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모처럼 이마트에 다녀왔습니다.
모처럼 귀차니즘에서 해방되어, 몇가지 떨어진 걸 사려고 나섰죠.
거긴 진짜 장사가 잘되나봐요. 오후 1시쯤 갔는데 지하주차장에 차 댈곳이 없네요.
지하 5층인지, 6층인지 한참을 내려가서 간신히 주차시켰다는 거 아닙니까.
양면테이프도 사고, 행주도 사고, 라면도 사고, 커피도 사고...
그랬는데 결정적으로 감자 사다가 충격받았잖아요. 감자가 감자가 아니라 金자네요. 자그마한 걸로 다섯개를 담았는데 가격표를 보니 4천 3백원. 거의 한개에 9백원 꼴이잖아요. 허걱.
제가 얼마나 장을 오랫동안 안봤으면 감자 값이 이렇게 오른 것도 모르고...
낼 닭매운탕 하려고 하는데 감자 조금만 넣어야겠어요. 그램으로 비교해보면 감자가 닭보다 더 비싼게 아닐까 싶네요.
암튼 닭도 한마리 사고, 국 끓일 쇠고기도 좀 사고, 김치찌개 해먹을 돼지고기도 사고, 그리고 돼지아롱사태도 좀 사왔어요.
김치에 싸먹으려구요.
요새 저희 집 김치, 예술입니다.
워낙도 친정어머니가 김치 잘 담으시는데, 올핸 진짜 더 맛있는 거 같아요. 김치 맛있어서, 점심에도 찬밥 물에 말아서 김치조각하고만 먹었다니까요. 울 아들은 자긴 김치에 중독됐다며...한보시기를 먹어요.
김치가 너무 맛있어서 돼지고기를 쪘어요. 그리곤 생굴과 삭힌 홍어를 같이 담아서 먹었죠.
워낙 삼합은 묵은 김치와 돼지고기, 홍어회라는데 굴도 집에 있길래 꼽사리 껴줬죠. 그럼 사합인가?
이 홍어는 한참전에 누가 보낸 준 것인데...굉장히 많이 삭힌, 그래서 냄새가 무지 심한, 그 홍어에요.
아시죠? 그 냄새.
저희 시어머니랑 kimys는 고향이 전라도면서도 이걸 못 드셔요. 오히려, 자랄 때는 보도 못한 제가 먹죠. 제가 비교적 삭힌 홍어를 잘 먹는 편인데 이번 껀 너무 많이 삭혀서 처음엔 못먹겠더라구요. 락앤락통에 담아 김치냉장고에 넣어두고는 생각날 때마다, 몇점씩 꺼내 먹고 있는 중이에요. 그런데 참 묘한게 그렇게 냄새나는 것인데도 먹고 나면 입맛이 돌고 은근히 또 생각나고...입맛을 끄는 놀라운 힘이 있어요.
굴은 시동생이 녹동인가 하는 곳에서 부쳐준건데...정말 달아요. 달고 맛있어요. 굴을 까서 세척하는 곳에서 바로 사서 보내는 거라 싱싱하구요. 이 굴, 회로도 먹고, 굴밥도 해먹고...자알 먹고 있죠.
돼지고기는 아롱사태로 사서 전기찜기에 쪘어요. 늘 그렇게 하듯, 양파채 깔고, 파잎과 통후추 얹고...
쫄깃쫄깃하고 맛있네요.
암튼, 오늘 반찬은 어제 먹던 청국장에 김치와 굴, 돼지수육, 홍어회, 그리고 먹다남은 꼬막이 전부.
새로 한거라고는 밥과 돼지수육 뿐인데, 그래도 맛있게 아주 자알 먹었습니다.
저기 멀리 보이는 밥그릇이 kimys의 밥입니다. 저도 같은 그릇을 쓰는데, 저기 담긴 밥의 70%쯤 담아 먹습니다. 반찬접시와 같은 그릇을 쓰고 싶어도 크기가 너무 커서...
죽으나 사나, 저 코렐 작은 밥공기를 쓰죠.
싫증은 나지만, 대체할만한 밥그릇을 아직 못봤어요.
아~~ 배가 부르니까 다 귀찮긴 한데...레몬이랑 사과랑 사왔으니까. 나가서 맛간장 만들어야 겠네요.
지난번에 게으름을 부리다, 그만 아까운 레몬 한개를 버려서...이번에는 서둘러서 만들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