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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대강 짜본 kimys 생일 메뉴

| 조회수 : 14,853 | 추천수 : 120
작성일 : 2003-04-20 03:51:01
그러고 보니 kimys 생일이 2주앞으로 다가왔네요.
집에서 한참 생일상을 차릴 때는 2~3주전부터 메뉴를 짠다, 장을 봐들인다 분주했는데 2~3년전부터 집에서 안차리다보니 이렇게 맥놓고 아무 준비도 안하고 있었네요. 임혜리님 아니었으며 미리 준비하지 않아 허둥댈 뻔 했요.

메뉴를 짜려고 족보책을 들여다보니...
족보책이 뭐냐고요? 있잖아요, 접대일지라고 할까, 무슨 날 무슨 메뉴를 했는데 반응은 어땠고,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껄 하는 기록이요, 족보책 들여다보니, 빠진 날도 많고, 또 요리도 너무 뻔하네요...
일단 저희 시댁식구들, 익숙치 않은 거 잘 안먹구요, 또 중국요리같은 거 안먹는 사람도 있구요, 베지테리안도 있구요, 김치 못먹는 남자어른도 있구요, 또 저희집=갈비찜 이렇게 생각하는 아이들두 있구요, 생각해보세요, kimys가 팔남매의 맏이고, 팔순이 훨씬 넘은 노모를 포함해서 모두 모이면 32명이나 되는데 어떻게 그 입맛을 다 맞추겠어요? 그러다보니 가장 평범한 상을 차리게 되는 거구요. 그래도 매번 한두가지는 좀 새로운 걸 하려고 노력하는데...


일단 밥과 무국은 기본이구요, 갈비찜 역시 기본이에요. 시누네 조카들이 그런대잖아요, "큰 외삼촌네 갈비찜 먹으러 가자". 시누가 아이들에게 갈비찜 안해먹이겠어요? 지들 입맛에 아마 우리 갈비찜이 맞아서 겠죠.
갈비찜은 좀 넉넉히 하려구요, 양념할 때 핫소스 아주 조금 넣어서 깔끔하게 마무리할거구요.
고기요리는 이거 하나면 되지만 지난해 어머니 생신에 핫윙 히트쳤기 때문에 아마도 핫윙 좀 튀길 것 같네요.이건 거의 간식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날개에 시즈닝 솔트와 파프리카 마늘가루 양파가루 후추가루 뿌릴건데, 파프리카 대신 고운 고추가루 조금 넣어도 되구요.

생선요리는 요, 일단 굴비 몇마리 굽고 그리고 새우 요리를 좀 할까 싶네요. 시댁식구들에게는 새롭게 선보이는 마요네즈소스에 버무린 새우요리가 어떨까 싶은데...새우 튀겨서 일.밥. 134페이지의 소스 버무리려구요. 아니면 낙지나 쭈꾸미 볶음을 하고...하여간 생선구이외에 한가지만 더 하려구요.

찬 음식으론 역시 샐러드 냉채류죠.
샐러드는 일.밥. 248페이지의 파인애플드레싱을 얹은 샐러드를 하구요, 냉채는 토방식 해파리냉채할까봐요. 월남쌈에 오이랑 해파리랑 넣고 말아서 소스를 얹는..., 아니면 단초절임한 무에 싸먹는 구절판을 하던가...

잡채도 해야죠. 잡채는 좀 넉넉하게 해서 집락용기에 담아서 나눠주면 좋아하니까 잡채는 넉넉하게 하고...
녹두묵무침도 은근히 잘 팔리는 음식이라, 녹두묵 무침도 조금만 하고...
녹두묵무침과 잡채는 재료가 엇비슷해서 두가지 음식이라고는 하나 거의 한가지 하는 기분이라 부담이 없죠.

전도 빠질 수 없죠.
네째 시동생은 동태전 킬러고, 둘째시동생네 큰조카는 김치빈대떡마니아니까 동태전과 녹두전 부치고...

여기에 김치 두세가지, 젓갈 한두가지면 되지않을까 싶네요. 나물도 하면 좋지만 제가 워낙 나물에는 조예가 깊지못해서...

정리해보면
* 밥
* 무국
* 김치- 배추김치, 갓김치, 알타리김치 등
* 젓갈류-명란젓
* 고기요리- 갈비찜(넉넉하게), 핫윙(넉넉하게)
* 생선요리- 조기구이(모자랄 정도로), 낙지볶음 혹은 새우요리 중 택일
* 채소요리- 양상추샐러드 , 해파리냉채 혹은 무구절판 중 택일, 나물(?)
* 전- 동태전, 녹두전
* 잡채와 녹두묵 무침
* 그리고 뭔가 별난 거 한가지, 예컨대 패주와 초고버섯 볶음 같은, 아니면 북창동에 가서 냉동딤섬이나 춘권 같은 걸 좀 사다가....


