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일본어 수업을 하고 나서 ,함께 공부하기도 하고, 체력단련장 동료이자 근력운동의 코치를 해주기도 하는
초록별님에게 물었습니다. 오늘 오후에 운동하러 올꺼냐고.
장을 보아야 할 일이 있어서 확답은 어렵다고 하네요. 그렇게 물은 이유는 그녀가 오면 함께 매트깔아놓고
스트레칭의 전 과정을 따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도움이 되기 때문이지요.
문제는 그녀가 아니라 바로 저였습니다. 알고 보니 수요일이 도서관에서 대여한 책 반납하는 날이었습니다.
평소에는 토요일, 혹은 일요일에 다니기 때문에 상관이 없었는데 추석연휴라 미루어진 반납날이 바로 수요일, 일단 대화도서관에 가면
이런 저런 책을 빌리기 전에 살펴보는 일이 시간이 많이 걸리거든요. 어떻게 하나 망서리다가 한 가지라도 제대로 해야 (5권을 빌리면
2주일간의 기본 양식을 장만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소홀히 하기 어렵거든요 ) 마음이 편하다 싶어서 오늘 운동은 포기라고 마음먹고
운동할 채비를 전혀 하지 않은채 도서관에 갔습니다. 이 책을 골랐다가 내려놓고 다시 저 책을 고르고 이렇게 하염없이 시간이 흐른다음
집에 가려고 나서는 순간, 문자가 왔습니다. 샘, 운동 안 오나요?
순간 마음이 바뀌어서 (결국 그 곳까지 무거운 책이 들어간 가방을 들고 간다해도 사실 오래 할 수도 없는 처지인데도 ) 전화 통화를
한 다음 체력단련장에 갔습니다. 그리고 최소한의 운동을 하고 집에 오면서 문자 한 통의 위력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늘 최소한의 연락만 하고 사는 저 자신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고요.
집에 와서 전화를 한 통 걸었습니다. 월요일과 목요일 수업을 함께 하다가 집안에 일이 생겨서 오랫동안 못 만나고 있던 박진숙씨가
목요일 수업에 오고 싶어한다는 말을 전 날 들었거든요. 상대방이 전화 목소리에 반가워 하는 마음이 제게도 그대로 전해져 와서
공연히 가슴 뭉클한 느낌이 들기도 한 날이었습니다.
오늘 수업중에 만난 그녀와 반갑게 인사하고, 한 가지 더 생각한 것은 문자보내는 법을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것입니다.
아니, 아직도 문자를 못 보낸단 말인가, 원시인인 것 아니야? 라고 비웃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네요. 그래도 못하는 것은 역시 못하는 것이니
어쩔 수 없지요. 다만 바뀐 것은 그렇다, 이것이 필요한 일이야 라고 인정하고 나면 변하려고 노력한다는 것!!
문자 보내는 일에 능숙해지면 여러 사람들에게 권하게 될 것 같네요. 우리 함께 공부할까요?
아니 그것보다도 함께 배드민턴 칠래요? 탁구 치러 갑시다, 뭐 이런 문자를 더 보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악기 연습 함께 할까요? 지금 시간 있다면.. 이런 문자를 더 보내고 싶어 할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