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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여행 중에 먹은 것들 1편

| 조회수 : 16,700 | 추천수 : 0
작성일 : 2011-10-26 01:58:20

패키지 여행이,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는데요,

일단 좋은 점은 일정이나 숙소, 차편, 식사에 신경쓸 것 없이 따라 다니기만 하면 된다는 점이고,

나쁜 점은 자유시간이 없어서, 정말 가보고 싶은 곳에 가볼 수 없다는 것,

제 경우는 대형마트 가는 것이 낙인데...그걸 못하는 것이 흠이지요.


이번에도 패키지였던 지라,

대형마트나 시장 구경을 못해서, 당연하게 쇼핑도 못했습니다.

피렌체에서 예쁜 쟁반 파는 가게를 발견, 잠깐 들어가보고 싶었으나,

빨리 이동해야한다는 인솔자의 독촉으로...그냥 눈물을 삼키고 왔습니다.


음식도 마찬가지에요.

제가 골라먹은 것이 아니라, 인솔자들이 골라놓은 곳이라, 잘 먹고 온 건지..제대로 먹고 온 건지..

암튼 음식 사진 보여드릴게요.


글 하나로 올리려고 했는데, 사진이 45장이나 되나, 둘로 쪼개서 올립니다.

아침은 호텔의 푸짐한 조식부페라 하나도 사진 안 찍었구요,

거의 하루에 한번꼴로 한식을 먹었는데, 한식 사진도 안 찍었습니다.

포크와 나이프로 먹어야했던 식사들입니다.


자, 일단 런던에서의 점심입니다.

자, 먼저 빵으로 시작해야겠죠?

제가 빵을 좋아하는 빵순이인데요, 이번 여행에서 먹은 빵들 한결같이 다 고소하고 맛있었어요.



스프입니다.

우리네 크림스프와 달리 약간 맑게 끓인 스프였는데요,

감자와 당근을 넣어, 후추로 맛을 낸 스프였습니다.


날씨가 조금 쌀쌀했는데, 아주 따끈한 스프가 속에 들어가니 훈훈하고 좋았어요.

저도 모르게, "아, 맛있다!" 했는데,

제 말이 떨어져서 땅의 흙이 묻기도 전에, 옆에 앉은 아주머니가 제 옆구리를 꾹꾹 치면서,

"맛있긴 뭐가 맛있어, 니맛도 내맛도 아니구먼!'하시는 거에요.


이 날 이후, 식당에 들어가면 이 아주머니 피해다니면서 앉았답니다.


메인 디시.

로스트 비프를 얇게 썰어서 오븐에 데운 후, 브라운 소스를 얹어서 줬어요.

고기도 나쁘지 않았고, 허긴 배고픈데 맛없는 고기가 어디 있었겠어요.

특히 감자며 당근이며 콩 등 채소들이 아주 맛있었습니다.


이집의 디저트는 아이스크림이었습니다.

초콜릿 코팅을 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입니다.


 

런던 찍고 파리에서는 2박을 했기 때문에 두번의 현지식을 먹었는데요,

첫날은 에펠탑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먹었습니다.


토마토와 모짜렐라치즈, 그리고 접시바닥의 초록색은 바질 소스였습니다.

현지 가이드가, 토마토와 모짜렐라 치즈를 한꺼번에 입에 넣고 씹어야 맛있다며,

열번 쯤 강조했는데요,

재료 설명으로 눈치 채셨겠지만 카프레제였습니다.


토마토가 우리네 토마토보다 단맛이 더 있는 것이 꽤나 괜찮았어요.



메인디시는 파마산치즈를 거품내서 올린 닭 안심구이였습니다.


닭 안심구이라 하길래 퍽퍽 할 걸로 생각했는데, 꽤 쫄깃쫄깃한 것이 맛있었요.

닭고기 옆의 감자 역시, 맛있었어요.

