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찹쌀가루 두 봉지

| 조회수 : 8,185 | 추천수 : 138
작성일 : 2003-12-20 23:20:58
월요일날 무슨 날인지 아시죠?
네, 동지날이에요...동지팥죽 쒀먹는...
동지팥죽에 관한 에피소드는 작년 동지날 올린 쿠킹노트(96번) 읽으셨을테니까 넘어가구요.
올해는 진짜 동지팥죽 안쑤려고 했거든요.
귀찮아서요. 요새 귀차니즘이 너무 빈번하게 도져서...저도 제가 왜 이러는 지 모르겠어요.

암튼, 아침에 kimys에게, 팥 무지무지하게 좋아하는 kimys에게 "올핸 동지팥죽 안쑨다?!"하니까, "맘대로 하셔~~"하네요.
요기서 딱 끝내야 하는데 저는 꼭 한마디 더해서 제 발등을 찍습니다.
"다시 한번 묻겠어, 진짜 팥죽 안쒀!"
"아니, 뭐, 먹으면 좋지!!"

에구구...

그래서 저녁 약속 때문에 일산으로 가던 도중 하나로클럽에 들러서 찹쌀가루 한봉지를 집어들었는데, "새알심 많이 넣으면 맛있지!"하고 혼잣말처럼 하는 거에요, kimys가. 그래서 한 봉지 더 집어들었는데, 저 진짜 새알심 잘 못하거든요. 왜 그리 딱딱하게 되는지...

찹쌀가루만 집어들고 나오려는데 kimys가 생오리고기를 찾는거에요.
왜 그러냐고 하니까, 조류독감 때문에 먹어야 한대요.
닭이나 오리같은 가금류, 익혀먹으면 아무 이상이 없는 건데, 일단 매스컴에 오르내리면 찾는 사람이 없다고, 우리가 솔선해서 먹어야한다고. kimys, 이런 사람입니다. 광우병 파동나면 소고기 먹고, 구제역 파동나면 돼지고기 먹고...,우리라도 먹어서 소비해야한다고...
저희집 내일 메뉴는 오리로스구이입니다. 테팔그릴에 구워서, 파무침이나 아니면 양파피클 곁들여서 먹을거에요.

입이 짧거나, 편식이 심하거나, 반찬투정 하는 남편보다야, kimys같이 아무거나 잘 먹고, 또 먹고 싶은 것이 많아서 요리아이디어를 마구마구 제공하는 남편이 나을지는 모르지만, 가끔은 귀찮은 생각이 들어요.

이런 저를 보고 남편에게 잘한다고 하시니까, 양심상 고백을 하지 않을 수 없네요.
오늘 밤은 반성 좀 하고 자렵니다.
3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jasmine
    '03.12.20 11:52 PM

    일등 놀이!!!!!
    칭찬 카드 하나 발급!!!!!!
    팥죽 많이 쑤세요. 이유는 아시죠?

  • 2. 임현주
    '03.12.20 11:52 PM

    이렇게 일등하는날도있네요...오랜만에 들어왔거든요..요즘 공부중이랍니다.
    자주들어오구싶은데 ....아마 내년 이맘때쯤이면 여기는 살겁니다..^^

  • 3. 임현주
    '03.12.20 11:53 PM

    에구 일등아니네....

  • 4. 김혜경
    '03.12.20 11:55 PM

    jasmine님, 새알심 만들어주면 안잡아 먹지~~!!

  • 5. 최난경
    '03.12.20 11:57 PM

    작성중...으로 되어있더니 금방 리플이 달려 있어 누구신가 했더니만
    자스민님 이셨군요....월요일이 동지라기에 팥죽한번 검색해보고 있었거든요...
    남편분이 먹고 싶은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시다니 보통 주부들이 많이 그런것 같던데
    전 같이 살수록 해가 거듭할수록 남편식성보다 제가 먹구싶은쪽에 손이 가던데...
    예를 들어 톳나물 무침이나 생미역같은거 잘 안먹거든요...오징어포무침같은 밑반찬도 잘안먹고..
    예전에는 그래서 거의 안먹었는데 이제는 먹던 말던 안먹는 게 잘못된거지 라고 위안을 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반찬거리를 하게 되더라구요....

