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Paris,
오! 나의 가장 사랑하는 도시여, 나는 깊은 향수와 무한한 고통 없이는 너의 이름을 쓸
수가 없다. 진리와 아름다움으로써 나의 영혼을 길러주었던 너, 그리고 우리의 그 곳
생활을 하루하루 아름답게 해주었던 많은 소중한 친구들을 제공해주었던 너.
오, 지극한 고통과 사랑의 도시여! 오, 미의 상징이여,
너는 또한 지극한 죄악의 도시, 그러나 죄 없는 자가 어디 있을까? 악보다는 선이, 오류
보다는 진리가 우위에 있는 도시, 자유의 도시.
이 세상 미美의 가장 소중한 보배여, ...........
라이사 마리땡 지음 《아름답고 고귀한 우정의 회고록》에서
※ 라이사 마리땡은 러시아 출신으로 철학자 쟈크 마리땡 부인
프랑스 <시골 풍경>
영국의 한 언어학자가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전 세계의 언어 중에서
가장 로맨틱romantic한 말로 ‘사랑’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아무르amour>를
꼽았고, 그 다음으로는 이태리어 <아모레amore>를 선정했다고 한다.
영어의 ‘love’라는 말은 프랑스어 <아무르>가 지니고 있는 뉘앙스에는 낭만성이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영어에는 love(사랑한다), like(좋아한다)라는 두 단어가 존재하여 상대방에 대한
호감 표현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데, 프랑스어에는 <에메aimer: 사랑한다, 좋아
한다)라는 단어 하나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무르>, 이 단어 속에는 영어의 love와 like, 두 단어가 함께 응축되어
있어 <아무르>의 문학적인 의미와 그 철학성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사랑’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아무르>에 주목하게 된 것은, 프랑스인 남녀 간의
애정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그 전통 때문이다. 전통적인 가톨릭 국가이고,
낙태를 법으로 금하고 있을 정도로 생명 중시의 <인권>사상이 어느 나라보다도
강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어, 남녀 간의 사랑이 설사 불륜이라 하더라도 이를
당사자 아닌, 제3자가 대개 크게 문제시하지 않는다고 한다.
남녀 간의 애정은 철저히 ‘사생활의 범주’에 속하는데 공인이건, 일반 시민이건
그것이 사회의 공익에 벗어나지 않는 한, ‘당사자 간의 문제’ 로 친다.
프랑스가 미혼모 문제와 사생아의 입적 문제 등에 있어 가장 진보적이고, 이에
관한 <사회보장제도>를 민법에 채택한 것도 결코 우연의 일이 아닌 것이다.
낙태를 불법화하되, 미혼모가 출산을 했을 경우에도 국가가 기혼 여성이
출산했을 때와 다를 바 없는,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주는 온정(관용)사회다.
미테랑 전 대통령의 이중생활과 대통령에 당선된 후 본부인과 이혼한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예를 보더라도 한국적 도덕 기준으로는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현실이, 프랑스 사회에서는 당당히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개인의 애정 문제에 한국처럼 범국민적인 에너지를 쏟아 부어 관심을 나타내지
않으며, 남의 사생활 문제를 화제로 하기 보다는 자기 취미생활의 향상으로
‘삶의 질’을 높이며 즐긴다.
개인의 사적인 애정이 공직과 직무 수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 눈감아 주는
것이다. 그런데, 프랑스 사회에서 이토록 ‘관대한 정신’ 은 언제, 어디에서 유래
되었을까?
그건 <아무르>가 인간의 감정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순수한 것>으로, 프랑스
문학이 오랫동안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아무르>
라는 말 속에는 남녀 간의 ‘관능적 감흥’에서부터, 원수일지라도 용서하고
관용을 베풀어 준다는, 《똘레랑스tolerance, 관용》정신까지 모두 아우러져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아무르>가 사랑과 《똘레랑스》를 함께 포함하고 있는, 그 까닭에는 1789년의
프랑스 대혁명으로 프랑스 사회가 <왕당파>와 <공화파>에서, 다시 <우파>와
<좌파>로 갈기갈기 찢겨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은 과정에서 문학과 지성 세계가
<아무르> 개념을 《 똘레랑스 》의 개념으로 승화시켰던 노력의 결과인 점도
결코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튼 <아무르>는 프랑스어 중에 가장 낭만적인 말이면서, 가장 위대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단어라고 할 수 있겠다.
※ 원글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의사의 글을 대폭 간결하게 정리하고 내용을
보충한 것입니다.
들라클루와(1798~1863) 작,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1830년 7월, 샤를 10세의 절대군주 체제에 반발하여 일어난 시민들의 봉기 중 가장 격렬 했던
7월 28일의 장면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작품. 정치적 목적을 담은 최초의 근대회화로 알려져
있는데 후에 미국 『자유의 여신상』의 모델이 됐다.
◆ 《똘레랑스: tolerance, 관용》: 역사적 유래 ―
16세기 초부터 유럽 땅에서 신‧구교도 사이에 처절하게 벌어졌던 화형과 학살 등의
《앵똘레랑스 intolerance: 관용하지 못함, 불관용不寬容》 행위에 대한 ‘반성’의
산물로 제기되어 발전한 사상을 말한다.
똘레랑스의 첫 번째 의미는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자유 및
다른 사람의 정치적, 종교적 의견의 자유에 대한 존중” 이다. 즉 상대방의 정치적
의견, 사상, 상대방의 이념 등을 존중하여 자신의 사상, 이념도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의미로는 “특별한 상황에서 허용되는 자유” 이다.