다른 건 몰라도 유럽의 감자가 우리 감자보다 맛있는 것 같아요.

아닌가, 내가 조리를 잘 못해서 그러나...


후식은 달디 단 초코케이크였습니다.

너무너무 달아서, 단 것 좋아하는 저 마저도 다 먹지 못하고 좀 남겼습니다.

에스프레소 커피를 줘서 거기에 이 케이크를 찍어먹었는데도 다 먹기 좀 힘들었어요.



둘쨋날은 일반 패키지상품에는 없는 특식이라며 에스카르고를 먹는다고 하는거에요.



이 식당에서 먹었답니다.

허브 버터를 올려 구운 달팽이요리입니다.


달팽이요리는 원래 반타스(6개), 1타스(12개) 이렇게 먹는건데요,

여기는 6개 주었습니다. 약간 아쉬움이 남았어요. 맛있었는데...


 



이 집에서 먹은 메인디시는 쇠고기 와인찜.

우리네 사태찜보다 더 무른, 그런 맛이었는데, 그럭저럭 먹을 만했습니다.

그래도 고기는 쫄깃쫄깃 좀 씹히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흐물흐물하니까 좀...



 




이 집 디저트는 삼색 아이스크림.

포장에 쌓인 걸 주는데요, 그냥 포장지만 벗겨서 먹으면 되지만,

저는 사진빨을 위해서 포장지를 벗기고 일부러 접시에 올려놓고 촬영을 했지요.



스위스에서는 퐁뒤를 먹었습니다.





식탁에는 이렇게 치즈에 찍어먹을 빵과 여러맛의 소스들이 놓여있었습니다.


 

뒷줄 오른쪽의 붉은색소스는 마치 두반장 비슷한 맛이 났는데요, 제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자, 이렇게 빵조각을 치즈에 찍어서~~

치즈를 녹일 때 백포도주를 넣는데요, 백포도주를 좀 넉넉히 넣은 듯,

포도주맛이 났어요.



두번째 퐁뒤는 고기 퐁뒤.

돼지고기, 닭고기, 쇠고기를 주면 끓는 기름에 익혀서 먹는데요,

먹다가 기름이 튀는 바람에 옆에 앉아서 먹던 새댁은 밖으로 뛰어나가고,

(올 4월에 결혼했다는 그 부부, 부부싸움할까봐 조마조마 했습니다만, 다행스럽게도 별 일없었어요.

그 화상도 괜찮았고, 부부 사이도 괜찮았고..)

이쪽 옆의 부부는, 왠지 좀 그래서...그렇게 편안하게 먹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저냥...역시 음식은 맘에 맞는 사람들이랑 먹어야하는데...

게다가 돼지고기를 익히는데 꽤 시간도 걸리고, 닭고기 조각 두개, 쇠고기 조각 1개, 돼지고기 조각 1개,

그렇게 대충 먹었어요.




채소 샐러드도 나왔는데, 맛은 그냥 그랬어요.

채소길래, 그냥 꾸역꾸역 입으로 밀어넣었지요.


 


디저트는 초코 퐁뒤였습니다.

이렇게 땅콩을 넣고 녹인 초콜렛과 함께, 사과 딸기 바나나 머시멜로우를 가져다줬는데요,

이날 점심 분위기가 좀 그래서 사진을 잘 찍지 못했어요.


 


분위기는 그래도 먹어볼 건 먹어봐야지 싶어서,

머시멜로우를 찍어 먹었지요. 이건 좀 좋았어요.


기름에 고기를 익혀먹는 고기퐁뒤는 좀 그렇고,

치즈에 빵을 찍어먹는 치즈퐁뒤나 머쉬멜로우를 찍어먹은 초코퐁뒤는 좋았어요.

 

일단 1편은 여기까지...

아, 그러나 저러나 잠이 안와서 큰일이네요.


