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사 읽기를 정하고 나서 당황했던 것은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에 오현제 시대 그것도 중반에 시작하는 역사라서
(말 그대로 기번이 다루고자 한 시기가 제목에 그대로 반영되어 로마제국의 decline and fall을 다룬다는) 앞 부분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지 않다는 것인데 책을 여러 권 사서 읽자고 권하기도 어렵고, 소설을 읽자니 그것도 개인적인 독서는 될 망정 함께 이야기하기가 좋은가 그런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기번의 책은 총 6권으로 번역이 되어 있지만 그것을
다 읽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을 해서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로마제국 쇠망사를 골랐습니다.
그런데 이 책이 손에 확 잡히는 그런 문체로 서술된 것이 아니라서 진입장벽이 느끼지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아서
생각해낸 것이 청소년을 위한 로마제국 쇠망사를 먼저 읽고 그 다음에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로마제국 쇠망사를 읽으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지요.
이 책의 저자는 로마군단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 책을 저술해서 그런지 군대 조직에 대한 소개글에서는
뭐랄까 잔뜩 기합을 넣고 독자들에게 로마군단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의지가 느껴진다고 할까요?
바로 이 책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병사라는 한 계층에 맞추어서 로마역사를
기술한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나니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로마제국 쇠망사를 세 명이서 발제를 나누어 맡았는데요, 첫 시간에는 제가 개인적으로 준비한
로마 제국 쇠망사 앞부분의 역사를 설명하느라 아무래도 한 번에 이 책을 다 마무리하는 것은 무리이다 싶어서
1.2 부까지 읽고 이번 금요일에 나머지를 다 읽은 것인데요, 뒤로 가면 게르만의 이동에서 비잔틴 제국의 멸망까지
다루기 때문에 범위가 확대되어서 사산조 페르시아, 이슬람, 발칸 반도의 나라들 러시아 이렇게 한없이 확장되는
이야기를 만나게 되지요.
로마역사를 읽으면서 그 시대를 살다 간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늘어서일까요? 이번에 수업을 마치고는
당시의 초상화라고 검색을 하니 인물상들을 여럿 만났습니다.
처음 어떤 시기를 접한 사람들에게 너무 간단한 이야기는 알맹이가 없고 너무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 있는 책은
멀미가 날 정도로 모르는 이름, 지명이 많이 나온다는 것이 문제일 것 같아요. 그러니 균형을 잡을 수 있는 보조자료가
필요한 법이고요.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중에서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BBC에서 로마역사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나서 책으로 엮으면서 더 보충을 한 책이라고
하더군요. 제가 읽고 나서 허신영씨가 빌려가더니 정말 재미있다고 추천을 했고 그 다음 순번으로 돌아가고 있는
중인데요 이렇게 책소개를 하고 누군가가 호흥애서 읽고 다시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는 책 추천 릴레이도 즐거운
경험이 되고 있네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로마사 읽기에서 키케로라는 인물과 제대로
만날 기회가 되었다는 것과 문학작품에 대한 좋은 글을 한 권 읽고 나서 로마 문학에 대한 관심이 생긴 것
그리고 이왕이면 아이네이스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것, 로마사 논고 말로만 듣고 한 번도 읽어보려고
시도도 해 본 적이 없는 책을 빌리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더구나 아이들과 더불어서 읽는 세계역사,마침 로마사를 공부하고 있는 반이 있어서 개인적인 흥미로 읽는 글들이
수업에 바로 반영이 되어 피드백이 조금 더 잘 이어지고 있는 기분이기도 합니다. 어제 만난 아이들에게도
다양한 인물에 대한 조사를 과제로 내주면서 호라티우스에 대한 조사도 포함시킨 것이 바로 그런 공부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오래 전 도서관에서 빌린 이 책의 1권, 첫 여행지로 저자가 고른 곳이
바로 게르마니아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게 해준 기원후 9년의 로마군단이 게르만인에게 처절한 패배를 당한
흔적을 찾아 떠난 여행이었습니다. 이번에 헤이리에 있는 북카페에 갔을 때 두 권을 다 골라서 구한 이유는 아무래도
로마사 시간에 도움이 될 것같아서 였는데 역시 그 당시 별 연관성없이 읽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로마제국 쇠망사 읽기와 연관되어 더 밀도있는 독서가 되고 있네요.
개인적으로 가보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장소가 여럿 있지만 제겐 옛 카르타고 지역에 대한 관심과 팔미라
이집트에 마음이 쏠리고 있습니다. 언제 가볼 수 있을지 실제로 여행이 가능한지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보고 싶은 마음이 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1월부터 시작한 수업, 저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아서 발제는 빼주세요라고 하던 문희씨가 첫 발제를 맡았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잘 정리해서 전달을 잘
하더군요. 역시 발제를 맡으니 공부가 더 잘 되더라고 해서 웃었습니다. 이것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문제라고
생각을 해요. 자신에게 과해지는 과제가 없을 때도 전혀 상관없이 무엇인가를 하는 사람들이 물론 있겠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우리는 앞에 놓인 과제가 있을 때 조금 더 능력을 발휘하는 모양이니 역시 스터디가 필요하지
라고 다시 스터디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6월 첫 주는 로마에 관한 동영상을 함께 보는 시간이고
2,3 주는 연달아서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로마제국 쇠망사를 함께 읽습니다. 몸이 아파서 혹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함께 하지 못한 사람들을 그시간에 볼 수 있길!!
그리고 물론 중간에 들어와도 되요? 하고 묻는 사람들에게 이 반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는 말로 초대의 말을
대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