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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복습해본 주말 상차림- 마지막 [낙지볶음]

| 조회수 : 9,806 | 추천수 : 131
작성일 : 2003-05-06 21:59:30
그렇게 덥더니 비가 오네요.

요 며칠, 글을 올리고 나서, 여러분들의 반응을 보니 뭔가 오해가 있는 듯하여...
저 그렇게 착한 사람도 아니구요, 완벽한 사람도 아니구요, 그렇게 훌륭한 아내나 며느리는 더더욱 아니구요, 그냥 남한테 피해만 안입히려 노력하는 사람이에요. 그것도 노력일뿐 알게 모르게 남에게 상처도 입히고 피해도 입히고 하겠죠. 저에 대해 과대포장된 듯하여 영 쑥스럽네요....

그럼 마지막 복습으로.

*낙지볶음
이건 진짜 재료가 중요합니다. 낙지가 신선하지않으면 양념장 아무리 맛있어도, 꽝입니다.
낙지 손질법은 아시죠? 소금으로 바락바락 주물러서 빨판에 붙어있는 불순물까지 다 씻어내셔야 하구요, 내장 뜯어내고, 눈이랑 그거뭐죠? 딱딱한 거, 그게 낙지 입이던가요? 자연시간에 졸아서..., 다 뜯어내세요. 간혹 낙지 내장이 맛있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전 아직 안먹어봐서요...
낙지를 밀가루에 씻는 분들 계시죠? 저도 한때는 밀가루에 씻었어요. 결혼초 낙지를 서너번 씻으면서 그때마다 소금으로 조물조물 했더니 너무 짜서...그런 실수 다시는 안하려고 그 담부터 밀가루에 씻었는데 어느 요리선생님인가, 밀가루에 씻으면 소금에 씻을 때보다 더 질겨진다고 해서 다시 소금에 씻습니다.
채소는 양파 홍고추 청양고추 대파 넣었구요, 양념장은 요, 양지머리로 국 국물 내놓았는데 이게 좀 많은 듯 해서 국국물 한컵을 떠다가 고추가루 반컵 정도, 다진 마늘도 ⅓컵정도, 좀 많이 넣었죠?,전 마늘만큼은 많이 먹어두자 하는 주의라서요. 소금은 2작은술정도, 국간장 1큰술 정도, 후추가루 조금, 아, 설탕, 설탕 1큰술 정도, 이렇게 해서 고추장처럼 불어나도록 뒀어요. 저희 요새, 무슨 영양소금인가 하는 걸 쓰는데 너무너무 짜서, 조금 넣는 편이니까 이거 그대로는 하지 마세요.
손님상 거의 다 차려질 무렵, 우묵한 프라이팬 달궈서 식용유 아주 조금 넣고, 낙지를 넣어 볶다가 일단 양념장을 반 정도 넣었어요. 낙지와 양념장이 잘 버무려진 후 야채도 넣고, 색깔이랑 간봐서 나머지 양념장을 넣었어요. 싱거우지 싶어서 소금을 더 넣으려고 했더니 동서들이 간이 딱 맞는다 하여 소금을 그만두고 참기름으로 마무리 하고 끝!!

이렇게 해서 요리 복습은 끝났는데...
일의 순서에 대해서 궁금한 분들도 계신 듯 하여...


*장보기와 준비하기
장은 5월1일 근로자의 날 낮에 일차로 코스트코에서 봤어요. 장봐온 후 바로 갈비는 물에 담가서 핏물을 빼기 시작했죠. 다른 것들은 냉장고 넣고...
밤에 보니 핏물이 다 빠진 듯하여, 김치냉장고 믿고 바로 양념하기로...
예전같으면 초대날 전전날쯤하지만 요샌 김치냉장고의 식품보관력이 우수해서 좀 미리미리 해둬도 되죠.
갈비를 씻어서 건진 후, 컷코의 트리머(작은 톱니칼인데요, 딴 때는 별로 쓸 일이 없는데 갈비 잴 때는 제법 한 몫하죠)로 기름 떼어내고 칼집 내서 손질하고 양념에 조물조물한 다음 밀폐용기에 넣어 김치냉장고로 직행!!
12시가 훌쩍 넘었길래 아예 닭날개 양념도 마쳤죠. 깨끗히 씻어서 물기 완전히 빼지  않은 상태로 양념하여, 역시 김치냉장고로~~.