제가..여행 며칠 다녀왔다고, 시차 적응 어쩌고 하면 '흥'하고 콧방귀를 뀌었는데, 헉...잠이 안와요.

그동안의 콧방귀,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샬롯
    '11.10.26 2:09 AM

    이번 겨울방학때 유럽여행 계획하고 있는데, 정말 좋으셨겠어요. 저도 야행성이라 이렇게 댓글다는 영광이 있네요. 아싸~
    자세한 여행기 부탁드려요.ㅎㅎㅎ

  • 2. 동전군
    '11.10.26 2:15 AM

    역시 자유여행이! 다음번엔 자유여행으로도 다녀오세요. 한두개만 찍어서.
    전 신혼여행을 파리랑 로마로 갔는데, 초콜릿을 너무 좋아해서 초콜릿 샵 투어했습니다.
    그래도 맛난거 골고루 드시고 오신듯. 부러워요

  • 3. 리어리
    '11.10.26 2:15 AM

    82시작하고 몇년만에 어렵게 첫 글 올렸더니, 아차, 선생님이 안계실 때....
    오랫만에 선생님 글을 보니 푸근하네요~~

  • 4. 리어리
    '11.10.26 2:24 AM

    일등할라고 엔터 먼저 쳤는데, 놓쳤네요...
    제가 10여년전 갔을 때랑 코스나 메뉴는 별 차이 없는데, 사진보니 음식 넘 맛있어 보여요.
    그땐 뭐가 뭔지 모르고 따라다녔는데, 정말 배고파서 그런지 음식 다 맛있게 느껴졌었어요. 특히 달팽이요리..
    건강히 다녀오셔서 기쁩니다~

  • 5. 그녀
    '11.10.26 3:33 AM

    선생님 말씀대로 유럽은 감자가 참 다양한 거 같아요.
    우리네 쌀이 다양하듯이... 프랑스만 해도 감자들 색도 크기도 정말 다양하고 퓨레용, 찌거나 삶기용 감자, 튀김용, 볶음용.... 구분해서 잘들 사더라구요. 대신 고구마는 정~말 맛 없습니다. 한국의 호박 고구마가 눈에 아른거리네요 ^^

  • 6. hanibebe
    '11.10.26 5:37 AM

    여행 잘 다녀오셨는지요. 더불어 함께다녀온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아요.

    거품낸 파마산에 솔깃! 거품이 오래 가나요? 궁금해서요.

    퐁듀 음식 보니 침이 고입니다. 이번 금욜에 있을 아이들 할로윈 파티에 쵸코 퐁듀 딸기나 만들어 가야 겠어요. 아이디어 잘 얻어 갑니다.

    암튼 여행 참 부럽사와요~

  • 7. 푸우
    '11.10.26 9:01 AM

    잘 다녀 오셨군요. 반갑습니다. ^^*

  • 8. 발상의 전환
    '11.10.26 10:17 AM

    귀환을 격하게 환영합니다~
    이런 뒷얘기 기다렸어요. ㅋㅋㅋ
    일전에 남편과 패키지 여행을 갔는데
    가이드가 나오라면 나가고, 먹으라면 먹고, 구경하라면 구경하고...
    암튼, 시키는대로 했더니 핸드폰은 물론 시계도 필요없고 암 생각 없어지더라구요.
    그랬더니 남편이 편해서 좋긴 한데,
    패키지 여행 몇 번만 더 하면 뇌가 없어질 거 같다고...ㅋㅋㅋ

  • 9. 루이제
    '11.10.26 10:38 AM

    저도 2004년에 같은곳들을 패키지로 9박10일 하고 왔었어요..반가워요.........
    그런데,,그당시 전, 한식으로 하루 두끼를 먹여주더라구요..스위스까지 가서도 된장찌게 먹고..ㅠㅠ
    특별히..아주 특별히 신경써준다면서..ㅜㅜ
    파리 가서 송아지고기 먹어본 기억,,달팽이도 먹긴 했는데,,현지식..저렇게 많이 먹어보지
    못해서..참 안타까웠어요. 파리보다는 전 왠지 이탈리아가 참,,기억에 남아요.
    피렌체,,밀라노,,참 그립네요.

