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돌냄비 장만기념 [돌냄비 불고기]

| 조회수 : 7,474 | 추천수 : 137
작성일 : 2003-03-18 21:46:05
일단 갈갈이 삼형제의 느끼남 버전으로~~
'별별 그릇이 다 있고 없는 주방도구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부엌살림 사기 좋아하는 한 아줌마가 돌냄비 없이 살았다고 하면 여러분은 믿으시겠습니까? 믿거나 말거나~~'

정말 부엌살림 중 없는 것이 별로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살림욕심많은 제가 여태까지 돌냄비없이 살았다면 여러분은 믿으시겠어요. 한 10년 전인가 광릉 수목원에 바람쐬러 kimys가 그곳 선물가게에서 예쁘고 고급스런 뚝배기를 대짜, 중짜 이렇게 2개를 사줘서 여태까지 거기에 밥도 하고 찌개도 끓이고 해서 돌냄비없이 살았어요. 가끔은 있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지만 뚝배기를 쳐다보고 꾸욱 참았죠.
그러다 얼마전 큰 뚝배기에 금이 쭉 가면서 자꾸 물이 새서 결국 버리고 말았어요. 옛날에는 옹기 때워주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구만...쩝, 아까비.

새는 뚝배기를 버리고 나니 어찌 아쉽고 쓸 일이 생기는 지...

오늘 아침 코스트코에 갔었어요. 마침 도미나가 돌냄비 세트가 눈에 띄더라구요. 그동안도 보긴 했지만 참고 안샀는데 오늘은 기어이 사고 말았어요.

새 돌냄비 구입기념 메뉴는 뚝배기 불고기. 아니 돌냄비에 하면 돌냄비 불고기지! 며칠전 TV를 보니까 뚝배기에 하는 요리만 소개하는데 뚝배기불고기에 당면을 넣더라구요. 그걸 보고는 해봐야지 하고 있던 참에...

어제 소고기에 불고기 양념을 해뒀어요. 지난번 여성중앙 촬영하고 남은 다담과일소불고기양념을 썼죠.그냥 구워먹을까 했던 건데...선견지명이 있었죠?


돌냄비를 사용하기 전에 쌀뜨물을 받아 돌냄비에 가득 채운 뒤 한번 끓여냈죠. 정확한 기억인지는 아삼삼하지만, 하여간 언젠가 끓는 쌀뜨물로 돌냄비의 표면을 코팅하면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했던 것 같아서...

손질한 돌냄비에 일단 mush님의 그 탱탱한 느타리를 깔고, 불고기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잘 펴놓고,위에 어슷썬 파와 양파채, 그리고 다진 마늘을 얹은 다음 팔팔 끓인 멸치국물을 부어 다시 끓였어요. 당연히 국물이 싱거워서, 국간장과 진간장을 섞어서 다시 한번 간하구요. 끓을 때 당면을 넣었지요.
당면은 미리 뜨거운 물에 담가서 불렸어요. 한 30분 불렸나?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을 만큼 잘 불어나더라구요.

식탁에는 김치와 깻잎장아찌, 그저께 먹던 봄동겉절이가 고작. 그렇지만 돌냄비가 턱 올라앉으니 뭐 그런대로....
당면 건져먹고, 고기 건져먹고, 고기보다 더 맛난 느타리 건져먹고, 그리고 국물에 밥 말아먹고...
어지간히 만족스런 밥상이었답니다.
이것저것 식탁에 올려놔도 먹을 것 없는 것보다는 김치 하나에 먹을 만한 요리 하나... 이렇게만 해먹고 살면 편할텐데, 어른들을 모시고 살다보면 그럴 수가 없어 인기없을 줄 뻔히 알면서도 반찬을 하게 되는 일도 있구요. 이런 문화가 바뀌었으면 하지만 문화라는 게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도 아니고....

