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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잡탕밥]과 [계란국]

| 조회수 : 10,055 | 추천수 : 92
작성일 : 2003-08-10 19:59:41
그저께랑 어저께랑 날이 그리도 좋더니만...
참 이상하죠? 전 이불빨래만 하면 날씨가 나빠져요.
어제 밤에 저희 집 침대의 위치를 바꿨어요, 먼저 놓였던 위치에서 90도 돌려놓은 것이 kimys에게 좋다고 해서 침대랑 사이드테이블이랑 설합장이랑 모두 위치를 바꿨어요. 떡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기왕 침대 만지는 김에 스커트부터 시작해서 매트리스커버 이불 벼개커버 몽땅 다 벗겨서 어제 밤에 한판, 오늘 아침에 한판 돌려 널었는데 날씨가 이러네요. 참 이상하죠??
아침부터 날씨가 꾸물꾸물, 컨디션도 덩달아서 처지는데...그래도 주부가 마냥 처질 수도 없어서....

아침에 어머니 성당 모셔다 드리곤 그길로 코스트코로 내달렸어요.
양재동에는 누브라가 들어왔다는 거 같아서 양평점에도 있는 줄 알고 구경갔더니.... 없대요.

다 떨어진 휴지랑 린스 사고, 냉동쇼케이스에서 해물잔치랑 가리비살이랑 칵테일새우랑 사가지고 왔어요. 하림의 닭날개랑 뼈를 발라낸 다리살도 사고...하림 부분계육, 포장이 바뀌었네요.
모처럼 생파인애플도 사고, 바나나도 사고...


집에 들어오니 12시20분.
장 본거 얼른 풀어 집어넣고 닭날개 양념부터 했어요, 점심에 튀겨먹으려구요. 재워두지 못한 관계로 양파가루도 듬뿍, 마늘가루도 듬뿍, 시즈닝솔트도 넉넉히. 한 10분 재웠다가 녹말가루에 묻혀서 튀겼죠.
닭날개 튀기는 동안 밥도 하고 국도 데우고 반찬 차려놓고...
그렇게 해서 있는 국과 반찬에, 밥과 닭튀김만 새로 해서 점심은 끝!!




저녁메뉴는 잡탕밥을 하기로 했어요. 코스트코의 야채는 좀 맘에 안들어서 야채비빔밥 해먹기도 그렇고, 마침 해물잔치도 샀길래...

해물잔치의 새우가 좀 부실하다는 꽃게님 말씀이 생각나서 칵테일왕새우를 좀더 꺼내고 해서 해동판에 알미늄 호일을 깔고 해물과 새우를 녹였어요.
그리고 다용도실에서 제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죽순통조림와 영콘통조림을 하나씩 따서 반만 꺼내고,
반은 냉동실로 보내고.
냉장실안의 당근 몇조각, 피망 대신 초록색을 내 줄 오이 몇조각, 그리고 미리 불려뒀던 표고버섯, 이렇게 준비를 해뒀죠.
밥이 어지간히 됐을 무렵 우묵한 프라이팬에 일단 식용유를 두르고 마늘편과 파채, 그리고 생강가루를 볶았어요. 고추기름에 볶는 건 자신 없어서요. 언젠가 고추기름에 뭘 볶다가 온 집안식구들이 최루탄 맞은 것처럼 기침하고, 울고 해서.
파와 마늘에서 향이 나자 야채 넣고 해물넣고 볶으면서 일단 맛술 조금 넣었구요, 고추기름도 조금 넣어서 칼칼한 맛을 냈어요. 그리곤 굴소스도 넣고...
이금기에서 나오는 치킨스톡을 조금, 물 1컵에 커피타는 찻술로 반 정도 넣어서 만든 육수를 붓고, 팔팔 끓었을 때 오늘의 비장의 카드 XO장을 넣었어요.

