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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갈치국]과 갈치조림

| 조회수 : 6,585 | 추천수 : 107
작성일 : 2003-08-31 19:58:57
형선후배는 이번주 푹 쉬고 다음주부터 원고 쓰라고 하고,
jasmine님은 낫 갈 시간이 있어야 추수에 더 능률이 오른다고 충고했지만 혈액형이 혈액형인지라...B형이거든요.
B형은 미리미리 준비해야 직성이 풀리고, 약속도 꼭꼭 지킨다면서요, 제 성격이 그래서 참 사는 게 고달퍼요.

하여간 좀 쉬라는 주위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어제와 오늘 이틀 동안 200자 원고지로 200장 가량 썼습니다. 그랬더니 머리가 멍하고 골치도 아프고 어지럽고...,그래서 TV 앞에 앉아보거나 침대에 누워봐도 맘이 편하지 않아 다시 컴앞으로 다가가게 되고...
병이죠?

어제 밤 늦게 빗속을 뚫고 kimys의 절친한 후배가 스티로폼박스를 들고 왔네요, 제주도에서 막 올라오는 길이라며. 박스만 내려놓고 차도 한잔 안마시고 가버리고.
박스를 뜯어보니 얼음에 뒤덮인, kimys가 좋아하는 갈치.
은빛 비늘이 찬란하고, 눈도 살아있는 것 처럼 얼마나 똘망똘망한지...
그래서 그 밤중에 일단 세마리를 손질해서 갈치국와 갈치조림을 해놨어요.
바로 요리를 안하면 갈치를 보내준 후배에 대한 예의가 아닐 듯 하여.

갈치국은 engineer님이 보내주신 제주호박으로 끓였는데, 역시 재료가 중요하네요. 여기의 호박 늙은 호박으로 끓인 것과는 다르네요.
제주호박은 늙은 호박처럼 둥그렇게 생겼는데 그렇게 딱딱하지는 않네요. 속은 연두색과 아주 연한 주황색이었는데 끓이니까 주황색으로 변하구요.

갈치조림은 무를 넣고 해서 반은 냉동을 했어요. 생선을 냉동한 후 해동해서 조림을 해먹는 것보다 생물 생선을 조림한 후 냉동하는 편이 맛이 더 나은 것 같아요.

오늘 점심은 갈치국 먹고, 오늘 저녁은 어제 저녁에 먹다 남은 캠핑찌개에 갈치조림 먹고, 낼 저녁은 갈치 구워먹고, 모레 저녁쯤 남은 갈치국 먹고...연일 갈치 파티가 벌어지고 있네요.
이렇게 라도 해야 원고가 써질 듯, 아니고 오늘은 뭘 먹지하고 고민하다보면 글도 안써질 것 같아요.

에궁 커피라도 한잔마시고 다시 집필에 들어가야지!!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경빈마마
    '03.8.31 8:10 PM

    야호! 1등!

    요즘 1등한번 안하면 좀..........?

    갈치국 정말 맛있지요.

    무에 청량고추 붉은고추에 대파 숭숭숭...마늘 팍 고추가루에 자박 자박한

    싱싱한 갈치국 에 조림 밥도둑 입니다.

    말이 원고지 200장이지 어휴!!!!! 대단 하십니다.

    도와주는이 없이 그리 일을 하시는 쥔장님은

    정말 살림꾼 입니다.

    쥔장님! 다른이에게 일 못맡기시요?

    존경합니다.

  • 2. 김혜경
    '03.8.31 8:12 PM

    아니에요, 저희도 1주일에 한번, 4시간 정도 청소와 손빨래 도와주시는 분 와요. 언제 한번 이분 얘기도 한번 쓰려고 하는데...
    전 하는 일만 하고 못하는 건 안해요.
    그리고 저희집 갈치국은 고추가루 안넣고 하얗게 끓여요. 근데 정말 비리지않고 시원해요.

