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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김지원님을 위한 [생선초밥] 만들기

| 조회수 : 9,407 | 추천수 : 124
작성일 : 2003-06-24 09:16:45
지난번에 한번 생선초밥 도전기 올렸었는데..., 쿠킹노트 189번이요.
그런데 김지원님의 질문도 있고, 새롭게 가족이 되신 분들을 위해 코스트코의 회원지 커넥션에 실린 글 옮겨 실을게요.

' 휴일 아침 일찍 코스트코에 장보러 가는 날이면 점심으로 먹을 스시세트를 고르곤 하는데…
그런데 어느 세트든 먹기 싫은 게 하나쯤은 꼭 끼어 있어서 100% 만족하기 참 어렵죠. 한참을 들여다 보다 결국 차선을 택하고… 이럴 경우 스시코너 옆의 냉동 쇼케이스에 관심을 가져보세요.
완성품으로 판매되는 바로 그 스시의 재료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답니다. 날치알에서 부터 농어 도미 연어 눈다랑어 장어같은 생선, 북방조개 새조개 골뱅이 한치 새우 문어 등등 10여가지. 정말 먹고 싶은 것만 쏙쏙 골라서 초밥을 먹을 수 있죠.

그런데 문제는 초밥은 가정에서 만들기 어려운 아주 전문적인 요리라는 선입견 때문에 선뜻 재료들을 골라 들수 없다는 거죠. 공전의 히트를 친 만화 ‘미스터 초밥왕’을 너무 열심히 본탓일까 밥은 두 번에 쥐어야하고, 밥알은 몇 개이어야 하고, 손의 온도가 높은 여자는 초밥을 만들면 안되고…이런저런 지식들 때문에 주저하게 되지만, 한 번 용기를 내보세요.

물론 초밥의 생명은 싱싱한 횟감이겠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게 밥 맛이거든요.
밥은 이렇게 한번 해보세요.
밥은 쌀과 물을 1:1,그러니까 좀 되게 짓는 거죠. 지을 때 식용유를 아주 조금만 넣어보세요. 밥에 윤기가 흐르며 더욱 맛있는 밥이 됩니다.
밥만큼 중요한 게 삼배초, 업소에서는 아예 배합이 되어 나오는 제품을 쓴다고 하는데 가정에서는 어림없는 일. 양평동 참치코너의 요리사 아저씨가 귀띔해준 대로 밥 1공기반에 식초 3큰술, 설탕 2큰술, 소금 1작은술으로 간하니 딱 좋네요. 물론 식초에 설탕과 소금을 넣은 후 불에 올려놓고 설탕이 녹을 때까지 저어가면 초의 아주 신맛을 한번 날려줘야 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반드시 밥이 뜨거울 때 삼배초를 넣을 것, 삼배초를 넣은 후에는 고루 섞은 다음 반드시 차갑게 식힌 후 초밥을 쥘 것.
사실 여기까지는 김초밥이나 손말이초밥 용 밥을 만드는 것과 같으니까 그렇게 어려울 건 없죠.

밥이 식기를 기다리는 동안 횟감을 손질해야 하죠. 횟감은 팩에 들어있는 상태에서 5분정도 물에 담가 급속해동을 하면 싱싱함이 살아있는 재료가 됩니다. 손질이 잘 되있기 때문에 해동만 되면 바로 초밥을 만들 수 있죠.
또 하나 와사비가루에 동량의 물을 섞어 잘 저어 와사비도 만들면 이젠 준비 끝.

이제 밥을 쥐어서 초밥을 만들어야 하는데 초보자들은 손에 묻기만 하고 잘 뭉쳐지지 않아 고생하죠. 이럴 땐 손에 삼배초를 발라가며 가볍게 쥐면 된다고 하는데 전문가가 아닌 이상 말처럼 쉬운 건 아니죠. 위생장갑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도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요?

횟감이 눈다랑어(30피스)와 새우(24피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 팩에 20쪽 씩 들어있는데 4인가족이라면 3팩이면 충분해요. 횟감의 가격이 제각각 이긴 하지만 1만5천원 정도면 충분할 듯.
그렇다면 이런 의문을 갖는 분들이 계실거예요, ‘1만5천원이면 해놓은 걸 사먹지 뭐하러 귀찮게 집에서 손수…’, 그렇지만 먹고싶은 것만 골라먹는 즐거움, 이것도 편안함 못지않은 큰 기쁨이랍니다.


