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고혈압, 신경통에 그렇게도 좋다는
말벌주를 꼭 담아봐야지 하는 생각에
청치야적장 천막지붕의 말벌집을 그냥 두었었는데
(키워서 술담그려고...... )
정확히 아침 일곱시~
예초기를 둘러메고 일어서는 순간에 발견한 손목윗쪽의 말벌 한마리.
아차~ 싶은 순간에 쏘이고 말았습니다.
예초기 시동을 걸면서 나온 배기가스가 녀석들을 자극할 줄은 몰랐습니다. ㅠㅠ
원래 벌타는 체질이 아니고
지난번에 쏘였을때도 며칠 붓기만 했을뿐 별 이상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예초기를 돌린지 십여분~
갑자기 등이며 얼굴이 후끈거리고
귓속이 붓는 느낌이 오면서 곧바로 눈이 붓고
팔에는 소름끼치듯 오톨도톨 좁쌀만한 것들이 돋아나고
배, 허벅지, 종아리 죄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오십원짜리 동전만한 두드러기들이 번지기 시작합니다.
이런~ 알러지반응입니다. 면역체계가 강력하게 작동하는 위험상태......
예초기 벗어던지며 거울을 보니 귓밥 두께가 2배......
재빨리 차를 몰아 보건소에 갔더니 휴무~
시내 병원까지 운전이 무리일듯하여 119에 이송요청하고 거울을 보니
마치 하회탈을 쓴 듯 혹은 괴기영화의 괴물처럼 변한 얼굴......
정확히 30분만에 완벽한 변신이랄까......
병원에 도착하니 증세가 더 심해집니다.
구역질이 나오고 머리가 아파오고......
다행히 서둘러 해독제를 맞으며 한시간쯤 자고나니
몸의 붓기들이며 온몸의 두드러기가 사라졌습니다.
치료 다 되었으니 가셔도 된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에
아직 눈이며 귀도 부어있고 새벽에 축구보느라 졸립기도 하니
한시간만 더 잡시다 하고는 또 코골이~~~~
농장으로 돌아오자마자 말벌 소탕작전에 돌입했습니다.
너네가 나를 물로 봤어~
앞으로 너네들한테 옐로카드란건 읍따 이쒸~
눈에 띄는 즉시 레드카드에...... 퇴장도 아니고 박멸이여~
첨에는 동력분무기로 농약을 뿌려서 단숨에 없애려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렇게 죽이기에는 제가 한 고생이 억울합니다.
모기약가져다가 칙~ 칙~ 살살 뿌려대며 '용용 죽겠지?'
벌집에서 나오는 놈이든 외출했다 귀가하는 놈이건간에
살살 뿌려가며 말벌한테 최대한 약이 덜묻도록......
그래야 이리저리 날라다니며 발광을 하다가 죽습니다.
대략 5-60마리쯤 그렇게 처리하고는
마무리는 벌집입구에 모기약을 들이대고 치이이이익~
벌집안에 숨어있던 놈들이 견디다못해 비척비척 집밖으로 기어나옵니다.
아니~ 기어나오고 지랄입니다.
저게 다 말벌주 재료들인디...... 땅에 떨어지면 않되는디......
벌집을 통째로 따다가 술에 담가서 익사를 시켜야 약효가 좋을것인디......
내일부텀은 뒷주머니에 모기약을 넣고 다니다가
말벌집이 보이는대로 작살을 내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새롭게 안 사실은
말벌에 처음 쏘였을때보다 몇년이 지난 후라도 두번째는 증세가 더 심해지고
쏘이는 횟수가 늘어갈수록 증세가 점점 더 심해진다고 합니다.
몸의 면역체계가 말벌독을 기억하고 있다고 하네요.
다음에 말벌한테 쏘이면 바로 119에 전화하라며
응급실 간호원이 알려 주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