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하는 일은 참 묘하다.
볼 수 없는 것을 보려고 하고
감춰진 것을 드러 내려고 하며
취향에 따라 자르고 다듬고
강제로 형체를 변형해가며
아름다움이라고 내놓는다.
거기에 탄성과 박수를 받는
모습에서 가여운 기류가 흐른다.
교육과 훈련과 연습을 통해
변한 내 모습이 마치
그들의 모습과 같아
내 실체를 잃어버린 듯하다.
정형화된 사회에 길들어져 가면서
사람들에 보이기 위해 강제로 뿌리를 드러내고
있어야 할 곳이 아님에도
척박한 곳에서 생존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
살아가는 데 문제는 없다.
원활하게 공급되는 영양분과 수분이
삶의 질을 도와주겠지만
어쩔 수 없이 생명을 내주어야만 하는
그 모습은 가련하게 보인다.
멋지게 꾸며진 분재가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거기에서 피워진 꽃이 아름답다.
잘 버티고 잘 살았구나.
만들고 키워낸 사람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유지하고 견뎌낸 네가 장하구나.
한 사람의 만족과 자랑을 위해
힘든 시간을 견뎌온 너에게 인생의 한수를 배운다
기른 사람과 잘 자란 분재를 보며
모두가 박수하며 환호할 때
나는 눈물이 난다.
사람들은 참 대단하다는 것 외에
나는 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까?
분명 비관주의자는 아닌데
함께 환호하고 싶지 않다.
아무렇게 막 피어난 들판의 작은
꽃 한 송이에 마음이 더 머물 뿐이다.
도도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