스시 이렇게 만드세요
① 초밥용 횟감은 개봉하지 말고 찬물에 5분 동안 담가서 해동한다.
② 밥은 물과 쌀의 비율을 동량으로 하고 식용유를 조금 넣어 고슬고슬하게 짓는다.
③ 삼배초는 식초 9: 설탕 6: 소금 1의 비율로 섞은 후 불에 올려 저어가며 설탕을 녹인다. 초의 강한 신맛이 날아가면 불에서 내린다.
④ 밥에 삼배초를 넣어 잘 섞은 후 밥을 식힌다.
⑤ 와사비가루에 물을 동량으로 섞어서 와사비를 만들어 둔다.
⑥ 밥이 식으면 밥을 쥔다.
⑦ 밥 위에 와사비를 바르고 초밥용 회를 얹는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으니까 한번 도전해보세요.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예비...
    '03.6.24 9:21 AM

    와 일등이다~! 비오는 장마철.. 뽀송뽀송하게 지내세요~

  • 2. 김은경
    '03.6.24 9:33 AM

    코스트코말구 초밥재료 파는곳 없을까요? 몇군데 다녀봤는데 못본거같아서요....
    초밥해주면 신랑이 무지좋아할거같은데... ^^

  • 3. 김혜경
    '03.6.24 9:34 AM

    노량진수산시장의 냉동해산물 코너나, 홍은동 인왕시장의 두레유통같은 냉동수산물 코너에서도 팔던데요.
    은경님 댁은 어디신지요? 근처 큰 재래시장의 냉동수산물 가게에 한번 가보세요.

  • 4. 강현녕
    '03.6.24 11:00 AM

    안녕하세요.
    일밥 열심히 탐구하고 있는 선생님 펜이예요.
    자주 접속하지만 글을 남기긴 처음.
    제가 글 쓰는 걸 많이 부끄러워 해서요.
    저 초밥 엄청 좋아하는데 비싸서 자주 못 먹는데...
    오늘 초밥이 올랐기에 궁금한 점이 있어서 용기를 냈습니다.
    배합초 비율 있잖아요.
    밥 한공기 반 이라고 하셨는데 밥공기 아무거나 되는건지.
    아님 특별히 계량에 사용하시는 그릇이 따로 있는지 . 궁금하네요.
    그리구요 선생님 책에 있는 김발이 초밥요.
    저희 일곱살 배기 아들이 너무 좋아해요.
    그래서 자주 하거든요.
    생선초밥도 굉장히 좋아하는데 제가 요리실력이 별로라 해 줄 생각 못하거든요.
    근데 오늘 생선초밥이 올라서....
    이번주 토요일 초밥 한번 도전해 볼려구요.
    전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토요일 아님 시간이 없답니다.

  • 5. 김지원
    '03.6.24 11:22 AM

    와우.....너무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장따라해봐야지....라랄라라..
    아.그리고 쿠킹노트 타이틀에 이름이 올라가니 상당히 송구스럽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잘먹을께요.^^

  • 6. yozy
    '03.6.24 2:26 PM

    선생님! 우리 신랑이 생선초밥을 너무 좋아하는데 한번도 집에서는 시도를 못해봤거든요
    덕분에 신랑한테 사랑 많이 받을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7. natukasi
    '03.6.24 4:46 PM

    일본에 있을때 단골로 가던 스시집이 그립네요.
    처음엔 흰살 생선이나 삶은 새우, 골뱅이, 조개류가 무조건 좋았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맛의 차이를 알고 부터는 고등어같은 등푸른 생선이나 연어알, 생새우,
    참치의 기름진부분도 좋아하게 되더군요.
    스시집에서만 쓰는 말들이 있어요 사전에도 안나오는...
    삼배초 섞은 밥을 '샤리'라하고, 뜨겁고 진한 녹차를 '아가리'라 하는 식으로....
    초밥의 참맛을 유지하는데는 몇가지 규칙이 있다네요.
    물론 재료의 신선도가 제일 중요하지만, '샤리'의 온도가 중요하대요.
    너무 따뜻해도 안되고, 너무 차가와도 안된다고...사람의 체온과 같은 정도가 가장 좋대요.
    운이 좋으면 갓지어서 적당히 식혀서 수분을 날린 '샤리'를 맛볼수 있었는데...
    그맛을 잊을수가 없네요.
    그러니 백화점이든 마트든 냉장쇼케이스에 있는 초밥은 이미 초밥의 참맛을 잃은거죠.
    일본에선 마트에 가도 실온에 두고 시간대별로 새로 내놓지 냉장 쇼케이스에는 두진 않거든요.

    지난번 초밥 레시피 보면서 한번 만들어 봐야지 하면서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초밥용 생선이 노량진 수산시장에도 있다니(코스트코 회원이 아니라서) 한번 만들어서
    남편 놀래켜 줄까봐요.

  • 8. 김혜경
    '03.6.24 11:08 PM

    현녕님 보통 밥공기로 하나 반이래요,그 요리사 얘기로는...

    natukasi님, 노량진에 유진참치라고, 냉동 수산물 파는 곳이 있어요. 참치횟감도 싸고, 새우도 싸고...이 집에 있어요...

  • 9. 늘기쁜맘
    '03.7.6 7:12 AM

    엊그제 사와서 오늘 일요일이라 해먹으려 했는데, 코스트코에서 본 그 회원지를 깜박해서 일밥 찾아보니 없네여..해서 어디에 있을텐데..하고 뒤져볼 생각이였는데,,,여기 딱 있어서 좋네여..
    얼른 메모했져...이따 후기 올릴께여....
    참!!냉동 추러스랑 냉동 복숭아도 너무 맛있어여...이제 이 복숭아로 버블티 한번 만들어먹어야 소원이 풀린텐데...언제 또 남대문까지 가서 그거 (타파오카?) 사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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