  • 10. lake louise
    '11.10.26 12:22 PM

    저도 저 파리 레스토랑에 갔던것 같아요. 뷔프 부기뇽 전문이었던 것 같았는데 한국 와서 많이
    해서 먹게 되었어요.역시 음식은 직접 맛있건 없건 현지에서 먹어봐야 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패키지 옆사람들이 편해야 즐거운데 .. .. 그래도 올려주신 음식사진들을 보니 감회도 새롭고
    감사해요^^

    어서 여행피로가 풀리시길 바래요.

    결혼한지도 얼마안된 따님의 성의가 참 부럽습니다.

  • 11. 조이
    '11.10.26 12:28 PM

    헤경쌤 말씀대로 솔직히 감자는 한국 감자보다 백배 맛있고 싸고 그래요.
    제가 유럽 사는데 한국 가면 감자는 잘 안먹어요. ㅎㅎㅎ
    대신 고구마는 흡입을 하다가 돌아가죠.

  • 12. 노을~
    '11.10.26 12:45 PM

    너무 달아서 다 못드셨다는 케이크... '오페라'같네요.
    저도 엄청 좋아하는데 많이는 못 먹고 사진의 반조각 정도?
    그래도 진한 커피랑 야금야금 먹으면 하루가 행복하죠.
    요리들이 다 맛있어 보이지만, 맑은 스프가 특히 담백하고 맛있어 보여요~

  • 13. 에뜨랑제
    '11.10.26 1:15 PM

    18년전(헉ㅠ)배낭여행때 제가 먹었던 것에 비하면 제대로 된(?)식사 같아요~
    아직도 그 때 먹은 거라면 줄창 맥도날드ㅠ(그땐 것도 넘 맛있었지만) 파스타,피자 정돈데...다시 유럽여행 너무 너무 가고 싶어요~~

  • 14. 서초댁
    '11.10.26 1:49 PM

    저 달팽이 요리집 10년전인데도...사진보니 기억이 확 살아나네요.

    그 때 처음 먹어본거라...조심하며 먹었는데...생각보다 맛있었어요.

    스위스에서 퐁듀...다양하게 드셨네요.

    우린 골르라고 해서 소고기 퐁듀만 맛봤는데..

    맞아요..패키지로 가면 같이 식사하는 사람들도 은근히 신경쓰여요.

    그래서 나중엔 맘 맞는 사람끼리 자꾸 뭉치게 되더라구요,.

  • 15. 해바라기
    '11.10.26 7:24 PM

    정말 맛이 있었을까?

    선생님의 미각을 부러워 할뿐입니다.

    해외여행 중 가장 아쉬운것이 음식섭취

    주어진 음식을 그저 맛있게 감사 하며 드셨을 모습이 너무 좋아 보이네요

  • 16. 올리브
    '11.10.26 7:27 PM

    따님이랑 사위가 좋은 패키지 보내드리려고 신경 많이 쓴 티가 나네요.
    패키지 여행 자체보다 두 분의 정성이 돋보여서 훈훈한 여행기입니다*^^*

  • 17. 세상구경
    '11.10.26 11:12 PM

    올봄에 다녀온 달팽이요리집이군요 여행책에 많이소개된곳 이기도합니다 저희는 지도보고 찾아가느라

    힘들었어요 그주변이 점심식사 전후로 매우 복잡했는데 맛난집들이 많은골목이래요

  • 18. 혜지맘
    '11.10.27 5:00 PM

    와우~ 멋진 여행 다녀오셨군요~

    닭안심 구이도 맛나겠고, 무엇보다 버터 올린 달팽이 요리가 어떤 맛일지 궁금하고 꼭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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