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맛간장] 이야기
대한민국의 요리선생님들은 모두 이 맛간장(혹은 종합간장 혹은 약간장 혹은 향신장 등 각기 달리 부르시죠) 비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쓰는 B동 선생님의 레시피 말고도 무궁무진해요.
혹시 참고가 될 지 몰라, 여기에 인용해볼게요, 원고로 정리해뒀는데 책에는 빠졌거든요.
'...귀족적인 음식을 즐겨 소개하는 O동 선생님은 ‘향신장’이라 부르는데 진간장 2컵에 설탕 반컵, 향신즙(배 무 양파 마늘을 동량으로 갈아 짜낸 즙) 반컵, 후춧가루 조금, 마른 고추 2~3개, 깻잎 5장, 쇠고기 100g, 물엿 3큰술, 생강 2쪽, 백포도주 반컵, 꿀 반컵을 총량이 2컵이 될 때까지 은근히 졸입니다. 한번 만들어봤는데 일단 재료준비가 너무 번거로웠습니다.
그 레시피대로만 하면 정말 맛난 요리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P동 선생님은 ‘종합간장’이라 부릅니다.
우선 생강 20g, 마늘 30g, 통후추 1T, 양파 200g, 당근 50g, 다시마 10㎝, 마른표고 3장, 물 2컵반, 청주 반컵을 넣어 중불에서 30~40분간 1컵이 될 때까지 졸인 야채즙을 만들어요. 종합간장은 야채즙 1컵에 간장 2ℓ, 설탕 l㎏을 넣어 잘 저은 다음 우르르 끓였다가 불기 없는 곳으로 옮기고 식은 다음 다시 우르르 끓이는 과정을 5번 반복한 다음 청주 1컵과 맛술 1컵반을 넣고 같은 방법을 반복합니다. 다음 사과 1개와 레몬 1개을 얇게 썰어 넣은 다음 뚜껑을 닫고 하루 정도 뒀다가 체에 걸러냅니다. 이 간장은 과정이 너무 복잡한 것 같아서 해보지 않습니다. 손아랫동서가 만들어다 한 병 가져다준 이 종합간장 맛을 보니 제가 만드는 맛간장과 비슷했어요.
또 문화센터의 인기 요리강사 K선생님의 조림장은 간장 5컵에 설탕 500g에 야채즙 1컵과 청주 반컵, 맛술 반컵, 식초 2큰술을 함께 끓여서 사용하는 거랍니다. 식초가 들어가는 게 특이하죠? 그리고 이 선생님의 야채즙은 종합간장의 야채즙과는 달리 물 3컵에 양파 1개, 마늘 3쪽, 생강 1통, 통후추를 조금 넣어 1컵 분량으로 될 때까지 졸여서 쓰는 겁니다. 전 이건 식초를 넣는다는 게 부담스러워서 시도해보지 않았어요.
요리잡지에 요리를 자주 소개하는 L선생님은 약간장이라 불러요. 이건 간장 4컵, 물 2컵, 파 1대, 마늘 5쪽, 대추 5알, 인삼 1뿌리, 셀러리 1대, 생강 1쪽, 말린 고추 2개, 양파 1개, 흑설탕 ⅓을 넣고 4컵 분량이 될 때까지 끓이는 거예요.
가정요리로 유명한 B동 선생님의 맛간장은 만드는 방법이 이들 간장보다 쉽습니다.
재료로는 양조간장 5컵, 설탕 500g, 물 반컵, 청주 반컵, 맛술 반컵, 레몬 반개, 사과 반개가 필요해요. 만드는 방법도 아주 간단해서 간장과 설탕 물을 바닥이 두껍고 속이 깊은( 곰솥이 적당합니다) 냄비에 담고 2~3회 저어준 후 끓입니다. 우르르 끓어오르면 청주와 맛술을 넣고 다시 한번 우르르 끓인 다음 얇게 썰어놓은 레몬과 사과를 넣은 후 뚜껑을 덮고 하룻밤 정도 그냥 놔둡니다.
그러면 그 다음은 달착지근하면서 향기로운 간장이 됩니다. 사과와 레몬을 건질 때는 짜지말고 체에 받쳐냅니다.이게 제가 사용하는 레시피죠....'
정말 다양하죠? 아마 제가 가지고 있는 요리책이나 스크랩을 찾아보면 더 나올 거예요.
이렇게 장황하게 맛간장을 소개한 건, 혹시 제가 쓰는 레시피가 너무 달다거나, 뭔가 마음에 안드는데 다른 선생님의 것이 더 좋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요리를 하긴 하는데 맛은 그저그렇다" 혹은 "쉽게 맛을 내고싶다" 이런 분들 좀 번거롭더라도 쉬는 날 맛간장을 만들어 써보세요.
제가 책에는 쇠고기 요리만 몇가지 썼는데 www.ebs.co.kr에 들어가서 최고의 요리비결을 찾아가면 좀더 많은 레시피를 만날 수 있어요. 저도 불고기요리법 여기서 배운 거예요.
