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주일학교 선생님이, 아마도 여대생이었던 것 같았는데...
저희들에게 재미난 노래를 가르쳐준다며, 이 노래를 가르쳐주셨어요.
가사가 한두군데 부정확한데, 암튼...
'삐곡빼곡 빈 깡통, 다 떨어진 깡통,
찡그랑쨍그랑 석유통, 간즈메통,
먹고나 싶은 염통, 장마당에 수박통
날 버리고 가신 님, 얄미웁다, 그 썅통'
어린 마음에 썅통은 나쁜 말인데...하며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는데...노래를 가르쳐주시던 그 선생님, 마치 제 맘속에라도 들어갔나 나오신듯..."얼굴이란 뜻인데요, 통자 붙이려고 그런거에요, 나쁜 말 아니에요" 하시면서 무마하시더라구요.
한동안 이 노래를 얼마나 열심히 불렀는지...각운이 재밌잖아요.
그러다 결국 엄마에게 썅통이라는 단어가 금지단어로 지정되면서 금지곡이 되고 말았지만요...
뭐, 이 노래 때문은 아니었겠지만, 저 '깡통' 무지하게 좋아해요. 지난 번(리빙노트 165번)에도 한번, 제 못말림증에 대해서 쓴 적이 있는데 그땐 제가 디카를 쓸 줄 몰라서, 사진을 못 보여드렸어요.

오늘 날씨도 꿀꿀한데다가, 내일 촬영 준비도 있고 해서 집에 있다보니, 심심해서...
이 깡통, 아마도 40년쯤 된 깡통일듯.
그 무렵에 가족들 생일선물이나 아니면 명절선물이 달걀 1줄, 설탕 1통, 밀가루 1포대, 뭐 이럴때였거든요. 이렇게 깡통에 담긴 설탕이라면, 당시로서는 아마도 꽤 괜찮은 선물이었을 거에요.
저희 친정어머니가 가지고 계시던걸 물려받아 가지고 있어요. 지금의 캔보다 훨씬 두껍고 단단해서, 앞으로 몇십년 더 끄덕없을 것 같아요.
만약에 딸아이가 탐낸다면 물려줘야죠.
뭐가 들어났구요? 수실이랑 둥근 수틀..그런게 들어있어요.

제가 애지중지하는 깡통들입니다. 찍어놓고 보니까, 몇 개가 빠진 것 같은데, 갑자기 찾으려니까 찾을 수 없네요.

캔디와 초콜릿 등이 들어있던 깡통입니다. 붉은 하트모양은 지난번 송년회 때 ido님이 주신거구요. 나머지 모두 캔 때문에 사서 먹은 것들입니다. 특히 공중전화박스 모양으로 생긴 건 죽음입니다. 사방이 모두 그림이 다른데...그중 한면은 강아지가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광경이랍니다. ㅋㅋ

이건 아시다시피, tea가 들어있는 캔들입니다. 홍차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깡통이 이쁜 관계로 이따금 마십니다.

이건 딸아이 중학교 졸업하던 해, 뽑기에서 뽑은 괌여행권 2장을 가지고, 딸아이와 둘이서 졸업여행 갔을 때 괌 수퍼에서의 노획물입니다. 종이상자에 담긴 허브티를 팔았는데 유심히 살펴보니 사은품이 들어있다고 써있더라구요. 그래서 두상자를 샀는데, 이것이 들어있었습니다. 티백이 하나 딱 들어갑니다.

어느 화장품 회사에서 새 화장품을 런칭하면서 여기다가 물건을 담아서 잡지 기자들에게 돌렸나봐요.
제가 편집장 할땐데, 우리 기자가 제가 깡통 좋아한다며, 이 깡통만 주더군요. 그래서 안에 뭐가 담겨있었는지는 모릅니다.
이거 말고도, 초록색 작은 과자상자랑, 몇개가 더 있는 것 같은데...
여러분들도 이쁜 깡통 가지고 계시면 구경시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