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발동, 걸렸습니다...^^;;

| 조회수 : 15,587 | 추천수 : 0
작성일 : 2011-11-01 01:25:46

날씨가 좀 선선해진다 싶으면,
재봉틀, 아니면 레이스용 코바늘, 아니면 수틀을 꼭 붙잡아야할 것만 같은 ,
붙잡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증세를 보이는 것이 제 고질병 중 하나입니다.

여행에서 돌아오면서부터 손이 근질근질했는데,
근지러운 손 참지 못하고, 기어이 수 바늘을 잡고 말았습니다.

멀쩡하게 저녁밥 잘 해먹고, 설거지까지 잘 마치고는, 결국 참지못하고, 깊이 넣어두었던 살림들 다 꺼냈어요.
수실, 수틀, 지난번에 사놓은 헝겊들,
그리고 지난 겨울에 놓다가 다 놓지 못한 수와,
수만 놓아두고 마무리를 하지 않은 용도불명의 수까지.






쉬워 보이는 걸로 고른다고 골랐는데...놓고 보니 그냥 그렇네요.
참, 미적 감각도 없어요.
자수책에 이쁜 도안도 많은데..., 실통에 수실도 많은데...



  


또 하나 문제는 이렇게 수를 놓기는 했는데,
뭘 할거라는 생각없이 그냥 놓기만 했다는 거!
이걸로 뭘 해야할지...^^;;

 

 





아, 그러고 보니, 저녁 준비하기 전에 유자차도 만들었군요.
올해 유자가 흉작이라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아주 작은 유자가 한개에 5백원일정도로, 값이 비싸네요.

일단 다섯개만 사들고 들어왔습니다.
작년에 어쩌다보니 유자차를 못만들어서, 지난 겨울에는 유자차 구경도 못하고 살았습니다.
차로도 마시지만, 음식에 여기저기 넣어야하는데 없으니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급한 대로 다섯개만 썰어서 올리고당 넣고 만들어 병에 담고, 병의 입구는 유기농설탕으로 설탕마개를 했어요.
그랬더니 작은 꿀병으로 딱 두병이네요.
 

그러고보니,
저는 겨울부터, 봄, 여름이 지날때까지는 베짱이처럼 삽니다.
겨울은 추워서 꼼짝 안하고, 봄에는 마음이 싱숭생숭해져서 밖으로 싸돌아다니며 놀고,
여름은 덥다고 쳐져있고,
달랑 가을에 반짝, 이것저것 일을 하는데요, 딱 지금부터 김장할때까지입니다.
요때만 개미처럼 일하고, 나머지는 베짱이...

행주도 박고, 수도 놓고, 레이스도 짜고, 유자차도 만들고, 모과차도 만들고, 음식도 이것저것 만들다가,
아마도 추워지면 겨울잠 자는 곰마냥 잠만 잘듯...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여름비
    '11.11.1 1:32 AM

    1등 인거 같아요^^
    너무 예쁜 자수네요. 손재주 있으신 분들 너무 부러워요~~

  • 2. 미모로 애국
    '11.11.1 2:07 AM

    이렇게 늦은 시간에 글 올리신걸 보니 아직 수놓고 계신가봐요. ^^

  • 3. tiger⊙.⊙♥이누야사
    '11.11.1 2:40 AM

    3등!! 저도 손재주 있으신 분들 너무 부러워요^^

  • 4. 사과꽃향기
    '11.11.1 3:29 AM

    아마도 선생님 따라쟁이 될거같아요...자다가 일어나서 아무도없는 이 여유로움^^ㅎ

  • 5. remy
    '11.11.1 8:42 AM

    부러워요~
    한겨울 되면 뜨게질이나 십자수를 하게 되긴 하지만
    요즘엔 정신없이 바쁘네요..
    김장하고 텃밭 단도리 하고 메주 쑤고, 청국장 담고 등등 월동준비로 바쁜 요즘입니다..
    겨울되면 입겠다고 가디건을 늦여름 시작했는데 아직 뒷판도 못떴어요...ㅋㅋㅋ
    올해가 가기 전에 완성 될라나~~

  • 6. 수박나무
    '11.11.1 9:37 AM

    발동...
    저도 좀 걸렸으면 좋겠습니다...
    11월 1일 계획했던대로 새벽수영을 시작했습니다..
    단지 시작만 했습니다... 발동이 잘~~~ 걸려야할텐데...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는 말을 믿어봅니다...

    유자차 엄마가 늘~~~~~~ 너무도 잔뜩 쟁기듯 담궈두셔서, 너무 흔해서 맛없다고 생각하는 차 중에 하나네요
    돈 내고 사 먹기는 아깝다는 생각도 했었구요..

  • 7. 수박나무
    '11.11.1 9:42 AM

    그런데, 샘께서 이리 귀하게 담궈내시는 모습을 보니, 병중에 계셔서 이제는 담구지도 않는 엄마의 유자차가 그리워집니다...

  • 8. 제주/안나돌리
    '11.11.1 12:08 PM

    저도 차분히 수한번 놓아보고 싶어 지네요~
    근데..재료가 아무것도 없어요^^ㅎㅎ

    예전 학창시절엔 왜 그렇게 하기 싫어서 숙제검사 시간에
    바삐 했었는 지...모르겠습니다.ㅠㅠ

  • 9. okbudget
    '11.11.1 2:23 PM

    저도 발동걸려 반찬 많이 만들고 있습죠^^
    토란탕,더덕구이, 연근조림, 우엉쥐포조림,감자샐러드,닭가슴살무침......
    딸도시락 반찬땜에라도 쉼없이 만들고 있지요~~

  • 10. tokkiya
    '11.11.2 11:25 AM

    수 놓아 본 적이 언제인지 아득합니다. 마음의 여유가 보여지고 단순하지만 참 예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47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233 2013/12/22 32,974
3346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22,598
3345 급하게 차린 저녁 밥상 [홍합찜] 32 2013/12/07 24,898
3344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22,270
3343 차 한잔 같이 드세요 18 2013/12/05 14,901
3342 돈까스 카레야? 카레 돈까스야? 10 2013/12/04 10,916
3341 예상하지 못했던 맛의 [콩비지찌개] 41 2013/12/03 14,987
3340 과일 샐러드 한접시 8 2013/12/02 14,097
3339 월동준비중 16 2013/11/28 17,015
3338 조금은 색다른 멸치볶음 17 2013/11/27 16,720
3337 한접시로 끝나는 카레 돈까스 18 2013/11/26 12,477
3336 특별한 양념을 넣은 돼지고추장불고기와 닭모래집 볶음 11 2013/11/24 14,808
3335 유자청과 조개젓 15 2013/11/23 11,833
3334 유자 써는 중! 19 2013/11/22 9,710
3333 그날이 그날인 우리집 밥상 4 2013/11/21 11,216
3332 속쌈 없는 김장날 저녁밥상 20 2013/11/20 13,678
3331 첫눈 온 날 저녁 반찬 11 2013/11/18 16,483
3330 TV에서 본 방법으로 끓인 뭇국 18 2013/11/17 15,742
3329 또 감자탕~ 14 2013/11/16 10,501
3328 군밤,너 때문에 내가 운다 27 2013/11/15 11,564
3327 있는 반찬으로만 차려도 훌륭한 밥상 12 2013/11/14 12,918
3326 디지털시대의 미아(迷兒) 4 2013/11/13 10,955
3325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 8 2013/11/11 16,523
3324 산책 14 2013/11/10 13,361
3323 유자청 대신 모과청 넣은 연근조림 9 2013/11/09 10,822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