아, 좀 뜬금없는 자랑 한가지.
도서정가판매제가 시행된데다 엄청난 불경기 때문에 책이 거의 팔리지않는다고 하는데, 제 책은 좀 팔리나봐요, 7쇄 들어갔어요. 다 여러분의 사랑 덕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ato
    '03.3.18 9:51 PM

    이야~~추카드려요^^*
    돌냄비 장만하신것두, 또 7쇄 찍는것두요~~
    여기 오시는 분들도 정말 많아지고..
    글구 이제 제 주위에도 김혜경일밥 모르는 사람 없는걸 보니...
    선생님 유명하시긴 정말 유명하시답니다..
    ^^*~~~
    친구들 결혼선물 일순위 아니겠어요~

    그나저나..돌냄비에...맛난걸 또 해드셨군요.
    전..요즘 다이어트아닌 다이어트중이에요.
    울 스머프가 집에서 밥안먹구 밖에서 먹고 들어노는날은..
    전 그냥 굶죠..
    왜냐면...
    설겆이가 귀찮아서~~^^
    애기나면 식기 세척기 사준다는데...저 내후년까지 저녁 굶어야 되나봐여...ㅠㅠ

  • 2. 김혜경
    '03.3.18 9:57 PM

    혼자 있으면 제대로 끼니를 안챙기게 되는데... 저도 그렇구요.
    그렇지만 그러지마시고 제대로 드세요.
    다이어트가 골다공증의 원인 중 하나라는 거 아세요, 몸 상해요.

  • 3. 김수연
    '03.3.18 9:57 PM

    축하드려요!!! 마음으로 푸짐한 케잌 보내드립니다~~

  • 4. 김혜경
    '03.3.18 9:58 PM

    넵, 잘 먹었어용!!

  • 5. 김희정
    '03.3.19 3:53 AM

    저기 궁금해서 그러데요.
    쌀뜨물은 뭔가요? 요리사이트들보면 된장국을 쌀뜬물로 끓이라던데요
    그게 뭔지 잘 몰라서요...
    질문이 전혀 없는걸 보면 다들 아시는거 같은데 저만 무지한 것 같아서 망설이다가
    그래도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 6. 이종진
    '03.3.19 7:53 AM

    쌀 씻을 때,
    첫번째 쌀 씻은 물은 버리고.. 두번째 씻은 물도 버리고..
    세번째 물을 쌀뜨물로 쓰면 너무 묽은가요..? ^^;

  • 7. 딸기
    '03.3.19 8:05 AM

    일밥 팬입니다..
    일밥 이탄두 이번김에 만드시죠..^^

  • 8. ym
    '03.3.19 8:58 AM

    2탄 제목은.. '일하면서 그릇사기'.. ^^ 또는
    '예쁜그릇에 밥해먹기'..

  • 9. mush
    '03.3.19 9:15 AM

    선생님~~어제 방송 잘 들었습니다.전국의 느타리농가들에게 힘을 쭉~~실어 주셧어요,
    항상 신선하고 기발한 요리 기대됩니다.7쇄 찍으시는것 축하드려요~~
    일밥 완전 제 취향이에요,너무 실감나요,일밥 몰르고 사는 엄마들 불쌍해~~

  • 10. 김효정
    '03.3.19 9:43 AM

    저두 불고기 재놨는데 당면 넣어서 뚝배기 불고기 해먹어야겠네요. ^-^
    7쇄 들어간거 축하드려요~~

  • 11. 풍경소리
    '03.3.19 9:45 AM

    우와..저두 어제 해먹었는데..^^ 돌냄비는 아니구요. 뚝배기불고기^^
    정말 맛깔나게 글도 잘 쓰시네요. 또먹구 시퍼라~~
    그리구 7쇄 추카추카추카추카추카추카!!!!!

  • 12. 이예리
    '03.3.19 10:25 AM

    어제 저녁에 '양파예찬' 에서 말씀하신 돼지고기 목삼겹살찜을 해먹었답니다. ^^ (차이가 있다면 전 전기찜기가 없는 관계로 100엔샵에서 파는 전자렌지용 찜기 아세요? 거기다 해먹었답니다. )
    울 신랑한테 최고라는 칭찬을 들었지요~ ^^;;; (제 요리 선생님이세요~ 일밥 덕분에 밥 잘해먹고 산답니다. ^^)
    전 그냥 봄동을 씻어서 쌈장이랑 양념간장에 찍어먹었거든요. 사실 무 생채를 하긴 했는데 간이 밸 시간이 없어서 넘 아리더라구요.
    수육에 곁드릴만한 야채요리 있으면 알려주세요~