2일엔 전을 부쳤어요. 이것도 실수로. 보통은 당일 아침에 부치는데 동태 해동을 너무 일찍하는 바람에 그냥 12시도 넘어서 가스불위에 프라이팬 2개놓고 부쳤어요, 동태전이랑 버섯전이랑. 시간은 글쎄 1시간도 채 안걸린 것 같은데...워낙 조금 했거든요. 한끼 먹을 정도만..., 이것도 아침에 차갑게 식힌 상태로 락앤락에 담겨 김치냉장고로...

3일 낮에 홍은동 인왕시장에서 수박이랑 참외랑 딸기랑...과일을 사왔구요, 밤에 보성 서방님이 낙지 가져다주셔서 낙지 손질한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물받침이 있는 락앤락에 담아서 역시 김치냉장고로...
역시 밤중에 부엌에서 부시럭부시럭 하는 김에 각종 소스들, 야채샐러드용 드레싱, 냉채용 마늘소스 등, 과일샐러드 밑간용 프렌치드레싱을 만들어서 역시 김치냉장고안으로... 김치냉장고 한칸이 비어있지 않았다면 어쩔뻔 했는지..

4일 오전에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야채들을 씻어서 썰었어요. 냉채용은 냉채용 끼리, 잡채용은 잡채용끼리, 낙지볶음용은 낙지볶음용 끼리 한통에...썰 때 요령 아시죠? 양파 하나를 가지고 겉은 잡채용 채로, 가운데 것은 큼직하게 잘라서 볶음용으로 하는 식으로 썰면 간편해요.
야채썰어놓고 어머니 성당에 모셔다 드리고 그 길로 상봉동 코스트코에 가서 포도랑 케익이랑 사가지고 다시 성당으로 가서 어머니 모셔서 집에 들어오니 12시40분. 갈비찜 불에 올리는 동시에 압력솥에 밥해서 먹고 치우니 1시30분. 그때부터 고사리나물 볶고 과일샐러드 만들고 닭튀기면서 잡채꺼리 볶고...닭튀김에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닭 기름에 넣어놓고 다른 음식만들고 설거지하고 하니까 금방금방 정리가 되구요.
5시쯤 동서들이 모여들 무렵엔 모든 게 거의 끝나 있어요.
동서들이랑 같이 담고 상차리니까 끝이죠,뭐.밥 국 뜨는 동안 낙지볶고...
미리미리 조금씩 하니까 별로 힘 안들어요. 그리고 일단은 조금씩 하는 거니까...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여진맘
    '03.5.7 10:56 AM

    앗. 1등
    며칠만에 들어오니 어마어마한 상차림이 올라와 있네요. 꽈당

    아무리 설명해 주셔도 저같은 사람은 거의 불가능~~

    나두 인간성은 나름대루 괜찮은데 요리는 왜이리 싫은지...누가 한개먹으면 되는 알약을 만들면 좋으련만. 잔치용1정, 다이어트용1정, 보통식사용1정, 소풍용1정....ㅋㅋ

  • 2. 초롱이
    '03.5.7 12:17 PM

    이진맘님 정도 예전에 고3때는 밥 대신에 알약 한개만 먹었으면 했어요.
    하지만 요즘엔 그러면 사는 낙이 없을거같아서요. 별루로 생각해요.
    혜경님 와~~~하는 소리가 절로 나네요.
    저도 3월달에 처음으로 시아버님 생신상 차려드렸는데
    하기 3일전부터 장보고 야채 썰어놓고 긴장의 긴장이 너무나도 크더라구요.
    그날 당일에 다 괜찮게 했었는데요
    결정적으로 매일 밥을 돌솥에 해먹어서 한끼 분량만 하거든요.
    그날 압력솥에 밥을 했는데 태워버렸어요. 윽 -_-
    근데 또 다시 한다고 생각만 하면 스트레스 이만저만 아닌데...
    정말 대단 대단 하십니다.

  • 3. 잠비
    '07.3.5 7:44 AM

    어그... 여기서는 3등이닷!!!

    ㅎ ㅎ ㅎ 울적하던 기분이 풀렸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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