솔직히 XO장 넘넘 비싸잖아요. 80g 정도 되는 그 쬐그만게 1만원 훨씬 넘잖아요. 그래서 늘 망설이고 못샀는데 마침 선물받은 것도 있고 해서 작은 술로 반 정도 넣어봤어요. 그리고 녹말물 붓고, 참기름 넣어서 끝.
글로 쓰니까 참 복잡한 것 같은데 실제로 해보니까 정말 별거 아니네요.

아, 그리구 계란탕은 맹물을 끓이다 이금기 치킨스톡 반찻술 정도 풀고 파와 달걀만으로 끓였어요. 그냥 깔끔하게요.


이렇게 제가 처음 만든 잡탕밥에 대한 우리 가족들의 평.
"맛있다"
"외식할 필요 없다"
"맛있지만 다음에 칼칼하지 않게 해달라"
"아니, 난 더 매콤했음 좋겠다"
하여간 오늘 메뉴 성공 먹었어요.
꽃게님, 이 잡탕밥, 새책에 소개됩니다. 뭐라 고맙다 해야할지...

아, XO장 말이에요, 그걸 넣으니까 잡탕이 뭐랄까 한결 고급스럽다고 할까, 아님 해산물의 풍미가 살아난다 할까...XO장 한병 가지고 연구좀 해봐야겠어요. 심지어 라면에도 이걸 넣으면 라면이 달라진다고 하는데, 그렇게 쓰기에는 너무 高價고..., 아무리 비싼 소스지만 그걸 가지고 아주 쉽게 맛난 걸 해먹을수만 있다면 아까울 것도 없는 거니까... 낼부터 XO장 요리 연구에 들어갑니다.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쫑아맘
    '03.8.10 8:06 PM

    맛있겠다...

  • 2. 아쿠아
    '03.8.10 8:25 PM

    저두여..며칠전에 잡탕 밥 했는데 최루탄 그자체 였어여..주방에 있는 저는 몰랐는데 거실에 온통 난리라서...환기 하구 간신히 괜찮아 졌네여...다들 어떻게 하시나여??매운 냄새 장난 아니던데...근데 진짜 맛있져? 82쿡에 딱맞는 아이템이네여,,,간단하구 뽀대나구..ㅎㅎ

  • 3. 김혜경
    '03.8.10 8:26 PM

    아쿠아님 아무것도 없는 프라이팬에 고추기름부터 붓고 볶으니까 최루가스 수준인데요, 일단 야채랑 해물이 들어간 다음 넣으니까 괜찮던걸요.

  • 4. ssssss
    '03.8.10 10:14 PM

    문님 게살 통조림은 어느게 좋은가요
    통조림에서 꺼내 바로쓰면 되는건가요
    좀 자세히 올려주세요

  • 5. 빈수레
    '03.8.10 11:01 PM

    고추기름, 직접 사용하는 것보다 기름에 파마늘 넣어 볶아서 행을 내듯, 기름 먼저 달구고 마른 고추 썰어 넣어 향을 우려서 쓰는 게 편해요.

    XO소스, 여러가지로 편해요.
    반찬 없어서 밥 비비거나 야채만 넣고 볶을 때 그거 좀 넣으면 맛이 확 달라져요.
    단 비벼 먹을 때는 밥이 뜨거워야 제맛이더라구요.
    양념해서 냉동해 뒀던 고기를 볶으면 맛이 좀 덜한데 그럴 때도 조금 섞으면 좋구요.

  • 6. moon
    '03.8.11 12:11 AM

    이금기 치킨스톡에다 게살 통조림, 캔옥수수, 청경채, 녹말물, 계란 넣어서 끓여주면 간단하게 끓일 수 있는 게살 스프가 되지요. XO소스는 사천식 해삼탕 요리에 써도 괜찮더라구요.( 치킨이라고 생각하면서 자꾸 키친이라고 쓰니....뭐가 문제인지 - _- )

  • 7. 김혜경
    '03.8.11 12:13 AM

    moon님 저도 걸핏하면 치킨타올이라고...훗훗

  • 8. 꽃게
    '03.8.11 10:01 AM

    새책에 실린다니....영광이옵나이다.