  • 13. 장돌모
    '03.3.19 10:55 AM

    7쇄 추가드려요
    저도 작년에 구하느라고 힘들었는데 서점에서 불티나게 팔린데요
    우리 큰아들녀석 이름이 장석훈이거든요. 그래서 장돌모 입니다.
    그 녀석이 이 책제목보고 어찌나 웃던지
    이 아줌마도 엄마처럼 일하시는 분인가봐요 하더니 엄마 맛있는거 많이 할려고요.했어요
    엄마가 해주는것이 손끝 정성이라니 하면서----
    그런데 잘 안되내요
    솜씨가 없어서 인지 준비만 오래하고 책에서처럼 부엌에서 오래는 있었는데 결과물은 없고요
    매일 매일 들어와 보고 올린신글 보고 그날 그날 따라해 볼려고요
    그런데 돌똑배기는 어떤걸 사야 하나요
    그리고 오래된 깻잎장아찌가 냉장고속에 있는데 어떻게 해야 되나요 처치방법좀 갈켜주세요--
    다시한번 추카추카 드려요-----

  • 14. 나혜경
    '03.3.19 2:49 PM

    사진도 같이 올리면 좋겠는데..
    무리한 부탁이었습니다.

  • 15. 이덕진
    '03.3.19 5:20 PM

    정말 축하드려요! 좋은 책의 진가는 독자들이 알아보니까, 어찌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네요.

  • 16. 뽀미
    '03.3.19 5:56 PM

    정말 축하드립니다.
    일밥 덕분에 찬걱정이 없어요.
    어제는 버섯이 도착해서 버섯밥을 했어요. 맛이 엄청좋았어요.
    82cook 식구들과 함께 건강하고 알찬 밥상을 위하여!

  • 17. gnouiu0127
    '03.3.20 7:58 PM

    gnougiu0127

  • 18. kaketz
    '03.3.21 4:46 PM

    금이 간 뚝배기 고쳐 쓸 수 있어요... 저는 밥을 뚝배기에 조금 넣어 끓여주면 그 틈새로 밥알과 물이 스며들어 메꾸어진다고 들었는데...너무 심하게 금이 가지 않으면 그 정도만으로도 재보수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ㅡㅡ;;

  • 19. 잠비
    '06.6.7 8:01 PM

    뚝배기 불고기에 당면을 너무 많이 넣어서....
    그냥 사 먹는 것이 편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47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233 2013/12/22 32,978
3346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22,598
3345 급하게 차린 저녁 밥상 [홍합찜] 32 2013/12/07 24,898
3344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22,271
3343 차 한잔 같이 드세요 18 2013/12/05 14,901
3342 돈까스 카레야? 카레 돈까스야? 10 2013/12/04 10,916
3341 예상하지 못했던 맛의 [콩비지찌개] 41 2013/12/03 14,987
3340 과일 샐러드 한접시 8 2013/12/02 14,098
3339 월동준비중 16 2013/11/28 17,015
3338 조금은 색다른 멸치볶음 17 2013/11/27 16,720
3337 한접시로 끝나는 카레 돈까스 18 2013/11/26 12,477
3336 특별한 양념을 넣은 돼지고추장불고기와 닭모래집 볶음 11 2013/11/24 14,808
3335 유자청과 조개젓 15 2013/11/23 11,833
3334 유자 써는 중! 19 2013/11/22 9,710
3333 그날이 그날인 우리집 밥상 4 2013/11/21 11,216
3332 속쌈 없는 김장날 저녁밥상 20 2013/11/20 13,679
3331 첫눈 온 날 저녁 반찬 11 2013/11/18 16,483
3330 TV에서 본 방법으로 끓인 뭇국 18 2013/11/17 15,742
3329 또 감자탕~ 14 2013/11/16 10,501
3328 군밤,너 때문에 내가 운다 27 2013/11/15 11,565
3327 있는 반찬으로만 차려도 훌륭한 밥상 12 2013/11/14 12,918
3326 디지털시대의 미아(迷兒) 4 2013/11/13 10,955
3325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 8 2013/11/11 16,523
3324 산책 14 2013/11/10 13,361
3323 유자청 대신 모과청 넣은 연근조림 9 2013/11/09 10,822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