여기에 있는 레시피 뿐만아니라 모든 요리, 간장이 들어가는 모든 요리에 맛을 더해줄 수 있어요.
간장과 섞어 넣으면 간장만으로 음식을 만든 것 보다 훨씬 감칠 맛이 나거든요.
제가 저번에 알려드렸죠? 국시장국으로 밑반찬 만드는 거요, 여기에도 이 맛간장을 조금만 넣어도 맛이 확 다르고요, 이동 갈비집에서 배워온 파무침이요, 거기에도 조선간장과 이 맛간장을 섞어서 집어넣으면 더 맛있어져요. 생선조림할 때도 조금만 넣으면 훨씬 개운맛이 나요. 어묵국이나 스끼야끼 같이 간장으로 간을 하는 국물요리에도 물론 좋죠.
한번 수고로 몇달동안, 간장이 들어간 음식에 관한한 맛 걱정 안한다, 그렇다면 얼마나 반가운 일이겠어요?
저희 친정어머니, 솔직히 아직도 제 솜씨를 믿지 못하세요. 책이 잘 팔리고 있다고 해도 요리솜씨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기자출신인지라 다른 요리선생님보다 글을 쉽게 써서 그렇다고 생각하세요. 그러니 당연히 제가 반찬을 해다 드린다고 하면 사양하시죠. 그런 저희 친정어머니 조차도 "맛간장 또 안하냐? 저번에 산 기꼬망간장(미국산) 너무 맛이 없는데 그거 갖다가 맛간장 해다줄래?"하셔요.
저를 믿는게 아니라 B동 선생님의 레시피를 믿는 거죠.
여러분도 한번 해보세요. 가장 쉬울 것 같은 것, 아니면 당도라든가 들어가는 내용물이 마음에 드는 걸 골라서요. 그러면 정말 맛의 차이를 알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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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윤희
'02.10.17 12:16 PM안그래도 제가 찾던 레시핀데....넘 감사해요.
저두 ㅇ 동 선생님 껀 책도 있는데 엄두가 안나서 못했어요.
좀 바보 같은 질문인데...사과와 레몬 넣고 하룻밤 놔둘때
냉장고에 넣어야 안심되지 않을까요?
물론 쉽게 상하지 않는 것들이긴 하지만
아니면 상온에 두어야 맛이 잘 우러날까요?2. 김혜경
'02.10.17 3:34 PM아니에요, 그냥 상온에 두셔요. 물이 들어가긴 했지만 끓였기 때문에 괜찮구요. 이 맛간장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아도 되요.
3. 칠리쏘스
'04.5.19 12:26 AM저두 o동 선생님 책두 잇어서 저 향신장을 만들어봣어요
큰 맘먹고 이것저것 사서 만들엇죠
근데 거기 쓰인대로 간장이 끓어오르고 30~40분 은근하게 졸인다!!
여기서 실패를 햇지 모에요...
제 솥이 두꺼운 솥이엇는데두 거의 쫄은거에요 간장이..ㅜㅜ
타기두 햇구요
엄마가 하두 타는 냄새가 난다길래 보니까 간장이 걸죽하게 된거 잇죠
그래두 전 아까워서 그냥 썻는데 ..
그렇게 정신이 없어서 마지막에 햇어야 하는 꿀과 청주를 또 안해서
다시 불을 키고 꿀, 청주 넣고 다시 한번 끓이고.ㅠㅠ
여기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맛간장을 한번 도전해봐야겟네요 ^^4. 김혜경
'04.10.17 2:46 PM박하맘님..리플달기 전에 내가 먼저...옛날글 읽기도 힘들죠??
5. 박하맘
'04.10.18 12:18 AM샘님....
일년만에 리플이네요...ㅋㅋ
힘들기보다 배우는게 넘 많아요..6. 세바뤼
'04.11.15 2:43 AM저도 다시 타임머신놀이... 그동안 넘 정신 없었는데 이젠 좀 쉴 수 있겠네요..
샘~~전 책쓰는게 얼마나 힘든일인지... 이해합니다요...
요리책은 몇배 더 힘들겠지만...
힘내셔요!!!^^7. 마가레뜨
'05.1.14 11:56 PM샌님~ 저두 옛날글 차근차근 읽고있어요. 가입한지 얼마 안되거든요...
계속눈팅만하다가 가입했답니다.
벌써 82중독된것 같아요..^^8. 잠비
'05.2.12 10:52 PM향*즙, 향*장, 향*기름
이게 없으면 요리책도 그림의 떡 같이 소용 없을 것 같아서
어느 날 ㅇ 동 선생 책을 펴 놓고 신중하게 읽고 또 읽으며 만들었답니다.
연구소 직원들이 실험에 몰두하듯...요리도 과학이다 주문을 하면서.
만들어 놓고 쓰기가 아까워서 바라만 봅니다.
여전히 기본 양념만 쓰는 방법을 고수하면서 살고 있습니다.9. 원추리
'11.5.29 8:28 AM저는 샘님이 가르쳐준 맛간장 만들어서 써요
그것도 게을러서 자주 못하지만
오늘 생각난김에 만들어야 겠네요
재료가 다 있는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