    이리저리 해먹다 보면 정말 외식할 일이 없어져서 몸만 자꾸 고달퍼집니다.
    어제도 울 시동생이 갈비먹으러 가자고 하는데...어찌 자꾸 본전 생각이 나서리....
    집에서 먹기 힘든 곱창, 염통구이 먹으러 가기로 했답니다.

    저도 XO소스 마련을 해야겠어요.
    참 치킨스톡 괜찮은가요??? 조미료 맛이 많이 나지는 않는지요??

  • 9. 레이첼
    '03.8.11 11:30 AM

    근데, 이금기 치킨스톡은 서양 요리쓸 때의 치킨스톡과 다르나요? 그렇담 어디서 파는지용...알려주세요..

  • 10. 10월예비맘
    '03.8.11 12:45 PM

    사진이 파는 잡탕밥보다 더 근사합니다.

  • 11. 우렁각시
    '03.8.11 1:43 PM

    왔다구나~~~맘이 통했나 ..입맛이 통했나?
    저도 어제 잡탕밥 해먹고 신랑 칭찬에 입이 헤 ~~벌어졌다는거 아닙니까?ㅎㅎㅎ

    해물모듬 한 봉지 사서 늘 해물전 부쳐먹고 해물 스파게티만 해먹었거든요.
    굴소스에 볶아 덥밥 만든 적은 있었는데 그게 우렁각시 한계라~~
    녹말물은 생각 못하고 이걸 우째야 국물을 많게 만들까 갸우뚱...했네요.
    거기다 죽순이랑 영콘을 넣으면 정말 더 직이는 잡탕밥이 나오는 군요...아하..

    고백하자면 (-_-; ) 전 게맛살 나는 계란탕 가루사서
    나름대로 새우랑 파 좀 더 넣어주고 달걀 깨서 휘리릭~~~(거기까지가 제 재주랍니다ㅜ.ㅜ)

  • 12. 로로빈
    '03.8.11 2:35 PM

    혜경님, 밑에 까신 매트요, 저도 똑같은 것 있는데...
    제건 이 광희 부띠크에서 사은선물로 준 거예요. 10년 전에...
    그 비싼 이 광희가 82 cook에 웬 말이냐구요?
    친구가 거기 샵마였거든요. 그래서 그 덕에 14프로 가격에 좀 샀었죠. 처녀때니까....
    14프로면 얼마냐면요, 100만원짜리가 14만원이 되는 거예요.
    근데 직원들한테만 되는 세일이라서 제 친구가 알아서 제 취향일 것 같은 옷을
    찝어서 두어벌 제 사이즈로 사다줬어요.
    선 볼 때 몇 번 입은 것 빼곤 입을 일이 없어서 옷장 속에만 고이 모셔두다가
    (왜 원래는 백 몇십만원 짜리라니 버리지도 못하고..... ) 이번에 둘째 낳고서야
    미련을 버리고 다 버렸습니다. 저야말로 66이 88됐거든요.

    옷은 활용못했는데 그 때 얻은 저 테이블매트는 다용도로 아직도 활용한답니다.

  • 13. 김혜경
    '03.8.11 8:26 PM

    로로빈님 눈썰미에 두손 두발 다 들었습니다. 그거 이광희부띠끄 꺼 맞습니다. 전 한13,4년전쯤 패션담당기자할 때 선물 받은 거 같습니다. 전 한번도 안쓰고 어느 구석에 박혀있었는데 토요일밤 침대 옮기면서 침구넣어두는 플라스틱상자(침대 밑에 넣어두는..)에서 나와서 비로소 이런것도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때 슬리퍼는 안 받으셨나요? 저런 계열로 슬리퍼도 딸려왔었는데...

  • 14. 최난경
    '03.8.11 9:59 PM

    잡탕밥....정말 맛있어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나날이 사진찍는 솜씨도 발전되시는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사진중에 최고!

  • 15. 홍금표
    '03.8.24 12:48 AM

    질문? 칵테일 왕새우가 뭐죠? 이금기의 치킨스톡? 이거 큰 마트에 가면 있는 쉽게 구할 수 있나요? 다 생소하니 좀 기가 죽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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