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줌아웃에서 캐드펠이란 아이디를 보고 신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혹시 케드펠 수사의 바로 그 캐드펠인가?
그렇다면 그 소설을 읽은 사람을 만나는 셈이니 얼마나 반갑던지요!!
리플을 통해서 그녀의 글을 읽고는 물어보았지요. 혹시 그 수사의 이름에서 딴 아이디인가 하고요.
그렇다는 대답을 듣고는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이 가깝게 느껴지는 희안한 경험을 했던 적이 기억납니다.
리플속에서만 만나던 그녀를 처음 본 것은 카루소님 냉면집에서 였는데요, 처음 본 사람같지 않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고 언젠가 기회가 되면 조금 더 길게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란 생각을 했었지요.
그런데 서로 일을 하기도 하고 사는 곳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엄두를 못 내다가 어느 날 보니 동네에서
부천까지 가는 버스가 한 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눈여겨 본 버스에도 불구하고 시간내기가 쉽지 않다가 드디어!! 한 해를 넘기기 전 금요일인 오늘
부천 가는 버스를 타게 되었지요. 부천하면 제겐 양귀자 소설속의 원미동밖에는 아는 것이 없는 동네였는데
오고 가는 길에 한 도시를 눈에 새기고, 만나서 돌아올 때까지 입도 즐겁고 (싱싱한 음식으로 ) 마음도 즐거운
그런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침에 출발할 때 약간 감기 기운이 있어서 걱정했는데 바닥에 스며드는 따뜻한 온기로 몸이 풀리고
원래는 친구 만나서 영화 한 편 보고 들어오고 싶었지만 그 자리에서 바로 버스 타고 집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
유혹이 되어서 그냥 집으로 오는 버스에 올라 탔지요.
버스 속에서 지난 몇 시간을 반추하면서 참 신기하다는 느낌에 사로잡혔습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끌리거나 배척하게 되는 그 자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하고요. 생각하다가 깜빡 잠이
들었고 눈을 떠보니 벌써 백석, 이미 몸이 가쁜합니다. 그래서 집에 들어와 지난 시간의 느낌을 살려주는 화가
피사로를 찾아서 보게 되네요.

앞으로 제게 부천은 낯 선 곳이 아니라 캐드펠님이 사는 곳, 그래서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다음에 만날 때는 다른 모습으로 더 다양한 이야기 보따리로 만나게 될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들기도
하고요.

누군가를 만나고 들어와서 기분이 좋으면 이상하게 그 시간을 떠올리는 그림을 고르게 됩니다. 아니면
그 사람을 생각하고 그림을 고르기도 하고요. 물론 제가 그린 그림이 아니지만 선물하고 싶기도 하고요.
캐드펠님이 부러워하는 수요일, 그리고 금요일, 제가 꾸리는 두 날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그녀가
언젠가 그 시간에 함께 만날 수 있길, 그것이 어려우면 그녀가 사는 곳에서 그렇게 즐거운 만남을 꾸려서
함께 하자고 초대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게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