  • 3. 경빈마마
    '03.8.31 8:18 PM

    아~ 그래요!
    그렇군요!
    그 후배 참 예쁘네요.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했나요?
    쥔장님이 그리 예쁘게 바지런하시니 어찌 주위에서
    마음이 가지 않겠어요?
    그리고 생각보다 수수하시다면서요?
    왜?일반적으로 우리같은 아줌마들은
    뭔가 우리와는 다르다고 생각 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기분을 못 느끼게 하시니
    맘들이 좋아 하는것이 아닌가 싶어요.

    당영하지요!
    철녀도 아니고 연세도(????) 있으시니...
    그 정도 도움 받는 것은 도움도 아닌셈이지요.
    아마 그 일하시는 분도 오셔서 더 많이 배워가시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편안하고 좋은 밤 되세요.

  • 4. yozy
    '03.8.31 9:18 PM

    선생님! 같은 혈액형이라니 웬일인지 너무 반갑네요.
    B형만의 특징인지 아님 성격 탓인지....
    이젠 뭐든지 대충대충 넘어갈법도 하련만 아직도 대충하면 적응이 안되고
    옆에서들 그것도 병이라고 한마디씩들 하고...

    선생님! 갈치국 끓이실때 육수는 뭘로 하셨는지요?
    그리고 간은 젓국으로 하셨는지 아님 국간장으로 하셨는지
    여쭤봐도 되나요?
    제가 한번도 갈치국을 접해보지 못해서 염치불구하고 여쭤봅니다.
    (요즈음 선생님 글 올리시는걸 뵈니 우선 건강을 조금 회복하신것 같아 안심입니다)

  • 5. 고추밭
    '03.8.31 10:02 PM

    어느덧 8월도 끄뜨머리에 와 있는데요
    덥지도 않고 비만 많이 오는 여름---
    아직도 더 올 비가 남아 있는 모양인데---
    걱정이 되네요

    건강부터 챙기셔야 될텐데,
    성격상 일 미루지 못하시는 것 같고,
    氣 라도 팍팍 불어 보내 드릴께요

  • 6. 으니
    '03.8.31 10:23 PM

    ㅋㅋ 저도 오늘 저녁은 갈치 조림이었는 데....
    '찬마루 제주바당 생선조림' 고거 사다가 했는 데
    맛...쥑였습니다.
    워낙에 갈치가 비싼지라 실패하면 안 되겠기에
    시판 소스 사다 한 건데 정말 맛나더군여.
    종종 애용해야할 것 같은 예감이.....

  • 7. 김혜경
    '03.8.31 10:42 PM

    yozy님 육수는 멸치국물로 했구요, 간은 소금으로 했어요, 더 자세한 거 쓰면 레시피 노출이라고 형선후배에게 혼나요~~.
    고추밭님, 제가 기받아서 안 아프고 이렇게 또 원고 쓰고 있나봐요. 또 한꼭지 썼어요.
    으니님 그거 괜찮죠? 어제 제가 양념해서 갈치조리면서 좀 조심스러워지더라구요, 제주바당조림장 사다 할 걸 그랬나 싶고...

  • 8. yozy
    '03.8.31 10:48 PM

    네! 알겠습니다.
    답변 감사하구요.
    일밥 2탄만 기다리고 있을께요.

  • 9. 아뜰리에
    '03.8.31 11:49 PM

    진짜 맛있겠네요. 예전 제주에 갔을때 갈치회에 갈치국에 갈치조림을 사흘동안 질리지도 않고 먹었던 기억이 되살아나 괴롭네요.

    제가 어렸을때만 해도 시장가면 제일 싸고 만만한 생선이 고등어와 갈치였었어요.
    노란 양은 냄비에 국물 넉넉히 붓고 고춧가루 조금 뿌려 애호박을 얹은 갈치조림을 참 자주 먹었었는데,,, 엄마는 식탁에 앉아 뼈를 발라주셨고. 다른 생선과는 달리 갈치는 길다란 토막이라 가운데 뼈를 남겨 그걸 잡고 우리가 먹을 수 있게 해주셨죠. 꼬리부분과 대가리 밑부분은 당신이 드시고 나머지 통통한 부분을 자식들에 주시던 엄마가 생각납니다.

