암튼 그래서 몇가지 사왔어요.
수실을 감을 보빈, 맞나요, 보빈? 암튼 이것도 50개 사왔어요.
수실 하나에 5백원, 보빈 25개에 5백원인데요, 인터넷 몰보다 싼 것 같지않아요.
어딘지 기억은 나지않지만, 포탈사이트에서 검색해 들어간 십자수실 사이트에서는 수실 하나에 4백원 했던 것 같아요. 

도안 그릴 때 쓰는 요술펜,
물이 닿거나 아니면 저절로 기화하는 펜 1자루에 2천원씩 두자리 샀지요.

레이스도 더 짜보겠다고,
베이지색 실도 사왔습니다. 저거 4뭉치에 9천원.
수세미 짜려고 한뭉치에 2천원씩 두뭉치 사왔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제 기억으로 한뭉치에 4개 정도 짤 수 있었던 것같아요.
당장 수세미부터 짜려고 합니다.
다음주에 절친 만나기로 했는데, 절친에게 어제 밤에 박은 행주와 수세미 선물할까 해요.
절친에게 전에 행주 몇장 줬더니, 아끼느라 못 쓴대요, 그래서 제가 약속했거든요,
"니가 평생 쓸 행주는...내가 대준다.."고...ㅋㅋ..

수 놓을 무명도 다섯마 사왔습니다.
예전에는 국산 무명이 있었는데 작년부터 안나온대요.
중국산 무명, 폭이 좁은 것 3천원씩 다섯마 사왔습니다.


저번에 덮개를 만들었던 분홍색 계열의 조각천들,
모아서 쿠션이라도 만들어야겠는데, 지나치게 화사한 듯 하여, 색을 좀 눌러줄 조각천 2천원어치 샀습니다.


요기까지만 샀으면 참으로 합리적인 소비생활이었겠으나,
충동구매, 과소비를 결국은 하고 말았지요.

교보문고에 가서, 레이스 뜨개책과 수 책 한권씩 샀습니다.
비록 몇십년 된 것이어서 책장이 뜯어지고는 있으나 어쨌든 레이스뜨개 책도 있고,
수책도, 이미 세권이나 있는데, 너무나 사고 싶은 나머지, 혀가 낼름 나올 정도로 비싼 책이나 지르고 말았습니다.
돈은 좀 썼으나, 얼마나 흐뭇한지요!

이제부터 수실 정리를 좀 하고,
전열을 가다듬은 후 수 놀이 삼매경에 빠져볼랍니다. ^^

2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진맘
    '11.11.7 3:26 PM

    으악 ! 나 일뜽?

  • 지진맘
    '11.11.7 3:28 PM

    일단 가방 투척 후.... 숨 고르고...
    샘의 부지런함에 감탄 감탄 하면서 어떤 작품이 나올지 기대 만빵 입니다.
    더불어 댓글 일등 혼자 자축합니다. ㅎㅎ

  • 김혜경
    '11.11.8 10:50 AM

    작품이랄 것도 없습니다요..
    어찌나 수가 허접한지...ㅠㅠ..
    그래도 자꾸 하면 늘겠지, 늘면 대작을 만들지..이렇게 편하게 맘먹고 있답니다.

  • 2. 유니게
    '11.11.7 3:26 PM

    오마나~~ 오랜만에 1등 하네요 ㅋㅋ

    샘 수실 올랐어요 지난 9월 부터 100원씩 야생화 자수 배우는데 선생님이

    수실 많이 사두라고 하셔서 그 때 알았어요용~

  • 유니게
    '11.11.7 3:40 PM

    헉!! 한 발 늦었네요~~
    그리고 선생님 수 놓을 때 형광등 불빛 아래서는 오래 하지 마세요.
    눈이 빨리 나빠진대요.

  • 김혜경
    '11.11.8 10:51 AM

    유니게님, 야생화 자수 어디서 배우세요??
    아무래도 저도 좀 배워야할 것 같은데....

  • 유니게
    '11.11.8 6:54 PM

    선생님, 여기는 대구에요.
    저는 동네 전통 찻집에서 독학 하신 선생님께 배워요.

  • 3. 미란다
    '11.11.7 3:37 PM

    수놀이 하는거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해요~

    올려 주실거죠? 저는 수책 도안이 영 마음에 안들어서 행주 몇개 수 놓다가 중지하고 있어요.

    솜씨도 없는데 전 왜 자꾸 수가 놓고 싶어 질까요 ㅎㅎ

  • 김혜경
    '11.11.8 10:53 AM

    미란다님,
    수책, 아오이 가쯔꼬(靑木和子) 책이 좀 괜찮은 것 같아요.
    제 취향에 맞는 책이랍니다. ^^

  • 4. 리어리
    '11.11.7 4:08 PM

    나갈 땐 귀찮아도 넘 재밌으셨겠어요.
    이것저것 고르고 책방가서 책도 사고.
    검봉에서 나온 것들 잘 구경하고 갑니다.

  • 김혜경
    '11.11.8 10:53 AM

    네, 나가니까 좋더라구요.
    사람구경도 하고, 물건 구경도 하고...ㅋㅋ...

