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으로 동지冬至를 앞두고 있는 깊어가는 겨울밤입니다. 동지는 일 년 중 낮이 가장
짧은데 비해 밤의 시간은 가장 길지요. 이것은 생하고 쇠하는 영원한 순환섭리로서
일음일양一陰一陽(주역 계사전) 즉 음과 양이 번갈아가며 반복되는 대자연의 도道입니다.
그런데, 마치 동지의 암야暗夜처럼 거대한 또 하나의 어둠이 우리들의 세계와 삶의
자리에 깊숙이 드리워진 겁니다.
언제부터인가 이 사회의 혈색이 점차 죽어가고 생기를 잃어가는 무표정한 얼굴의 모습이
확산돼가는 걸 체감하게 되는데요, 그 사회적 책임에는 본연의 사명으로부터 멀찍이
도피한 <언론인>들과 극단적 자본주의에 훼손된 인문정신과 고갈된 영성이 아닐까 해요.
햇살이 가득 찬 어둠에 묻힌 한낮, 현재 우리시대의 직관적 인상印象 아닙니까?
경제의 양극화뿐만 아닙니다. 희망을 상실해가는 의지에서, 사람들의 일상 언어에서 이미
사랑은 소진되어가고 있네요. 하루의 암흑 속에서는 칠흑이 걷히려면 언제쯤 새벽이
올까 두리번거리면서 시계를 들여다보거나 빛살이 투영되는 창문 쪽을 향해보며 동터오는
새벽빛을 기다릴 수가 있겠지요.
그렇지만, 이 어둠은 나랏일을 하는 사람과 거기에 힘을 실어주는 대중들의 집합集合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 끝을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과학문명은 하루가 다르게
세상을 변화시키고 어둑새벽을 열어젖히고 있으나 사람들마다 생각이 천차만별하고 백인
백색百人百色의 시각이어서 시대의 우울은 끝날을 어림할 수가 없어요.
사실이지 인간의 무지를 넘는 어둠이 따로 없고, 어둠에 묻힌 밤과 무지에 잠든 영혼은
한 어머니의 두 자식입니다.
한 사람, 또 한 사람이 깨어나 진정 마음이 개종 될 때 광명의 정토는 올 것입니다! 컴컴한
밤중에서도 환한 대낮같은 세상이.
◆아래에는 사랑의 영성(靈性, Spirituality)이 담겨 있는 인도의 시성인 타고르의 작품들을
간결하게 덧붙였습니다. 시인이 말하는 <님>, <당신>은 초월적 존재자일 것이지만
각 개인의 입장에 따라서 사랑의 대상이거나 혹은 ‘마음속 진리’로 생각하셔도 좋겠습니다.
◆<성음악>, <팝음악>, <연주곡> 등 5곡은 영성회복을 위한 아름다운 명곡들이지요. 현대
인들의 혼란되고 정신적 스트레스에 찌든 마음을 말갛게 정화시켜 줄 것입니다. 음악을
통해 ‘아름다움’을 체험하게 될 때 명상의 효과를 가져 오게 돼 영적인 풍요로움과 지순한
행복에 감싸이게 됩니다.
만약 님이 말하지 않으시면 나는 이 마음을 님의 침묵으로 채우고 견디어 내렵니다.
나는 저 별들이 밤샘하는,
하여 참을성 있게 머리를 드리운 밤과 같이 꼼짝 않고 기다릴 것입니다.
아침은 기필 올 것이니, 어둠이 사라지면, 님의 목소리는 하늘을 꿰뚫는 금빛 흐름
으로 쏟아져 내리겠죠.
그러면 님의 말씀은 노래가 되어 나의 새들의 둥지 하나 하나에서 날아오를 것
입니다. 님의 ‘선율’은 나의 모든 수풀 속에서 꽃으로 활짝 피어날 것입니다.
― 타고르의 《기탄잘리》19편: 박희진 옮김
1. 《상투스Sanctus》1: <리베라 합창단> ~♬
《상투스Sanctus》2: <리베라 합창단> ~♬
◆Sanctus: 라틴어로 ‘거룩하시다’ 가톨릭교회 미사의 성찬 전례 기도문
모딜리아니(1884―1920) 작, <큰 모자를 쓴 쟌느 에퓨테른느>
2. 《La tristesse de Laura, 슬픈 노라》: 패트릭 쥬베 피아노 곡 ♬~
루피노 타마요(1899~1991) 작, <방황하는 영혼들>
3. 《Donde Voy(Where I go), Tears》: Chyi Yu(치유:齊豫) 노래 ♬~
All alone I have started my journey
To the darkness of the darkness I go
내가 가야할 길이
캄캄하고 암흑 같지만 난 홀로 여행을 떠납니다.