  • 6. 으니
    '03.12.20 11:58 PM

    저희도 오늘 홈플러스 갔었는 데 울남편 오리고기 집더이다....
    울어르신들이 다른 것들은 다 별로이신데 오리고기는 좀 드시거든여.
    낼 시댁가서 점심에 먹는다고 아무생각없이 집어들길래 잘~ 하고 있어....그랬답니다.
    익혀 먹으면 이상없다고 매스컴에서 떠들더라구여.
    하긴 안 떠들어도 저흰 먹어여...그동안도 계속 그래왔구여....
    닭이면 닭...오리면 오리...돼지고기면 돼지고기....
    가격 떨어진 김에 먹어두자....다 자기복이려니...하면서...

  • 7. 복사꽃
    '03.12.20 11:59 PM

    저도 낼은 팥죽끓이려고 찹쌀 담가놨답니다.
    맞아요, 새알심 만들기 정말 귀찮아요. 은근히 시간 잡아 먹는 것이,
    정말 누가 새알심만 만들어주면 팥죽 순식간에 뚝딱 만들어버릴텐데...

  • 8. jasmine
    '03.12.21 12:01 AM

    두분, 새알심 만들어 드릴게요.
    저를 초대하세요. 집에 한냄비 들고오는 조건으로.......

  • 9. 김혜경
    '03.12.21 12:05 AM

    냄비 들고 오세용!!

  • 10. 냠냠주부
    '03.12.21 12:09 AM

    아무것도 안하면서 냄비만 들고 가면 안되낭 ㅋㅋ

  • 11. jasmine
    '03.12.21 12:09 AM

    넵. 찹살가루도 들고 가야쥐.......

  • 12. 김혜경
    '03.12.21 12:11 AM

    찹쌀가루 충분해요, 멥쌀가루만 좀...

  • 13. jasmine
    '03.12.21 12:18 AM

    진짜로 오라는 말씀이신지.....냠냠 너무 한다!!!!

  • 14. 김새봄
    '03.12.21 12:21 AM

    뒤늦게 이거 읽고 부시럭 찹쌀 담구러 부엌으로 가는 전 뭡니까???
    눈은 팅팅 부어서...이구...

  • 15. 냠냠주부
    '03.12.21 12:21 AM

    음..그럼.. 냄비는 안들고..(눈 내리깔고)

  • 16. 이론의 여왕
    '03.12.21 12:39 AM

    저 월요일에 부모님 댁 가는데, 마침 동지라기에 올해는 제가 팥죽 쑤어드리려고 맘먹고 있어요
    여기 82쿡에 있을(아직 검색 전임) 동지팥죽 레시피랑, 엄마 냉동실에 쌓여있는 인절미만 믿고 있죠.^^

  • 17. griffin
    '03.12.21 1:40 AM - 삭제된댓글

    샘님..
    소동지, 중동지, 노동지.. 그거요...
    그면 식구중에 각각의 동지에 해당하는 사람이 있으면 팥죽 쒀먹으면 안된다는 의미인가요???
    그렇다면.. 식구의 범위를 어디까지 잡아야하죠???
    그 세분류에 포함 안되는 사람은 거의 없는거같아서요.

  • 18. 한해주
    '03.12.21 4:07 AM

    동지래요~(강원도사투리로)?
    오호호 저도 팥 담가 놓아야 겠네요. 음 새알심도 만들어야 하나....어쩌나..

  • 19. 예술이
    '03.12.21 9:08 AM

    태어나서 한 번도 팥죽 쒀본 적 없는데 자꾸 팥죽~ 팥죽~ ...
    괜히 꼭 쒀야되는 것같은 기분이 들고... 아~~ 걱정스러버.

