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담서원에서의 프랑스어문반 (끄세쥬) 송년파티가 월요일에 있었습니다.
사실은 27일에 과정이 끝나지만 24일 여행 떠나는 제겐 20일이 마지막 수업이라서 가능하면 20일에
어린 왕자를 마무리하고 그 날 송년파티를 하면 어떨까요? 제안을 했더니 모두 기꺼이 찬성해주셔서
그 날 송년파티를 하게 되었지요.

각자 준비한 음식이 풍성한 식탁을 이루어서 사람이 여럿 모이면 이렇게 아름다운 식탁이 ,이렇게 맛있는
식탁이 되는구나 감탄한 시간이었습니다.

어린 왕자의 마지막을 읽게 된 날, 다들 약간은 슬픈 느낌이어서 였을까요? 평소보다 질문이 적은 날이기도
하고 효은3님이 제대로 해석을 해주시는 바람에 질문이 없기도 해서 진도를 빨리 마무리하고 식탁을
차리는 손들이 분주합니다.

모자를 쓰고 환하게 웃고 있는 누리님, 우리 모임의 반장을 맡아서 하느라 수고해주셨는데 그녀는
어린 시절 어린 왕자를 읽고 언젠가는 프랑스어로 어린 왕자를 읽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이번에 그 꿈을
이루게 된 것을 자축한다고 해서 우리들도 마음껏 축하해주었답니다.옆에서 함께 한 생각님, 천안에서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늘 함께 하시면서 우리들의 생각을 돋아주신 점,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것 같아요.

윤용손이란 아이디로 인디 만화를 그리고 있다는 옹큐 박님, 그녀는 용손이란 용의 손녀라는 말로 이름을
풀어주기도 하고 어린 시절 언어에 관심을 갖게 되어 외국어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그 곳에서는 본인이
원하는 식의 언어 공부는 어려웠노라고, 그래서 오히려 미술에 관심을 갖고 미대에 가게 되었고 그림 그리는
와중에서도 언어에 대한 관심을 지속해서 불어 공부를 하게 된 사연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더군요.
불어 발음이 좋고, 발제를 할 때 상당히 독특한 방식으로 접근하던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그녀는 이번에는
오카리나로 우리들에게 귀한 선물을 주기도 했지요.아하, 선물에 대한 새로운 개념에 눈뜬 날이기도 했습니다.

서원지기님의 지금 왜 프랑스어를 배우는가, 과연 늦지 않았는가, 조금 더 이른 나이에 시작했더라면
그 시기에 대한 이야기와 그 이야기에 대한 마리포사님의 반박? 이렇게 이어지는 이야기속에서 우리들은
각자 다른 생각을 마음에 품고 있었겠지요?
저도 와인이 한 잔 들어가서일까요? 불어를 배운 다음 정작 배우고 싶은 언어는 스페인어인데
그 언어를 배우고 언젠가 베네주엘라에 가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 (엘 스시테마라는 조직을
만든 바로 그 마에스트로 ) 이제는 공부도 공부이지만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몸을 써서 움직이는 일, 음악으로
서로 조화를 만들어가는 일도 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하게 되었습니다.
2011년, 무엇을 새롭게 하게 될지 모르지만 끄세쥬에서의 경험은 제겐 아주 귀한 자산이 되어서 앞으로 나가는
힘이 될 것 같네요. 함께 한 시간, 모든 사람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