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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일산 올레길을 걷다 (1)

| 조회수 : 2,622 | 추천수 : 242
작성일 : 2009-11-11 12:39:29
두번째 화요일,여성민우회에서 올레길 걷는 모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민하다가 (마침 그 날이

영화모임날이라서요) 그렇다면 네 번째 화요일로 영화모임을 옮겨보고 가능하면 올레길에 참석을 해보고

싶었습니다.지난 연말 제주 올레길을 걸었던 일이 제겐 난생 처음  오로지 걸으려고 여행에 나선 길이었고

아주 참신하고 ,잊혀지지 않는 여행이었거든요.

돌아와서도 일상의 올레길 걷기를 해야지 마음을 거창하게 먹었지만 역시 제대로 실천이 되지 않아서

고민하던 중이었던지라,일산에도 올레길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전 날 수유공간너머의 수업이 예상보다 늦게 끝났기도 했고,집에 와서 이런 저런 할 일도

마무리하다보니 화요일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쉽지 않네요.

참석한다고 했지만 강제규정은 아니니,그냥 집에 있으면 어떨까?

마음속의 유혹의 목소리를 떨치고 일어나서 원당역으로 갔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얼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낯선 얼굴들,그래도 길 떠날 채비로 무장한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보이고 올레길을 다니면서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지역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 주실 해설사님의

인상도 아주 선량한 학자풍이라서 일단 마음이 놓였지요.



하루 일정을 소개하는 시간이 끝나고 출발합니다.

학기중에는 금요일 쉬는 날이라고 해도 늘 서울에서 하루를 보내는지라 멀리 여행을 하는 일이 없는 제겐

이런 나들이도 마치 멀리 여행가는 기분이 드네요.실제로 단풍이 든 곳곳의 풍광은 이미 마음속으로는

멀리 떠난 기분을 맛보게 해주었습니다.



이 곳이 성라산이란 소개가 있었습니다.성라공원,성라산,다 처음 와보는 곳이라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앞 사람들을 따라서 올라갑니다.소곤거리는 이야기,큰 목소리로 흥겹게 흘러나오는 이야기,묵묵히 혼자

걷는 사람들의 침묵,여러가지 표정이 어울려 올레길 여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저는 카메라를 들고 조금씩 찍어보고 싶어졌지요.



요즘 길거리를 가다가 카메라를 꺼내 들면 느끼는 것중의 하나가  주변의 대상을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피사체로만 대하는 이상한 버릇이 생긴 것은 아닌가,그런데 이것이 제대로 주변을 대하는 태도가 맞는가

주객이 전도된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되네요.

카메라 프레임에 어울릴만한 대상만을 관심갖고 바라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때문에요.






산길을 걷고 나서 평지에 이르니 농사짓는 마을이 나타나고,비닐하우스안에서는 여러가지 작물이 재배되고

있었습니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어느덧 돈을 들고 가서 사기만 하면 되는지라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들

우리가 필요로하는 기본적인 것들이 어디서 누구의 노고로 만들어지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사는 시대가 되어버렸고 그것이 너무 익숙해져서 ,거의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요?

길을 걸으면서 문득 올레길을 걷는 일이 건강만의 문제가 아니라,이렇게 타인의 삶과 내 삶의 연결점을

다시 돌아보는 기회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로구나 새삼 느낀 날이기도 했습니다.



이 곳은 신라말 고려초의 관요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규모가 큰 청자요가 발굴된 곳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문제는 발굴에 얽혀서 지역주민들은 이 곳이 문화재로 지정되는 것에 반대하는 편이라고 하는데

큼지막하게 걸린 여러 개의 현수막이 지역민의 정서를 드러내주고 있더군요.

그런데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는 아니,문화재가 먼저이지,지역민의 이익이 먼저인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있게 살아가는 것일까 싶어서 마음속이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해설사님은 왜 청자에서 백자로 바뀌게 되었을까 궁금해했던 적이 있노라고,그런데 그 해답을 알게 된

내력을 이야기하더군요.

사대부가 정권을 잡고 고려시대의 화려했던 불교문화와 다른 ,자신들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문화를 원했을 때

발견한 것이 바로 백자가 아니었을까 하고요.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된장골
    '09.11.12 11:13 PM

    어머....일산도 올레길을 개발하고 있나요? ^^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 알려 주시겠습니까? ^^

  • 2. wrtour
    '09.11.14 2:09 AM

    /요즘 길거리를 가다가 카메라를 꺼내 들면 느끼는 것중의 하나가 주변의 대상을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피사체로만 대하는 이상한 버릇이 생긴 것은 아닌가,그런데 이것이 제대로 주변을 대하는 태도가 맞는가
    주객이 전도된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되네요.
    카메라 프레임에 어울릴만한 대상만을 관심갖고 바라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때문에요/

    저도 그러한데~
    일종의 직업의식의 발로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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