  • 20. 김혜경
    '03.12.21 9:48 AM

    griffin님...
    애동지 중동지 노동지는 애동지의 경우, 그 해 어린이가 상하는 경우가 많고, 노동지는 노인들이 타계하는 일이 많다고 하는 미신같은 거죠. 거기에 해당하는 가족이 있으면 죽을 쑤고, 아니면 안쑨다는 그런 의미는 아닌 것 같아요.
    저희 친정어머니는 올해가 노동지라고, 건강이 완전하지 않은 아버지때문에 절에 다녀오셨는데(미리 불공넣으러), 죽은 안쑤신답니다. 저희 친정은 원래 동지날은 팥죽을 안쑤는 집이라...

  • 21. 김소영
    '03.12.21 10:28 AM

    우린 내일이 제삿날인데...팥죽은 물건너 간 거고
    날이나 풀렸으면 합니다.

  • 22. 복주아
    '03.12.21 12:18 PM

    올해가 노동지 라지요?
    팥죽을 쑤려 한다고 말을 흘리자마자 울 어머님
    팥과 찹쌀가루를 가지고 우리집에 오셨습니다.
    동서들네 불러서 쑤어 먹으라구 하십니다.
    걍 청계에(시댁)가서 끓이면 안되냐니까.. 울어머님
    머뭇머뭇 하시면서 안된다고.....
    옛날 옛적에 어느 노동지해에 팟죽을 쑤어먹고는
    그날로 우리 어느조상 할머니가 돌아가셨대요.
    그래서 그후 울집에서는 노동짓날은 팥죽을 안쑤어 먹게 되었다구 하십니다.
    그러시면서... 갑자기 작은 목소리로 " 동지 자나걸랑 쑤어먹으면 안되냐?"
    안될꺼야 궂이 있을게 뭐이 있겠어요.. 어머님...
    이리하여 저는 동짓날 지나고... 넘들이 머고싶어 하는날!
    그때!!! 쑤어 먹을랍니다.
    그네요~ 찹쌀가루를 그냥 집안에 놔두면 상할까요?

  • 23. 현정맘
    '03.12.21 12:35 PM

    샘님은 좋으시겠어요..남편분이 반찬투정두 안하고 맛나게
    드시니..반찬투정 하는것 보다 귀찮아두 모해달라 하면서 맛나게
    먹어주는 남편이 좋답니다..저두 어제 친정엄마가 팥죽 맹글어 주셔서
    맛나게 먹었답니다...

  • 24. 복사꽃
    '03.12.21 12:37 PM

    복주아님, 그냥 실온에 오래두면 상합니다. 냉동실에 보관하세요.
    전 조금있다가 방앗간 다녀오려구요. 이제 팥을 삶고 있습니다.
    쟈스민님, 전 조금밖에 안되니, 혼자서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어요.
    선생님댁에 가셔서 도와드리셔용~~!
    그나저나 혜경샌님께서는 두봉지를 언제 다 만드실지...힘드시겠어요.

  • 25. 크리스
    '03.12.21 3:38 PM

    저희 남편도 경제를 살리자며 우리라도 소비를 해야한다고 하는데...ㅎ.ㅎ

  • 26. khan
    '03.12.21 4:54 PM

    동짓날이 음력으로 초순이면 (1~10일) 애동지
    동짓날이 음력으로 중순이면 (11~20일)중동지
    동짓날이 음력으로 말경이면 (21~말일) 노동지 이렇게 부르죠.
    올해는동짓날이 음력으로 그믐날이라 노동지라 하는거구요.
    양력으로는 21~22일로 거의 같지요.

    들리는말로는 노동지라 큰스님이 올해 유난히 많이 열반하셨다고 하든데....

