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삼릉을 뒤로 하고 바로 옆에 있는 종마공원을 들어 서는 데
간간히 보이던 햇살마저도 자취를 감추고 날은 점점 더
흐려져 있었다.
종마공원을 걸어 오르는 입구에 있는 화장실이 특이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한컷...ㅎㅎ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 것은~
바람도 쌀쌀한 날인 데도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임을
여실히 보여 주기도 한 곳이었고...간간히 가족들 나들이도 눈에 띄었다^^
종마공원을 2년여만에 갔더만 일반인들의 산책하기에 좋게
많은 변화가 있어 보였다. 오르는 길에 말의 종류를 사진과 함께
원산지와 특징들을 표기해서 말뚝(?)처럼 박아 놓은 모습들이 퍽 맘에 들었다.
겨울이어서 방목되었던 말의 모습은 별로 보이지 않았고
언덕을 넘어 올라가니 그곳에 몇 마리의 말들이 풀을 먹고 있었다.
주위의 나무들은 모두 옷을 벗어 황량하기만 한 데
그래도 목장의 푸른 빛과 하얀 펜스는 그 여느 목장길을 걷는
여유로움을 선사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종마공원의 유명한 소나무 한쌍이다.
날이 흐려서 인지 그 분위기가 아주 서정적인 것이
내 눈길을 사로 잡아 이리 저리 앵글을 잡아 보았는 데....
집에 와서 폴더를 열어 보니 별로 맘에 드는 컷이 없다...ㅠㅠ
종마공원은 산책길을 따라 드넓은 초원위에 답답한 가슴들의
응어리들을 털어 내기에는 안성맞춤인 곳 같다.
오르막길에서의 숨가뿜을 내리막길에서 천천히 심호흡으로 잠재우며
여기 저기 산책길을 따라 걷다 오르는 길에서
손잡고 내려오는 귀여운 두 여자아이를 만나 동생을 보호하느라
애쓰는 언니 큰아이의 모습에서 빙그레 웃음도 지어 본다.
하늘이 금새 눈이라도 퍼붓을 듯이 더 어두워 갔지만....
눈이 아닌 작은 빗방울이 간간이 떨어진다.
우산도 없이 나선 길이지만 뭔 큰비가 오겠나 싶어....
별 걱정없이 걷던 길을 천천히 걸어 내려와 종마공원내 직원들의
식당겸 매점 근처에 늘어선 벤치에 다리도 쉴겸 베낭을 내려 놓으며 앉았다.
베낭속에서 집에서 준비해간 찐고구마와 커피를 꺼내니
아직 고구마도 따끈하고 컵에 따라 놓은 커피의 향내가 진동을 한다.
순간...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가 보면 중년 아줌씨 한 사람이
썰렁한 겨울벤취에 앉아 커피에 고구마를 먹고 있으니
청승스러워 보이기도 할텐데 나는 행복의 미소를 짓고 있으니...ㅎㅎㅎ
갑자기 주위가 떠들썩하여 뒤돌아 보니
등산복 차림의 여럿 아줌마 부대가 나처럼 걷기여행길에
나섰는 지 즐거워 하는 모습들이다.
여럿이면 여럿인 대로 웃음소리 오가는 흥겨운 모습이지만
차분히 이곳 저곳 카메라 파인더 들다 보며 커피내음에 젖어 보는
나름대로의 이 한적한 여유로움이 나는 너무도 좋았다.
커피내음에 빠져 간간히 떨어지는 빗방울의 걱정도
잊은 채로 앉아 있는 데 말을 탄 기수들이 눈앞으로 지나 간다.
얼렁 카메라로 한컷 담기도 하며 한동안을 목장내 너른 풍광을 바라보다가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시계를 보니 집을 나선 지 꼭 4시간이 지나 있었다.
전철기다리며 타고 한 시간들을 빼어 보면 3시간 정도 걷고 사진을 찍은 셈이다.
종마공원을 걸어 나오는 그 오후시간에도 가족들과 연인들의
발걸음이 그치지 않고 이어져 들어 온다.
우산까지 받쳐들고 또 준비한 우산도 들고 종마공원 산책을 나선
사람들을 보며 오랫만의 나들이에서 나는 의아심이 느껴지기도 했다.
겨울철 나들이로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는 데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들이 정말 다양한 듯 하다.
이제 눈이 내리면 다시 한번 오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아쉬운 듯 종마공원을 뒤로 하였다.
이제는 아까 걸어 왔던 그 은가시나뭇길을 다시 걸어 집으로 돌아간다.
그 나무 고갯길을 넘어 뒤를 돌아보니
또 그 길을 걷는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잘가라는 인사를 나누는 듯 한적한 농촌 풍광이 내눈을 잡아 끈다.
돌아가는 길은 서삼릉 종점인 삼거리에서 마을버스를 탈 예정이다.
삼거리 저 앞에 보이는 곳이 마을버스의 종점이다.
차시간은 8분 28분 48분에 떠난다고 정류장 안내판에 써 있었고
조금 이른 시간에 도착하여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아 기다리니...
안내된 시간에 어김없이 마을버스가 도착하여 차에 올랐다.
마을버스 종점에서 이 한컷을 마지막으로 나의 첫 걷기여행의 막을 내렸다.
친구가 함께 하자는 약속으로 이번 주부터는 서넛이 함께 하겠지만....
또 나만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오늘같이 이렇게
유유자적하게 언제든지 나서 보리라 다짐한 걷기여행이었다.
function hrefM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