    이젠 저도 아이의 엄마로서 갈치를 먹을때면 예전 엄마가 했듯이 그렇게 뼈를 발라주는데 우리 아이도 커서 과연 내가 가진 엄마의 추억처럼 저도 날 추억할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오늘 저녁엔 신랑이 일주일만에 돌아오고 내일은 두달만에 아들이 오고..
    이 두사람에게 어떤 맛있는 음식을 해주나 하고 들어왔다가 불현듯 엄마에게 난 어떤 음식을 해드렸나? 반성합니다.

  • 10. 조은미
    '03.9.1 12:13 AM

    오늘 첨으로 글을 씁니다.
    계속 눈팅만 하다가 후후후...

    여긴 해운대예요.
    칼치 요즘 애들이 잘 먹어요.
    생칼치 (매끼칼치)를 사서 소금 조금만 넣어서
    30분 정도 절인 걸 씻어내서 물기 빠진 걸
    후라이팬에 구우면
    생선 잘 안 먹는 우리 딸도
    시어머니게서도
    밥 한 그릇 뚝딱 하시는 걸요.

    아직 뼈를 잘 못 발라내는 우리 아들
    5학년인데 한심하지만
    맛있게 먹는데
    담에 시장 가면 또 사야지 생각이 절로 난다니까요.

    님들의 솔직담백한 얘기
    열심히 봅니다.
    혜경님에게 감사해요.

    건강하세요..

  • 11. 이종진
    '03.9.1 1:51 PM

    남대문 먹자골목에 갈치조림으로 유명한 집이 티비에 나왔었는데, 신랑이 한번 먹으로 가야겠다고 하더라구요. 찌그러진 냄비 주위로 불길이 일렁이면서 조려지던데..
    갈치가 좀 비싸지 않나요? 생선은 싼게 별로 없는거 같애요. 그래서 생선 거의 안사요. 모, 고기도 잘 안사먹지만.. 아무래도 애기가 생기기 전까지는 생선없이 고기없이 대충 먹고 지낼거 같애요. ^^;

  • 12. 송정효
    '03.9.1 4:34 PM

    남대문 갈치골목...<희락>이 젤루 유명하죠?
    갔잖아요.^^*지난 초봄에....!
    안비싸요.1인분에...3000원이엇나?
    암튼 맛잇고,안비쌌어요.
    저 무지 갈치 좋아하는데....좀 줄일려구요.
    그거 아세요?
    전 물만먹어두 살이 찌는 <태음인>이거든요.
    근데...체질에 따라 약이되는 음식-김달래 저
    이 책을 보면 아주 상세하게 체질 진단법과,각 체질에 좋고,나쁜 음식을 가려 놧어요.
    그런데...갈치가 태음인 한테 좋긴한데...성질이 아래쪽으로 치우쳐서 치질 환자한테는 좀 안좋다네요~

    그런데..올 봄에 제가 유산소운동을 너무 열심히 하고,다이어트에 열중한 나머지 치질오 한때 고생해서요(지금은 다 나앗죠),갈치는 조금만 먹을려구요^^*

  • 13. 복사꽃
    '03.9.1 5:37 PM

    혜경샌님! 갈치국 끊여서 드셨다구요? 정말 맛있었겠네요.
    전요 지난주 금요일이 귀빠진 날이었었는데요, 갈치미역국 끊여서 먹었습니다.
    VJ특공대에서 소개하길래, 도전해보았죠. 맛있더군요.
    송정효님! 남대문에 자주오세요? 전요 직장이 남대문시장근처인데요, 한번도 못가봤답니다.
    다음에 꼭 한번 가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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