With a reason, I stopped for a moment
In this world full of pleasure so frail
즐거움 가득한 이 세상에 잠시 들렀지만
너무나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죠.
Town after town
I travel Pass through faces
I know and know not
이곳저곳을 낯익은 모습과
모르는 사람들을 스치며 난 여행했어요.
Like a bird in flight, sometimes I topple
Time and time again just farewells
날개 달린 새처럼 때로는 넘어지기도 하면서.
언제나 헤어짐의 연속이었을 뿐이었어요.
Donde voy, donde voy Day by day,
my story unfolds
난 어디로 가야 할까요. 어디로 가야 할까요.
매일 매일 내 이야기가 펼쳐졌지요.
Solo estoy, solo estoy
All alone as the day I was born
난 혼자가 되었어요, 혼자가 되었어요,
이 세상에 태어났던 날처럼 혼자가 되었어요.
Till your eyes rest in mine, I shall wander
No more darkness I know and know not
당신의 눈 안에 내가 안주할 때까지...
내가 알기도 하고, 모르기도 한 어둠이 없을 때까지 난 방황해야만 해요.
For your sweetness
I traded my freedom Not knowing a farewell awaits
이별이 기다린다는 걸 모르고
내 자유로움을 당신의 사랑스러움과 바꾸었거든요.
You know, hearts can be repeatedly broken
Making room for the harrows to come
마음은 여러 번 상처를 받을 수 있단 걸 당신 알고 계시니.
괴로움을 위한 자리를 준비해두세요.
Along with my sorrows I buried My tears,
my smiles, your name
난 슬픔과 더불어 내 눈물, 미소,
당신 이름을 묻어버렸어요.
Donde voy, donde voy
Songs of lovetales I sing of no more
난 어디로 가야 할까요. 난 어디로 가야 할까요.
부르던 사랑 노래도 이젠 더 이상 남지 않았네요.
Solo estoy, solo estoy
Once again with my shadows I roam
난 혼자가 되었어요, 혼자가 되었어요,
다시 한 번 내 그림자 속에서 배회하지요.
Donde voy, donde voy
All alone as the day I was born
난 어디로 가야 할까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이 세상에 태어났던 날처럼 혼자가 되었어요.
Solo estoy, solo estoy
Still alone with my shadows I roam
난 혼자가 되었어요, 혼자가 되었어요,
다시 한 번 내 그림자 속에서 배회하지요.
◆Donde Voy: 스페인어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4. 《Nocturne》: Duo, Secret Garden 연주 ♬~
▶연주 동영상: https://youtu.be/hSU_omZHkFs
5. 《Songs from a secret Garden》: Duo, Secret Garden 연주 ♬~
▶연주 동영상: https://youtu.be/ZDUjt6iH52E
아아, 스스로 자기를 주는 이여!
즐거운 당신의 상相을 보고 저의 혼을 불과 같이 타오르게 하며, 강과 같이 흘러가게
하며 꽃의 향기처럼 스며들어가게 하소서. 우리에게 사랑하는 힘을 주소서.
기쁘거나 슬프거나, 이득이 있거나 손실이 있거나, 흥하거나 패하거나 우리의 생명에
사랑하는 힘을 주소서.
당신의 모든 것을 보며, 당신의 모든 것을 듣는 힘을 주소서. 거기서 우리를 힘 있게
일하게 하소서. 우리로 하여금 당신이 주신 생명을 보전케 하고, 우리로 하여금
씩씩하게 받고, 씩씩하게 주도록 하소서.
이것이 당신에게 드리는 나의 기도입니다. 무력無力한 사상을 우리 마음에서 뿌리 채
뽑아버려 주소서. 그 무력한 사상이야말로 당신의 기쁨을 행위와 분리된 황망한
무형無形의 것이라고 생각게 하는 것이외다. 농부가 굳은 땅을 파는 곳에 신의 기쁨은
우거진 곡식이 되어 솟아오른다.
사람이 삼림의 잡목을 베어버리는 곳, 돌 땅을 밭갈이하는 곳, 집안을 쓸고 닦는 곳,
거기에 정연整然하게도 평화 속에 신의 기쁨이 있다.
― 타고르의 《생의 실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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