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영
내 팔을 가져다 머리를 베고 잠들었던 아이는
자다가 내 팔을 동댕이친다
아이가 휘두른 내 팔이 얼굴을 때린다
사랑은 곧잘 내 얼굴에 던져지는 모욕받은 내 팔이다
줄을 타고 작두를 타고 공중그네를 타는
힘겨운 재주 부리기다, 내가 하는 사랑은
네가 나를 가졌다 놓았다 하기에
-『일찍 늙으매 꽃꿈』, 창비
내 팔을 가져다 머리를 베고 잠들었던 아이는
자다가 내 팔을 동댕이친다
아이가 휘두른 내 팔이 얼굴을 때린다
사랑은 곧잘 내 얼굴에 던져지는 모욕받은 내 팔이다
줄을 타고 작두를 타고 공중그네를 타는
힘겨운 재주 부리기다, 내가 하는 사랑은
네가 나를 가졌다 놓았다 하기에
-『일찍 늙으매 꽃꿈』, 창비
짝사랑..
영원한 짝사랑이라고
엄마가 되뇌일 때마다
나이외에 그 어떤 신도 섬기지 않던 나는
귀지나 파고 앉았었지
그러다
날라오는 내 팔에 내 얼굴 되치기를 여러번
팔목댕이와 얼굴을 번갈아 비난하며 안도한다
번.갈.아. 욕 들어 먹는 내 수족만이
나를 떠나지 않아 다행이라고
사랑도 해 본 사람이 하는 거
길게 못 할 몹쓸 짓
사랑, 그 것
*사진 위는 시인의 시, 사진 아래는 쑥언늬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