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집에서도 끓일 수 있다, [메기 매운탕]
저, 정말 오늘 아침에는 못일어나는 줄 알았어요. 온몸 구석구석 안 아픈 곳이 없고...
어제 jasmine님이랑 분당에서 1시간30분동안 전철을 타고 와준 아짱님 덕분에 넘넘 편하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피곤하네요.
jasmine님이랑 아짱님 도와주시지 않았더라면...상상할 수도 없네요.
출판사 후배 형선이가 저더러 책내라고 꼬득일 때 뭐라 했는 줄 아세요?
일.밥. 보다 원고량도 적고, 사진도 훨씬 수월할 거라고...
그말을 액면가 그대로 믿은 건 아니지만, 원고량도 많으면 많았지 적을 것 같지않고, 사진은 먼저 분량의 3배쯤 될 것 같아요. 허걱.
10시 넘어서 간신히 몸 일으키고 매실잼 탄물과 쌍화탕을 아침으로 때우고, 내일 촬영할 분량을 체크했는데...대충 챙겨보니 딱 60커트네요, 물론 그게 다 요리는 아니죠, 요리라면 그렇게 못하죠, 요리를 만드는 과정, 혹은 재료, 혹은 도구...
하나하나 챙겨보니 거의 준비가 끝나있는데 딱하나 붕어찜에서 걸리네요.
아무리 궁리해도 붕어 사다가 찜을 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을 것 같더라구요.
kimys도 "엉뚱한 생선으로 눈속임하려 하지 말구, 제대로 해"하구요.
그래서 노량진으로 갔어요. 괜히 잘 알지도 못하는데 상암동의 마포농수산물센터나 인왕시장에 가서 없는 붕어 찾느니 좀 멀더라도 아예 확실히 있는 곳을 찾아가지 싶었죠.
아시죠? 민물생선 파는 곳?
노량진수산시장 말구요, 노량진역 지나서 영등포쪽으로 더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에 민물생선가게 들이 몰려있어요.
민물장어 미꾸라지 붕어 메기 쏘가리 등등.
붕어 1㎏사고, 그리고 메기도 1㎏샀어요, 민물새우도 사고...
그거 아세요? 살아있는 붕어랑 메기 어떻게 잡아주는지...
전기로 충격을 줘서 기절 시키던데요, 엽기죠? 그런데 붕어는 비늘 벗기고 배 가르고 났는데 기절에서 깨어나서는 지 내장 없는 지도 모르고 꿈틀거리고.
집에 돌아와서 일단 멸치국물을 냈어요.
다음 멸치국물을 좀 떠낸 다음 고추장과 된장을 1:2로 섞었구요.
냄비에 무조각과 감자조각을 넣고 메기를 넣고 국물을 부은 후 된장과 고추장 푼 걸 넣고, 손에 잡히는 대로 청홍고추도 넣고 파도 썰어 넣고 호박도 조금 넣고 , 그리고 결정적으로 맛내기 포인트 깻잎도 넣었구요, 끓는 냄새가 어찌나 구수한지...수제비 반죽까지 떼어 넣으니...
정말 전문점 매운탕 안부럽던걸요...
메기 1㎏에 6천원, 민물새우 2천원어치...겨우 주재료 비용으로 8천원밖엔 안썼는데...
조금전 친정어머니 말복달임 잘 하셨나 안부전화하면서 큰소리 빵빵 쳤다는 거 아닙니까??
담에 메기매운탕 끓여드린다고...
저 이제 부엌에 나가서 내일 촬영준비해야해요.
궁금해요, 자유게시판에 댓글 못다는 거 용서해주세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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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나
'03.8.15 7:43 PM1등 인가요...오랫만에 리플 다네요^^...
2. 나나
'03.8.15 7:43 PM전기 민물 메기,놀랍네요,,,
3. 벚꽃
'03.8.15 10:18 PM혜경님!
밥이 보약인데...
아무리 바빠서 찬이 없더라도 밥을 챙겨 드세요^^
그리고 아짱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참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분 같으세요.
근데 요리책 내시는 분들 보니까 옆에서 요리 만들어 주는 사람들이
따로 있는것 같던데... 그건 출판사에서 해 주는게 아닌 모양이네요?
어쨋든.. 책도 좋고 돈도 좋고 명예도 좋지만 건강이 최고 아니겠어요.
