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유리 공예 특별전 소식을 듣고는 가보고 싶어서 길을 나섰습니다.
당연히 아람누리라고 생각하고 미술관에 들어가니 상페 특별전을 한다고 하네요.
아니 그럼 베네치아 유리 공예 특별전은 벌써 끝났나요?
그게 아니고 그 전시회는 화정 어울림누리에서 하는 중이고요 여기서는 상페 특별전을 하거든요.
그래요? 물론 망서리지 않고 표를 끊었지요.
꼬마 니콜라 이야기에 일러스트로 참여한 이후에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서 궁금한 마음이었고
더구나 도록에서 보니 전시된 작품안에 불어가 여기 저기 짤막하게 씌여 있어서 혹시 읽을 수 있는
글을 만나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겠다 싶어서요.
전시도 좋았지만 전시가 거의 끝나가는 곳에서 디자인 전공을 하는 학생들이 방을 하나 꾸며서
그 안에서 의자에 앉아서 전시된 작품들의 번역본 책들을 읽을 수 있게 해 놓은 것이 정말 좋았답니다.
물론 그 안의 책을 다 읽고 나올 수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게 긴 시간 있게 될 줄은 상상을 못 했으므로
3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간 곳이라 중간에 나서게 된 것이 서운하더라고요.
사치 평온 쾌락은 마티스 그림의 제목이기도 한데요 마티스의 그림과 보들레르의 시를 이용한
상페의 스케치가 인상적이어서 한참을 보고 또 보았던 책이랍니다.
그 방안에서 본 책은 이상이고요, 저 작품도 읽고 싶은데 하는 것들이 여러 권 남았는데 나오려니
아쉬운 마음에 자꾸 뒤돌아보게 되더라고요.
꼬마 니콜라를 기억하는 분들, 상페의 일러스트를 좋아하는 분들, 아니면 아이들에게 그 세계를 보여주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조금 넉넉하게 시간을 갖고 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혹시 표에 다음 번에 와서 책이 있는 방에만 들어갈 수 있게 표를 해줄 수 있는가 물었더니
당일에 한해서만 가능한 표라서 곤란하다고 하네요.
아직 시간 여유가 있으니 어느 날 하루 날 잡아서 남은 책을 더 읽어보러 갈지 어떨지 조금 더
생각해보아야 할 일이지만 그래도 잘 못 찾아간 미술관에서 보낸 행복한 시간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