메뉴를 짜다보니 신경이 몹시 쓰이네요. 왜냐면 요리책까지 낸 사람이 맨날 하는 음식만 하느냐고 할 것 같아서....일단 이렇게 해볼까 싶은데 모르겠네요, 지금 메뉴를 백지로 돌리고 다시 짜게 될 지...

혜리님 좀 도움이 되셨는 지 모르겠네요. 저흰 30명 정도 모이는 거라 가짓수가 좀 많은 것 같은데 혜리님댁은 12명 정도면 가짓수를 줄이시던가, 아님 생선회 하세요, 생선회하면 가짓수 팍 줄여도 되죠. 그런데 저흰 식구가 워낙 많은데다가 아이들도 생선회 한접시씩 먹어서 감당을 못할 듯 하여 갈비찜으로 때우려구요.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렁각시
    '03.4.20 8:23 AM

    와~~ 역시 대단하세요...
    8남매의 맏며느리라..맏며느리는 하늘이 내려 주신다더니..
    남편이랑 한 달에 생일이 든 저는 매해 미역국끓인 기억밖에....
    Kimys님은 매해 감동하시겠네요..
    저는 재작년에 남편한테 생일상을 받고 감격하여 운 기억이 새롭네요..
    저도 이제 요리족보 좀 짜면서 살아볼라구 해요..
    그나저나 그 생일상, 몰래 디카로 살짝 찍어오고 싶네요..ㅎㅎㅎ

  • 2. 야옹버스
    '03.4.20 9:57 AM

    우와...저도 어제 남편생일상 차렸는데요..비교 되는군요
    저도 요리족보 꼭 만들어야 겠어요. 아주 도움이 될것 같아요. 감사...
    진짜 Kimsy님은 복이 많으신분 같아요..히히

  • 3. 김경희
    '03.4.20 10:52 AM

    근데 그거 요리 혼자 하세요?
    결국 준비와 마무리는 호스테스가 하지만서도,
    가짓수도 많고 양이 많아서 보조 2-3명이 2,3일은 준비하고
    당일 새벽부터 전쟁치러야 할 것 같아요.

    저도 늦게 결혼한 감격에 남편 생일상, 두 아이 백일, 첫 돐, 시어머니 생일상 몇년간 차렸는데
    양이 많은게 힘들던데요.

    제일 힘든 건, 청소하고 그릇 씻어 놓는 것.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없어 1주일 전부터 조금씩 청소해놓고, 며칠 전부터 그릇 씻어 엎어놓고
    전전날부터 장보고 전날부터 요리하고, 거기에 애까지 봐가며 하려니 참...

    그 덕에 솜씨가 좀 늘긴 늘었죠. 그래서 전 장기가 초대음식이거든요. 자칭.

    이젠 끔직해서 그거 안해요.

    대신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니 이애저애 생일초대받아 가는데 아이가 안 그래도 소심한 편이라 빠질수도 없고 작년에 했는데, 애들은 먹는 것은 뒷전이고 어떤 아줌마가 판 마련해 준 것만 신나하더라구요. 그도 그럴 것이 스파게티, 튀김, 칵테일후루츠 넣고 한 음료, 케익 등등 뻔한거라 음식에 대한 감동은 전혀 없어요.

    그것 올해도 해야 할 것인가 고민인데 아이는 생일잔치 안하면 선물 못받는다고 해야한다고 벌써부터 못박고 있으니... 자다가도 고민입니다.

    혜경선배님은 식구들이 으례 하는 줄 아는데다가 책까지 내셔서 부담이 되시긴 되시겠어요.
    2주후 후기가 자못 기대됩니다.

    아참, 비용도 만만챦겠어요.

    김 경 희

  • 4. ssssss
    '03.4.20 10:58 AM

    전 어떤그릇을 쓰실까가 더 궁금합니다 그릇의 양도 만만치 않을텐데요 밥그릇 국공기 물컵 같은거 어떻게 하세요 섞어서 쓰세요 셋팅도 보았으면 좋겠네요

  • 5. jasmine
    '03.4.20 1:20 PM

    혼자 하시나요? 너무 가짓수도 많고 손도 많이 가는 요리들이라.....
    근데, 남편분이 매번 감동하시나요? 정말 궁금합니다. 의례 남들도 이정도는 대접받고 살려니 하실것 같아요. 너무 잘 하시네요!
    핫윙 말예요. 저도 닭 날개를 샀는데, 껍질을 벗겨서 하시는지, 이건 벗기기가 넘 힘들것 같아서....어떻게 하세요? 우유에 담그는건 생략하시나요?

  • 6. 상은주
    '03.4.20 1:46 PM

    언니 최고의 밥상입니다.

    정말 맛나겠다..

    정말 잘 적어두었다가 담에 써야지..

  • 7. 김혜경
    '03.4.20 2:39 PM

    질문에 답 다 해드려야죠??

    우렁각시님 약속 드릴 순 없지만 가능하면 디카로 찍어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행사 예정일은 5월4일.

