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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요리 밑천!! [볶음 고추장]

| 조회수 : 8,468 | 추천수 : 133
작성일 : 2003-04-26 11:10:41
한참 전부터 친정어머니, 고추장 때문에 끌탕을 하셨어요. 3년전엔가 담근 고추장인데 너무 말라서 그냥 먹기 어렵다고, 고추장볶음을 좀 했으면 좋겠다고...
항아리에 들러붙어있는 고추장 떼내기도 귀찮고, 또 그게 국간장이나 된장같으면 우리 집도 먹어야하니까 어떻게 해결을 보겠지만 고추장이라서...
고추장 만큼은 친정 꺼 안먹거든요.
우리 시이모님이 시골에서 담가 보내주시는 고추장이 환상이라...진짜 우리 시이모님 연세만 젊으시면 대량생산해서 팔아도 될텐데...빛깔이며 맛이며 예술이거든요.
올해도 보내주시려나, 작년에 주신 거 다 먹었는데, 팔순을 넘긴 고령이시라 보내달란 말씀도 못드리겠고...언제 날잡아서 보성에 내려가봐?!

어째튼 더이상 친정어머니의 속끓임을 두고 볼 수 없어서 어제 고추장을 퍼내고, 알뜰주걱으로 항아리에 붙어있는 것까지 싹싹 끓어내서 싸보니, 한 7,8컵?? 적지않은 분량이더라구요.
"제가 볶아다 드릴게요, 그 손으로 뭘 볶아"
"뭐 넣고 볶을 건데.."
"소고기랑 마늘이랑 양파랑 뭐.."
"양파?"
"양파 넣어도 되요.냉장고에 두고 먹으면 돼"
"..."
"허허 잔소리, 맡겨두시라니깐, 아님 의사가 많이 쓰지 말랐다는 그 손으로 엄마가 볶아보든가, 빡빡해서 볶을 수도 없을텐데..."

친정어머니의 잔소리와 걱정을 뒤로 한 채 씩씩하게 싸가지고 왔죠.

어제 저녁 생태탕 끓이려고 멸치국물 낼때 아주 넉넉하게 냈어요. 왜냐하면 고추장이 짠듯도 싶고, 또 물 대신 멸치국물을 쓰면 더 맛있지 않을까 싶어요.

전 볶음고추장 레시피, 신미혜선생님꺼 써요.
고추장 1컵을 볶을 경우 우선 다진쇠고기 반컵, 다진양파 30g, 파마늘 각 1큰술, 식용유 1큰술, 간장 1작은술, 참기름 1작은 술 후추 등을 넣고 볶아요. 여기다가 고추장과 물 반컵, 설탕가루 ¼컵 참기름 1큰술을 넣고 볶아서 졸이는 거죠.

여기에 기본을 두긴 했지만 전 좀 다르게 했어요.
냉동실안에 다진 쇠고기가 마침 없고 해서, 일전에 양념해서 빚어둔 섭산적을 꺼냈어요.제 손바닥만한게 크게 빚은 거 두장을 꺼냈어요.

큰 냄비에 고추장을 쏟고, 멸치국물을 4컵 정도 부어서 풀었어요. 물론 잘 안풀리죠. 여기다가 설탕을 2컵 정도 넣었어요. 그리고 어지간히 녹은 섭산적을 큼직큼직하게 떼어서 넣고, 양파는 딱 1개 밖에 없어서 이걸 갈아넣고 마늘은 한 반컵정도, 많이 넣었어요. 참기름도 거의 반컵 정도 많이 넣었구요.
그리곤 계속 저었죠.
처음엔 잘 안풀리더니 고추장도 잘 풀리고, 고기도 잘 풀어지고...그런데 찍어보니 너무 짠듯하더라구요. 그래서 멸치국물을 반컵 정도 더 넣고 , 좀 덜 단듯하여 꿀도 한 큰술 정도 더 넣었어요,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 딱딱해진다는 얘기를 들은 듯 하여...잘 저어가며 수분을 날렸어요. 폴폴 끓어오르는 고추장 덕에 손바닥도 데어가며...거지반 되갈 때 통깨도 한 큰술 정도 넣었어요.

그리고 다시 찍어먹어보니, 여전히 짠듯...그래도 내려버뒀는데 kimys가 물 마시러 주방에 들어갔다가 그걸보곤 찍어먹어봤나봐요. "볶은 고추장 맛있는데...""짜지 않아요?""고추장이 저 정도는 되야하는 거 아닌가?"하네요. 좀 안심하고 잠자리에 들었어요.

조금전 부엌을 치우면서 고추장을 병에 담았어요. 친정어머니도 가져다드리고 수고한 저도 좀 먹고...
찍어먹어보니 아주 맛있네요. 흐흐흐. 지난번엔 볶아 먹은 것보다 훨씬 맛있어요.

참 흐뭇하네요. 다용도실에는 새로 만든 맛간장이 한초롱 있고, 냉장고 안에는 양념된장이 제법 큰 밀폐용기 가득 들어있고, 이제 볶은 고추장까지...
잠시 수고로 식사준비가 한결 수월하게 됐죠. 여러분들 주말에 뭐하세요, 오늘 저녁, TV 시청 대신 고추장도 볶고 양념된장도 만들고 해보세요. 몇주간 요리가 쉬워지죠.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꽃게
    '03.4.26 11:31 AM

    저도 오늘 고추장 볶으려고 해요.
    쇠고기 넣으면 딱딱해지는 것 같아서 돼지고기로 했었는데 오늘은 쇠고기로 해야겠어요.