  • 5. 해바라기 아내
    '11.11.7 7:34 PM

    어멋! 샘 절친되시는 분.. 전에 늦둥이 있으시다며 소개하신 분 아니세요? 제가 갑자기 어제 요즘은 왜 그분 말씀 안하시지?.. 라고 생각했었거든요. 마치 제게 대답해 주신것 같아요 ㅎㅎ

  • 김혜경
    '11.11.8 10:54 AM

    해바라기아내님,
    저랑 텔레파시가 통하셨나봐요.
    일요일밤에 친구에게 전화하려다가 식구들 다 있겠다 싶어서, 참았는데,
    친구가 월요일 아침, 제가 동대문시장에 있는데 전화를 한거에요...

  • 6. 청솔
    '11.11.7 9:43 PM

    저도 오늘 강북으로 외출했었는 데 차원이 다르네요~ ㅋ
    친구들과 인사동에서 밥먹고...
    택시로 삼청동으로 올라 가 단팥죽과 와플 먹고...
    슬슬 거닐면서 다시 인사동으로 오고...
    아~ 중간에 떡볶이 포장했네요 ㅋ

    자수는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같이 졸업했어요~ ㅠ

  • 김혜경
    '11.11.8 10:56 AM

    청솔님, 외출이 더 근사하셨을 것 같은데요..^^
    삼청동 뒷길도 구경하셨죠?
    거기에 더 이쁜 가게들이 많더라구요.

  • 7. 곰돌이
    '11.11.7 10:59 PM

    벌려놓고 마무리 못한 자수며 뜨개가 작은 장으로 하나 가득이라 뭔가 만들어 끝장을 보는 사람이 존경스럽답니다.

    근데... 보빈... 뭐 이런 외국어보다
    그냥 실패...라고 우리말 쓰시면 더 좋을 거 같아요.

  • 김혜경
    '11.11.8 10:56 AM

    그래도 완성을 하셔야 더 보람있지 않을까요?

  • 8. 솔바람
    '11.11.8 1:09 AM

    선생님, 저 요술펜 다이소에 가면 1,000원에 팔아요^^*
    선생님은 넘~~ 귀여우시고 재미있게 세상을 사시는 것 같아요.
    저도 나이 들어서도 아기자기 예쁘게 살고 싶어요.

  • 김혜경
    '11.11.8 10:49 AM

    앗, 그런가요?
    제가..다이소는 잘 안가게 되어서요...
    담엔 다이소 가봐야겠네요.

  • 9. silvia
    '11.11.8 6:10 AM

    저는 겨울이 무서운 곳... 해가 반짝이는 날이 별루 없는 나라에 살아서 겨울이 무서워요.
    얼마전... 저도 천이랑... 수실이랑... 뜨게실... 잔뜩 주문하고 독일까지 도착하기만 기다리고
    있답니다. 밖에 나가서 시간을 보낼 일이 적은 겨울엔 집에서... 바느질과 뜨게질... 수놓기로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아서 말이죠.. 선생님이 이런 거... 검봉에서 쏟아 놓으시니.. 웬지
    반가워요..

  • 김혜경
    '11.11.8 10:49 AM

    ^^, 너무 오랜만이세요. 잘 지내시죠?
    한국도 이번 겨울이 100년만의 추위라고 해서 월동대책, 레이스실, 무명, 수실 등등을 장만해뒀는데..
    너무 덥네요..ㅠㅠ...

  • 10. 노란전구
    '11.11.8 6:50 AM

    "쇼핑 *캔들" 이란 책에서 검봉녀 김혜경샘 알게 되었어요.

    정말 그 봉다리 속이 궁금했었는데 요런 아기자기한 수실이 들어있군요. ^^

  • 김혜경
    '11.11.8 10:48 AM

    하하..쇼핑스캔들 보셨군요!!
    저자인 박혜숙기자가 우먼센스 있을 때 제가 한달에 한번씩 글을 썼었거든요.

  • 11. 소연
    '11.11.8 8:41 AM

    광목에 수놓은게 소창에 수놓기 보다 편하겠지요..?
    소창에 수놓다가 포기하고 그냥 소창만 다다다~~~ 다 박아났어요..
    얼마전에 나가사키 중고서점 가서 수본 고르다가 못고르고..양재책만 한권 골라왔어요..
    아무래도 말똥양한테.. 중고루..수본책 한권만 부쳐달라고 부탁해야할라나바요..

  • 김혜경
    '11.11.8 10:47 AM

    저도 소창에는 수 잘 안놓습니다.
    너무 힘들어요. 저도 다다다 재봉틀로 박아버리고 말죠.

    말똥양에게 중고 자수책 부쳐달라고 하시려면,
    아오이 가쯔꼬( 靑木 和子)의 것으로 골라보라고 하세요.
    제가 좋아하는 자수작가입니다. ^^

  • 12. 냠냠주부
    '11.11.8 11:44 AM

    ㅋㅋ오랜만입니다 선생님.
    검봉녀라는 단어에 추억이 밀려와서 리플을 ㅎㅎ검봉녀 흑봉녀..많이들 쓰던데요.
    원조는 샘 아니실지 ㅋ

  • 김혜경
    '11.11.9 10:18 AM

    냠냠님, 이제 잠수 그만 타고, 수면위로 부상하심이 어떨지??
    82cook에 디카바람을 몰고온 원년멤버 아니십니까?? ^^

  • 13. 안젤라
    '11.11.9 10:18 AM

    저도 어제 서울가서 엄청 싸돌아 다녔네욯ㅎ
    오전에 방산시장가서 재빵재료와 포장류 왕창 사고
    광장시장 먹자골목에소 팥죽과 순대 빈대떡까지 먹고
    동대문 종합시장서 이것저것 장 봤는데
    소창 30마짜리 한필에 17000원에 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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