(원래 ‘허용 오차’를 뜻하는 공학 용어인데 사회적 의미를 갖게 되어 ‘특별한’ ‘자유’
라는 뜻이 된 것)
첫 번째 말뜻이 나와 남 사이의 관계, 또는 다수와 소수 사이의 관계에서, 나와 남을
동시에 존중하고 포용하는 내용을 품고 있다면,
두 번째 말뜻은, 권력에 대하여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려는 의지를 품고 있다.
즉 “권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금지되는 것도 아닌 한계자유” 를 의미한다.
한국의 정서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미모의 여자 법무장관이 아기 아버지가
누구인지를 밝히지 않은 채 임신하여 출산해도 용인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이고,
거리의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버리는 이들이지만 “그래야 청소부들이 실업자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이들이 《똘레랑스》사회에 사는 프랑스인들이다.
※<퍼온 글을 일부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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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프랑스 사회는 ‘똘레랑스’가 흐르는 사회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후 독일 <나치스>에 협력한 인물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발본색원拔本塞源하여, 과거를 거의 완벽하게 단죄한 <프랑스 현대사>는 우리가
한 번 눈여겨 볼 만합니다.
“민족 반역자는 반드시 법에 따라 처벌되어야 하고 사회에서 제거되어야 한다.”
“국가가 애국적 국민에게는 상을 주고, 민족 배반자나 범죄자에게는 벌을
주어야만 비로소 국민들을 단결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 <드 골>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나치스>에 부역했던 <신문사>들을 모조리 폐간시켰으며, 각계 각 분야에 걸쳐
광범위하고도 가혹하게 조사가 진행되어, 부역자 200만 명 가운데 약 35만
명이 재판에 회부되었고 10만 명 이상 유죄, 6,763명이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또한 공민권과 프랑스 국적까지 박탈하는, 준엄한 응징을 가했던 기록도 있군요.
얼마나 혹독하게 ‘반역 인물 청산작업’을 했으면, ‘과거와 같은’ 상황이 또 다시
되풀이 되었을 때 민족을 배반하고, 적에게 협력하는 인물이 다시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을까요.
일제하의 역사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한국에게는 귀감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루브르 박물관
<몽마르뜨> 언덕에서 내려다 본 파리 시내
<몽마르뜨>의 화가들........
◆ 프랑스, 『 문화 강대국 』 인 이유 .......
“프랑스사회가 <개인주의>인 건, 유럽에서도 다 인정하는 사실이야. 사적인 영역은
절대 침범 받지 않으려는 <사고방식>을 다들 갖고 있고, 프랑스 문화에선
심지어 친한 친구라도 방문 시, 꼭 미리 전화해서 시간예약을 하고 집을 방문해야
한다고 하잖아.”
“기본문화는 남유럽 라틴인데, 여기에 극단적인 <개인주의>가 더해져 결합된 형태가
프랑스 문화야. <개인주의>가 심하다보니 각자 자기 삶을 자기 스스로 원하는 대로
꾸려나가는 경향이 크고, 그래서 유럽인들은 프랑스 사람보고 ‘인생의 예술가’ 라는
칭호를 붙여준다고 하더라.”
“교육은 유럽 국가 중에선 의외로 좀 안 좋은 편에 속해.
일단 윗자리는 ‘그랑제꼴’ 이라는 엘리트대학 출신들이 다 해먹고 있고, 일반대학은
평준화라지만 옆 나라 독일에 비하면 시설이나 수준이 아주 들쭉날쭉하지.”
KBS 2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프랑스 여성, <아나이스 줄리엔>
“흔히 프랑스 사람들 보고 보수적이라고 착각을 하는데, 보수적이 아니라 ‘대세’라는
게 <개인주의>에 묻히다보니 ‘페미니즘’이라던가, 새로운 사상들이 아예 먹히질
않는 것이거든.
<68혁명> 때도 독일에서는, 여성해방이 대세가 돼서 여자들이 “우리는 더 이상 성적
性的 대상이 아니에요.” 하면서 짧은 머리에 수수한 옷차림, 뭐 다 그렇게 하고
댕겼는데, 프랑스에선 오히려 요지부동했었다고 그러잖아.
그냥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본능대로 명품 도배하고 남자들한테 꼬리치고 댕겼다고
하더라.
아이러니한 것은 <68혁명> 이후, 약 40년 정도 지난 오늘날 통계로 보면 투쟁을
앞세운 독일 여성보다도 오히려 프랑스 여성들이 쟁취해낸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이야.”
“프랑스만큼 예술, 문학, 철학 등에 제대로 미쳐 있고, 중점적이고, 체계적이며,
즐기기까지 하는 나라는 없다고 봐.”
“아, 그리고 프랑스는 <화이트칼라>보다 노동자의 평균 월급이 살짝 더 높다 그러더라.
물론 엘리트들이 윗자리 다 해먹더라도 일에 대한 차별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은
우리나라보단 훨씬 양호한 편이지.
그리고 프랑스 학생들 교육, 시험, 입시 시스템system이 엄청난 게, 어릴 때부터 우리
나라 대학에서나 쓸 법한 길고 긴 장문長文의 <리포트> 이런 걸 원해.
아니, 우리나라 대학보다 걔네 중‧고생들에게 더 자신만의 체계적인 장문의 글을
요구하는데 <주관식>이나 <객관식>의 답이 아닌, 한편의 글을 쓰는 걸 엄청 빡세게
가르치지, 그게 바로 원동력이 아닐까..........”
※《도서 갤러리》의 독서인들이 프랑스 문화에 대해 서로 주고받는 ‘댓글’ 중 일부를
퍼와서, 문장을 다듬고 정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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