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보칼리제가 서울대 작곡과 수시에 합격했다는.
아이와 어머니 함께 통화를 하면서 즐거움을 나누었지요. 그 때 어머니가 말씀하시더군요.
지난 번 보칼리제와의 만남이라는 글을 쓰신 것 보고 감동받아서 수시 원서 내는데 앞에다 첨부해서
그 글을 넣었노라고요. 아이를 어려서부터 지켜본 사람의 글이라서 아마 그렇게 결정하신 것이 아닐까 싶어요.
마음이 찡하게 울리면서 저도 고맙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보칼리제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텝스 점수 500이 넘지 않으면 기초 영어 수강을 해야 되는데
그것이 걱정이라고 어느 정도 난이도인지 물어보네요. 기쁨은 기쁨이고 바로 밀려오는 과제가 생긴 터라
그렇다면 이렇게 저렇게 해보고 다시 연락하자, 그리고 음악회에서는 하고 싶은대로 준비해서 연주하고
아이들에게는 음악으로 행복하게 살기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다는 주문, 어머니에게는 동생 소현이랑
함께 음악회에 참석하면 좋겠다는 초대의 인사를 하고 통화를 마쳤습니다.
아침에는 머리를 자르러 가야해서 그냥
집을 나섰지만 나서는 순간 보칼리제 소식에 어울리는 화가는 역시 칸딘스키이겠지? 하는 생각이 절로 나더군요.
그리고 진은숙의 곡을 함께 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작곡과에 가는 제자를 생각하니
저절로 떠오른 사람이 바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작곡가이더군요.
성악과에 들어갔지만
군대 기간중에 마음이 변해서 음악이 과연 내 길인가 방황하던 유빈이도 제대하고 마음을 잡고 성악과에 복학하고
더 공부해보겠노라, 그러나 작곡과에의 전과도 생각중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음악을 하는 아이들에게는 작곡
지휘 이런 것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목표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두 사람이 어려서 같이 음악회에서 연주를
한 적이 있는데 이번 음악회에서 만나면 감회가 새롭겠구나 하는 생각도 머리를 스치고요.
전공이 무엇이든 대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이
후배를 위해서 무엇인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줄수 있는 그런 장을 만들어가는 것도 필요하겠다
그것이 어른의 힘으로가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아마 음악회에서 만나게 될 아이들을
생각하다보니 저절로 생각이 그리 뻗어가고 있습니다.
보칼리제를 알고 있는 어른들의 격려가
본인 스스로 노력한 것이, 그를 키우느라 힘을 보탠 선생님들이, 거기에 가장 큰 몫은 역시 부모님 두 분의 기도였겠지요? 기쁜 마음으로 한 학생의 전도를 축하할 수 있다는 것 기분좋은 일입니다.
함께 고른 음악은 진은숙의 첼로 협주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