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가장 중심부에 자리한 남산을 여러번 가긴 했어도
부분 부분을 돌아보고 오곤 했는 데...
오늘은 걷기여행으로 택한 코스인 만큼 서울역에서 출발하여
하얏트호텔 백범광장과 남산도서관에서 N타워를 넘어
북측 남산순환도로를 걸어서 국립극장으로 내려와서
동국대 정문을 지나 장충동까지 걸었습니다.
자아~ 저와 함께 겨울비 촉촉히 내린 남산을 함께 걸어 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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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예전 이름은 목멱산으로 그 남산의 걷기를 위한 시작은.....
지난 해에 화재로 복구중인 숭례문 앞이다.
처음에는 복구현장이 군데 군데 뚫린 틈새로 공사현장이 보이기도 했는 데
이젠 아주 철통수비를 하는 양 조금의 틈새도 보이질 않아
얼마나 진척이 되었는 지 오리무중이다.
한 사람의 무지함으로 인한 아픔이 서린 숭례문....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형의 모습으로 복윈이 되길 간절히 빌어 본다.
숭례문 복원지 주위의 도로 위에 예전 사진을 이렇게 만들어 놓았기에
한참을 들다보며 숭례문 화재의 아쉬움을 달래 본다.
오늘의 걷기여행은 친구 둘과 함께 하기로 했는 데
아침부터 내리는 비때문에 바람(?)을 맞았다.ㅋ
짐짓 나도 그냥 방콕을 할까 했는 데 이런 저런 이유로 걷기를 거르면
애써서 시작한 걷기여행을 도중 하차하게 될 것 같아 마음먹은 김에 혼자라도 집을 나섰다.
오늘의 정상의 목표인 남산의 N타워가 멀리 보인다.
남대문 시장 입구에서 남산을 향해 올라 가는 데
봄비처럼 가는 빗줄기가 촉촉이 내린다.
길가섶에 심어진 꽃송이에도 빗방울이 맺히고
차로 다닐 땐 보지 못했던 남산육교란 지칭도 생소하게 눈에 띤다.
걷기여행의 진면목인 듯 싶어 반갑고 발걸음 또한 가볍다.
얼마 올라가지 않아 하얏트호텔이 웅장하게 닥아선다.
책자에는 이 하얏트호텔 앞에서 건너 백범광장으로 오르게 되어 있는 데
요즘 남산도 여기 저기 공사가 진행중이어서
오르는 계단길을 임시폐쇄한다는 안내문과 함께 막아 놓았다.ㅜㅡ
그래서 막힌 계단길 위로 남산을 향해 오르다 보니
왼쪽으로 난 길로 백범광장을 갈 수가 있어 보인다.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해서 올라가니 내가 올라오는 모습을 본
비둘기떼들이 일제히 황급하게 내게로 몰려들 온다.
순간 당황을 했지만 그 모습이 사람에게서 먹이를 얻어 먹으려고 하는 것 같았다.
이제 비둘기에게는 야생성이 완전히 사라져 버린듯이 보인다.
기대하고 반갑게 닥아 섰는 데 먹이를 주지 않으니 반항이라도 하듯
일제히 날아 올라서 순간 아주 깜짝 놀랐다.ㅎㅎㅎ
이번 남산을 오르면서 알게 된 남산의 동상은 모두 10개인 데
그 중 하나인 독립운동가이신 성재 이시영선생님의 동상이다.
내 상식으론 생소하여 자료를 찾아 보니
출생-사망
이란 간단한 소개밖에 나와 있질 않다.
성재 이시영선생님 동상에서 조금 더 걸어 들어가니
백범 김구선생님의 동상이 자리한다.
워낙 백범광장으로 알고 있었던 터라 쉽게 찾을 수 있었고
옛날 어렸을 때는 이 백범광장과 남산 야외음악당이 엄청 큰 걸로
기억을 하고 있었는 데 오늘 와서 보니 그리 큰 광장이 아닌 듯 했다.
어렸을 때의 눈높이인 지...요즘은 하도 넓은 광장이 많아서 인 지....
또한 공사를 하느라 막아놓은 부분들도 있어서 더 그리 보인 듯 하다.
백범광장을 둘러보고 걸어 나오니 바로 건널목이 있었고 그 옆의 계단을 향해 올랐다.
갑자기 나타난 계단을 오르려니 숨이 차 오길래~ 고인 빗물에 비친 나목 한컷을 담으려니 내 모습도 보인다.ㅎㅎ
가파른 계단을 오르니 안중근의사의 동상이 있는 광장이다.
여기도 역시 공사중이라서 어수선하기가 그지 없다.
비까지 내려 그 화사함이 겨울이란 계절을 잠시 잊고 있었는 데
가는 빗줄기가 갑자기 세차게 쏟아지기 시작한다.
안개에 젖어드는 산길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 우산을 받쳐 들고 셧터를 누르는 데
카메라 렌즈위로 빗방울이 떨어졌는 지 얼룩이 보인다.
갑자기 굵어진 빗줄기때문에
맑은 날엔 볼 수 없는 정말 너무도 멋진 안개낀 남산의 오름길이다.
덕분에 유난히 비오는 날의 산행을 좋아하던 내게는 환상적인 오름길이 되었다.
남산으로 오르는 길목에 있는 포토 아일랜드이다.
시야가 툭 트여 서울 시내가 바로 눈앞에 펼쳐진다.
비오는 날이어서 사람도 없이 나 혼자 걷는 게 아닐까 했는 데
의외로 우산을 받쳐들고 산보를 나선 사람들이 많았다.
오늘은 날씨도 포근하여 봄비같은 겨울비속에서 고목나무의 새싹이라도 돋을 것만 같다.
이제 정상의 N타워가 시야에 들어 오는 걸 보니
정상이 얼마 남지를 않았나 보다.
성벽 옆으로는 만추의 흔적이 남아 있어 반가웠다.
금새 남산의 정상을 올라 갈 것 같았는 데....
시야에 보인 것처럼 그리 가까운 거리는 아닌 가 보다.
가파른 계단길에 다양한 음료수가 진열된 자판기를 만났다.
가뜩이나 숨도 차고 다리도 조금 아파 오는 데... 얼마나 반갑던 지~
따끈한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싶고 시원한 음료수도 마시고 싶어진다.^^ㅋㅋ
그러나 시원한 음료는 마땅한 것이 없어
따끈한 원두커피를 마시며 남산의 안개와 함께 한동안 상념에 젖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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