    야옹버스님 족보 만들어 놓으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됩니다. 지금 얼른 적어놓으세요. 비용이랑 양까지도 생각나는 대로...

    김경희님 저 혼자 합니다. 적어도 내 남편 생일상만큼은 남의 손 빌기 싫어서... 병이요, 뭐...결벽증도 아니고...하여간 병이에요. 접시에 담는 것까지... 설거지는 세척기가 해주니까...비용은 요, 대부분 단 한번 먹을 정도로만 하니까 생각만큼 많이 들지 않아요...나가 먹는 것의 ⅓쯤??

    ssssss
    그릇은요, 그날 기분에 따라서...세팅은 원래 제가 취약한 부분인지라^^
    밥공기 국그릇 물컵은 요리접시와 못맞춰요. 요리접시만 예쁘건 쓰고 밥그릇 국그릇은 되는대로...

    재스민님 저 혼자 하구요, kimys별로 감동 안하는 것 같아요. 그러려니...아닌가??이렇게 올려놓으니까 kimys가 자긴 늘 감동 먹는다고 한마디 하네요, 그래서 수정합니다. 감동받는다네요.
    핫윙 껍질 안벗깁니다. 백숙처럼 물에 넣고 삶는 것은 기름 둥둥 뜨는 거 싫어서 껍질 홀딱 벗기는데 튀기거나 오븐에 굽는 건 동물성 지방이 빠져나오기 때문에 그냥 씁니다.

  • 8. 꽃게
    '03.4.20 2:50 PM

    혜경님의 남편 사랑에 늘 감동먹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별 불평없이 잘 살아주는 남편이 쬐금 고마워지네요.ㅋㅋㅋㅋㅋ
    저도 요리 다이어리 하나 마련해봐야겠어요.
    늘 어머님 생신이 최대 관건이거든요.

  • 9. 옥시크린
    '03.4.20 3:33 PM

    이 많은 요리를 혼자 다 하신다구요? 정말 대단하세요.. 초보주부인 저로서는
    감히 엄두도 못낼 메뉴군요..에휴~~ 한숨이 절로 나오네요.. 언제쯤이면 저도
    맛난 요리로 신랑에게 받은 사랑 보답할까요? 더 열심히 출입하겠습니다.. 헤헤~

  • 10. jade1830
    '03.4.20 9:10 PM

    허걱 팔남매의 맏이!
    거기다 직장생활!

    헤경님 존경무지로소이다

  • 11. 김경란
    '03.4.21 9:17 AM

    저도 다음주 수요일이 결혼하고 처음맞는 시어머니 생신입니다..
    직장생활하라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고 그래서 첫생신이니만큼 집에서 차려볼려구요..
    그러고보니 이번주 일요일에 할껀데..준비도못했네요..^^

    저도 얼릉 메뉴짜고해야겠어요..
    그렇게 대식구는 아니지만 맛있게 해서 대접하고싶거든요..

  • 12. 김현경
    '03.4.21 6:02 PM

    으앙... 진짜 찔립니다. 난 남편생일 생일상도 안차려주고, 선물도 안해줬는데,,
    두손들고 반성. !(-.-)!

  • 13. 보라키위
    '03.4.21 9:31 PM

    혜경님 오늘 시댁에 일이있어 이제서야 올려주신 글 보았습니다. 무례한 부탁이었을 지도 모르는데 친절하게 답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결혼한지 2년이 되어 가는데도 변변한 음식하나도 못하는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거든요. 이제 아이도 생기고 ... 이번 초대는 어른들은 아니어서 부담은 조금 덜 하지만 방금 전까지 출장부페를 고려하고 있었습니다. 신랑한테 말하려고 하니 자존심이 조금 상하기도 하고 ... 용기 주셔서 감사합니다. 혜경님처럼 이렇게 많은 요리를 다할 수 는 없겠지만 절충해서 또 아이디어를 얻어서 이번에는 한번 해보겠습니다. 상차리고 나서 글 올릴께요. 혜경님께도 제가 도움드릴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감사해요

  • 14. 체리
    '03.4.22 9:18 AM

    선생님 큰 외삼촌네 갈비찜 정말 맛있겠어요.
    저는 일밥대로 했는데도 그저 그런 맛이었는데...

  • 15. 김혜경
    '03.4.22 10:18 PM

    체리님 갈비는 양념도 중요하지만 갈비를 잘 골라야 하구요.찜을 하는 방법도 중요한 거 같아요. 처음부터 너무 약한 불에 하면 맛이 없는 것 같더라구요. 첨엔 센불에서 하다가 불을 줄여가는 것이 좋을 듯 하네요.

  • 16. 잠비
    '06.11.18 5:14 PM

    갈비찜.....먹고 싶다.
    우리집에서는 우선 갈비를 푹 익혀서 기름 걷어내고 양념합니다.
    좋은 점은 들고 띁지 않아도 고기가 무른 것이고, 나쁜 점은 갈비와 살이 제각기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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