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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시 체조를 따라 해 본 날

| 조회수 : 2,202 | 추천수 : 21
작성일 : 2011-05-03 11:28:50

메르시 체조라니? 의아한 사람들이 많겠지만 아, 그 메르시 체조 금방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네요. 영화 메가네를 본 사람들이라면!!

이미 지나간 영화를 다시 본 사연은 역시 이번 주 금요일 있을 일본어 회화수업을 위한 예습차원이었는데요

아무래도 이미 본 영화라서 마지 못해 숙제하는 기분으로  시작한 영화 보기

그런데 역시 좋은 영화는 다시 보아도 사람을 빨아들이는 힘이 있었답니다.



영화를 보다 말고 중지 버튼을 누른 다음 메르시 체조 동작을 따라해 보는 요상한 체험을 하기도 한

아침,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바로 다른 일을 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마음이 풀어져서 (사실 레슨 있는 날이라서

피아노 바이올린 연습을 더 해야 하지만 )  드보르작의 첼로 틀어놓고 들어와서 놀고 있는 중이지요.

영화 스틸 사진을 보려고 했으나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 검색이 되지 않아서 대신 아침의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그림으로 모네를 골랐습니다.



물론 일본 남쪽에 있다는 이 영화의 촬영지인 섬과 완전히 같은 이미지는 아니지만 영화속의 분위기에서

풍기는 따뜻함이라면 제겐 역시 모네 그림이거든요.

영화를 오래 전에 본 것이라 미세한 것은 다 잊고 대강의 줄거리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역시 새롭게 보니 다른 영화처럼 여러가지 감정이 실타래처럼 올라오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것에

신경이 가기도 하고, 어떤 대사에서는 조금 더  기억하고 싶은 부분이 있기도 하고, 주인공들의 표정에도

눈길이 가기도 하네요.



우선 이런 작은 섬에 공항이 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이런 것은 다른 섬에도 해당하는 것일까, 아니면

하고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고요.

이 영화에서 지도가 갖는 특별함이 있었습니다. 지도란 민박집 하마다의 유지상이 적어주는 지도인데요

일반인이라면 이게 무슨 지도냐,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형태로 씌여 있지만 이상하게 이 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헤매지 않고 그 지도를 들고 찾아오거나 아니면 헤매지 않고 차를 타고 길을 찾아가기도 합니다.



휴대폰이 연결되지 않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좋았던 타에코상, 그녀가 처음 이 곳에 왔을 때의 표정과 반응

그리고 그 다음 해의 그녀의 의상과 표정,

빙수를 먹으라고 권해도 자신은 빙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단박에 거절했던 그녀가 빙수를 드디어 먹게 되었을

때, 빙수값을 묻자 주변 사람들이 보인 표정이 재미있었지요.

빙수값을 각자 내는 방식, 나는 만약 사쿠라상의 빙수를 맛보게 되면 무엇으로 값을 치루게 될까

무엇으로 치루고 싶은가를 생각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지요.



일상과 여행, 그것이 분리되는 것이어야만 할까? 그것이 어떤 식으로 맺어지면 좋을까, 자유란 무엇인가

서로 일상적인 일을 모른다해도 서로에게 스며드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이른  아침

몸이 다 깨기도 전에 숙제를 미리 한다는 기분으로 보기 시작한 영화가 제게 질문을 잔뜩 던지고 있더라고요.



한동안 아침에 일어나면 메르시 체조를 흉내내서 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아침입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열무김치
    '11.5.4 2:19 AM

    작년 이맘 때 지베르니에서.....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비행기들이 멈춰서 신기하게도 관광객에게 치이지 않는
    한가로운 여행을 했었답니다.
    (특히나 봄, 여름에는 전세계 관광객으로 발디딜 틈이 없다는 곳이라서요!)

    만개한 봄, 꽃가루가 모네의 연못에 쌓여(?) 이런 모습을 만드네요.



    저는 너무나 오랫만에 영화를 !! ...
    지난 주에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다시 봤는데요,..
    정말 어릴(?) 때 느꼈던 감동과는 전혀 다른 감동으로 며칠 환상에 시달(?)렸다랄까요 ?
    기분이 이삼일 오묘하더라고요 ^^
    아...이런 기분 정말 좋아요 !!

    외장 하드드라이브에 영화가 쌓였는데도 볼 수가 없는
    이 빡빡한 육아 스케쥴!!을 잘 이겨나가야 할텐데 말이죠 -..-

  • 2. intotheself
    '11.5.4 7:22 AM

    열무김치님

    그렇지 않아도 어제 밤 드디어 뉴욕의 아파트에 며칠 묵을 예약을 하고

    오늘 비행기표 은행으로 송금을 하면 여행준비가 기본적으로 끝나게 되어서



    인턴 사원으로 다시 출근하게 된 보람이 (호주에 워킹 홀리데이로 나간 친구가 집에서

    재워준다고 표만 사서 오라고 했다네요, 그래서 표값을 벌어야 한다고 수소문해서

    어제부터 출근을 하더라고요 ) 새벽에 일어나서 준비하다 말고는 엄마 ,빨리 뉴욕가고 싶다

    그래서 웃었습니다.

    그러다가 언제 엄마는 봄, 가을 이렇게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시기에 여행을 갈 수 있을까

    그런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새벽부터

    보람이가 나가고 승태를 깨워야 하는 시간 그 사이의 절묘한 시간, 잠들기 아쉬워서

    들어와보니 멋진 계절의 지베르니가 떡 하니 올라와 있네요.

    아니 이게 무슨 우연의 일치인가 하면서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육아 스케쥴, 이겨나가려고 하지 말고 더불어 싸안고 가야 덜 힘들지 않을까요?

    가다보면 길이 생길 것이니 조금만 더 힘 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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