    저희집은 그런것 무시하고 해마다 끓여먹지요.
    올해도 내일 동짓날은 어머님이 절에 가신다고 , 오늘 끓여먹자 하셔서 조금전 한그릇 먹었네요.
    노동지라 노인네가 끓여서 나눠먹으면 좋단다, 하셔서 어머님이 직접 끓이셨고.
    동서들도 푸짐히 한그릇씩 가져가고.
    일년에 한번먹는데, 뭘가리겠어요 먹고 싶으면 그냥 끓이는거지...

  • 27. 고정아
    '03.12.21 11:35 PM

    뭐든 잘 먹어주는 남편 정말 고맙지 않나요? 맨날 새모이만큼 먹구 편식하는 남자 정말 무쟈게
    시러시러..저희 애아빠라고 할순 없지만...(^^;) 다시 태어나믄 마른 남자하고 안 살겁니다.
    마누라 살집 있는 거 평생 대조실험군으로 사람들의 싸늘한 시선에 눈물 납니다.
    돼지고기도 항상 반근, 생선도 항상 반토막이면 충분한 우리집. 그렇다고 돈이 모이냐면 절대
    그렇지도 않은 우리집..음식쓰레기만 넘칩니다...
    옆단지 사는 친정엄마가 팥죽 나눠주려나? 기대 만빵 해봅니다.

  • 28. 오이마사지
    '03.12.22 4:14 PM

    뒷북치는 소리지만..
    냉동찹쌀경단있던데..그건 별루던가요..?

  • 29. 이창희
    '03.12.23 6:12 PM

    잘하시는 분들은 읽지 마시고요
    팥죽은 팥 삶아서 채에내리고 앙금가라안치는 과정이 귀찮은데요
    저도 올해 누구한데 배은건데 푹 삶아서 믹서에 돌려보세요
    너무나 쉬워요 죽쑤는거야 다 아시겠고
    저는 원채 먹는걸 좋아해서 동지전날 벌써 해 먹었답니다

  • 30. 김혜경
    '03.12.23 8:01 PM

    창희님, 전 작년에 핸드블렌더로 갈아보니 꺼끌꺼끌한 느낌이 있어서 그냥 체에 내렸거든요.
    팥 체에 내리는 게 너무 힘들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47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233 2013/12/22 32,978
3346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22,599
3345 급하게 차린 저녁 밥상 [홍합찜] 32 2013/12/07 24,898
3344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22,273
3343 차 한잔 같이 드세요 18 2013/12/05 14,901
3342 돈까스 카레야? 카레 돈까스야? 10 2013/12/04 10,916
3341 예상하지 못했던 맛의 [콩비지찌개] 41 2013/12/03 14,987
3340 과일 샐러드 한접시 8 2013/12/02 14,099
3339 월동준비중 16 2013/11/28 17,016
3338 조금은 색다른 멸치볶음 17 2013/11/27 16,721
3337 한접시로 끝나는 카레 돈까스 18 2013/11/26 12,477
3336 특별한 양념을 넣은 돼지고추장불고기와 닭모래집 볶음 11 2013/11/24 14,808
3335 유자청과 조개젓 15 2013/11/23 11,833
3334 유자 써는 중! 19 2013/11/22 9,710
3333 그날이 그날인 우리집 밥상 4 2013/11/21 11,216
3332 속쌈 없는 김장날 저녁밥상 20 2013/11/20 13,685
3331 첫눈 온 날 저녁 반찬 11 2013/11/18 16,483
3330 TV에서 본 방법으로 끓인 뭇국 18 2013/11/17 15,742
3329 또 감자탕~ 14 2013/11/16 10,501
3328 군밤,너 때문에 내가 운다 27 2013/11/15 11,565
3327 있는 반찬으로만 차려도 훌륭한 밥상 12 2013/11/14 12,918
3326 디지털시대의 미아(迷兒) 4 2013/11/13 10,955
3325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 8 2013/11/11 16,523
3324 산책 14 2013/11/10 13,361
3323 유자청 대신 모과청 넣은 연근조림 9 2013/11/09 10,822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