  • 2. 김혜경
    '03.4.26 11:40 AM

    울 엄마, 돼지고기로 할까봐, 쇠고기로 하라고 신신당부!!
    딱딱해지는 건 설탕때문이라죠? 그래서 꿀을 넣으라고 하는 분들도...앗 나도 꿀 조금 넣었는데 수정해야지...

  • 3. 때찌때찌
    '03.4.26 1:26 PM

    전에 고추장 볶음 실패한 적이 있는지라... 선뜻 안땡겨요... 울신랑 한번 스윽 비벼먹더니 은근히 못본척 하더라구요...전엔 조용히 혼자서 처리했는데... 할용기 생기면 맛없어도 먹일꺼예요..
    어제 마트가서 맛간장 만들 재료(?) 사왔어요... ㅎㅎ오늘 저녁에 한솥 끓여서 시어머니두 드리고 해야겠어요. ㅎㅎ칭찬받을꺼 같은데.. 으쓰~윽^^
    즐거운 주말 되세요..&&

  • 4. 김경란
    '03.4.26 4:41 PM

    저기여 볶음고추장과는 무관하지만 맛간장있잖아요
    그냥 시중에 파는 간장가지고 맛간장을 만들어먹나요??
    아님 집에서 담근 국간장 있죠?? 그걸로 만드는 건가요??
    궁금하네요..^^

  • 5. 우렁각시
    '03.4.26 9:20 PM

    깔끔한 친정어머니에 든든한 딸~~
    참 보기 좋아요.....

  • 6. anna
    '03.4.27 12:16 PM

    맞아요..딱딱해져요. ㅜ.ㅜ 저희집 식구들은 처음 보는 거라고 잘 안먹구, 저만 먹어요.

  • 7. 세연맘
    '03.4.27 11:04 PM

    김경란님 맛간장은 양조간장으로 만들어요. 수퍼에서 구입하시면 됩니다.

  • 8. 이종진
    '03.4.28 12:27 PM

    맛간장은 시중에서 파는것 간장중 싼걸로 만들면 된대요.
    맛간장은 성공한거 같으니까 이번엔 볶음고추장을 해봐야겠네요. 그럼 다진쇠고기를 사야하네..
    결혼전에는 몰랐는데, 쇠고기.. 비싸데요.. 그래서 쳐다보지도 않고 있어요. ^^;

  • 9. 이종진
    '03.4.28 12:30 PM

    참, 볶은 고추장은 어디에 이용하면 좋아요?
    제가 아는건 밥 비벼먹기, 비빔국수 만들기 밖에 없거든요.. ^^;

  • 10. 김혜경
    '03.4.28 5:35 PM

    종진님 비빔밥 비빔국수외에도요, 쌈 먹을 때 쌈장으로 드셔도 되구요, 고추장찌개 끓일 때 고기가 없으면 요 볶은 고추장으로 끓여도 되요.

  • 11. 지니
    '03.4.28 5:58 PM

    멀쩡한 고추장으로 볶은고추장 만들어놓아두 되는건가요?
    맛간장처럼 말예용...
    아님. 볶은고추장은...오래된 고추장을 재활용하기 위한 것인지요?
    넘 초보같은 질문이죵...살림하다보니 꼭 초딩학생이 된 기분이예요..
    모르는 것 투성이라..

  • 12. 김혜경
    '03.4.28 6:10 PM

    맛있고 멀쩡한건 하기 아깝죠. 그래서 전 딱딱해진 것, 색깔 미워진 것 더 맛있게 먹기 위해서 볶아요.

    지니님 처음부터 잘 아는 사람이 어딨나요? 뭐든 물어보세요, 제가 모르는 건 같이 배우면 되구요.

  • 13. 이영순
    '03.5.14 2:17 PM

    처음이라
    항상 한번은 볶음 고추장을 만들어 먹어봐야 겠다는 생각에
    이번에 한번 시도 하려고 하는데요... 다진 쇠고기는 밑간 없이 한번 다른 곳에 볶아서 넣는지
    아님 그냥 준비된 재료랑 같이 한꺼번에 넣고 끌이는지 궁금합니다.
    다른 분들 글을 봐도 이런말은 없어서...
    너무 초보같은 질문같지만 답변부탁드립니다

  • 14. 이종진
    '03.5.14 7:27 PM

    볶은 고추장 만드는 순서입니다.
    첫째, 다진 쇠고기는 간장, 후춧가루, 설탕, 참기름으로 밑간을 합니다.
    둘째, 팬에 (기름을 두르고) 쇠고기, 다진 마늘을 넣고 센 불에서 볶습니다.
    셋째, 고기가 완전히 익으면 고추장, 물, 설탕, 참기름을 넣고 되직해질 때까지 졸입니다. 이때 고추장, 물, 설탕의 비율은 4:2:1! (참기름과 다진 쇠고기는 기호에 따라..)
    --------------------------------
    책에 있는 내용이에요. 이 내용과 위의 혜경님 글을 합치면 아주 잘 되겠죠....?
    저 오늘 볶은 고추장 만들었는데, 아무래도 잘 안된거 같애요. 언젠가 밥에 비벼먹었던, 반찬 없이도 무지 맛있었던 그 맛이 아니네요. 혼자 해치워야 할지도... --;

  • 15. 잠비
    '07.3.4 10:26 PM

    아들이 아프리카로 간다고 볶음 고추장 주브에 든 것 사갖고 왔어요.
    맛이 어떤지 먹어보니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참 편리한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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