건강 하세요.4. 냠냠주부
'03.8.15 11:04 PM수제비 떼어 넣는 장면에서 군침 돕니다..
갑자기 왜 아리영이 생각나는지 모르겠네 ㅋㅋ5. 부산댁
'03.8.15 11:06 PM헉,, 메기 매운탕,, 저 너무너무 좋아한답니다..
사진보니 절로 침이 꿀꺽 넘어가네요.. 정말 맛있겠어요..
혜경샘과 같이 사시는 kimys 님이 너무 부러운거 있죠.. 히히
저도 남편한테 맛난거 좀 해줘야 할 텐데.. 실력이 딸려서 원~~6. 하늬맘
'03.8.16 12:14 AM연일 강행군 하고 계시군요..
이번엔 어떤 책이 나올지 잔득 기대하고 있는 일밥 가족 생각하고 힘 내세요.
몸으로 도와드리진 못하지만 마음으로...7. 체리
'03.8.16 12:18 AM그 와중에도 가족들을 위해 별미 음식을 준비하시는 프로 주부 혜경 선생님,
존경스럽습니다.
책이 기다려집니다.8. 뿌니푸우
'03.8.16 5:06 AM에공, 책사다가 재미있게 읽기만 했지, 그렇게 고생하시는줄도 모르구여..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9. 박은영
'03.8.16 8:30 AM선생님 정~말 고생이 많으시네요
곁에 있다면 도와드리고 싶은데 마음만으로라도 일조하겠습니다
저 매운탕이 특기인데. 친정집이 금강가예요
어려서부터 민물고기 먹으면서 자랐고
지금도 가끔 아빠가 고기 잡으시는데 그물로 하죠
저도 전기로 하는건 못봤는데 대량으로 그렇게 하기도 하나 보네요
수제비 떠넣는 손길이 예술입니다.
건강하세요10. 우렁각시
'03.8.16 9:54 AM메기매운탕 걸쭉하게 먹고나서 수제비 떠먹는 맛...잊지 못하죠!
에~~그동안 좀 팔린다싶은 연예인들 요리책...거의 본인들이 직접 만든게 아니라고 읽었어요.
구체적으로 누구 책 요리는 누가 만들었고 실명까지 나오길래 실망했었죠..
일*밥 2를 손에 쥘11. 카페라떼
'03.8.16 12:13 PM오~ 메기 매운탕 저도 좋아해요..
전 생선 무지 좋아하거든요..특히 머리..아니 대가리(생선은 대가리라고 한다죠?)
예전엔 손도 안댔는데 언제 부턴가 대가리에 손이 먼저 ^^
샘 많이 바쁘셔도 몸 신경쓰시고요..
일밥 2탄 정말 기대대요..
아! 그리고 애칭이름 정하셨는지 무지 궁금하네요...12. yozy
'03.8.16 1:33 PM정말 맛있겠네요.
솔직히 민물생선요리는 한번도 시도를 못했는데
혜경선생님 덕분에 이제 자신있게 덤벼봐야겠어요.13. 마마
'03.8.16 1:38 PMjasmine님과 아짱님도 안 잊을께요.
혜경님 도우신다고 수고 많으셨어요.
저희 모든 82 식구를 대신하신거죠?
새로 나올 책 보게 되면 쟈스민님과 아짱님의 손도 어디 이쯤에 있었겠지 하며
잘 보겠습니다.14. 우리집
'03.8.16 9:41 PM - 삭제된댓글아프지 마시구요, 나중에 책 나오면 한장한장 아껴서 읽어야 할 것 같아요 ^^
15. 바람
'03.8.18 9:22 AM유구무언..
프로는 아름답다~
그말 정답이란거 이번에 실감합니다...
고진감래.. 행복덩어리가 그리 쉬울라구요..
그래두 건강은 꼭 챙기시옵길.... ^^16. 소쿠리
'03.8.29 3:25 AM허걱.. 무서버..ㅠ.ㅠ 어릴때 움직이는 물고기 죽는거 보고 그걸로 만든 찌게를 못먹었던 기억이.. --;
17. 미쿠리김
'03.12.20 6:27 PM너무 맛있겠당........... 나도 먹어보고 싶어요.
만들어서 먹어야지.18. 미쿠리심
'03.12.20 6:30 PM이거 얼마에요? 빨리 먹고싶다
19. 번개머리
'03.12.20 6:32 PM민물고기가 맛있게 생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