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사진가라면 한번쯤 꼭 봐둘만한 영화 - 천국의 나날들

| 조회수 : 2,019 | 추천수 : 126
작성일 : 2009-11-11 13:46:49
이 영화가 정말 그런지는 각자의 생각에 달려 있을겁니다.
하여간,
이런 소문과는 상관없이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라 진작에 DVD로 사두고 몇번을 돌려봤지만 볼때마다 재밌긴 합니다.





감독, 각본 테렌스 말릭 / 촬영 네스토르 알멘드로스 / 음악 엔니오 모리코네 / 출연 리처드 기어, 브룩 애덤스, 샘 셰퍼드 / 1978년작 / 러닝타임 95분


제 51회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했던 작품인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화면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물론 내용면에 있어서도,
옥스퍼드 대학과 하버드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학위를 받은 감독의 평소 진지한 사상이 보통 시시껄렁한 술안주꺼리밖에 안되는 삼각관계가 매우 고상한 사색의 길로 안내하는 그런 영홥니다.
그 때문인지 칸 영화제에서는 감독상을, 뉴욕비평가협회에서도 감독상을 수상한 이력이 같이 따라 다닙니다.

정작 하고자 하는 얘기는 "사진"과 관련된 것들입니다.
제목에 인용한 "사진가라면 한번쯤 봐둘만한 영화"라는 말은 그 유명한 수전 손탁이 이 영화를 가리켜 했던 말입니다.
또한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에 의하면,
"이 영화의 어느 한 프레임이든 사진으로 뽑아서 액자에 넣어두면 훌륭한 거실소품이 된다"고 말할 정도로 영상미가 일품이기도 합니다.

먼저 오프닝 크레딧,











이런 사진들,
개척기 당시 하층민들의 삶의 모습을 담은 세피아톤의 사진들과 함께 오프닝 크레딧이 모두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컬러색조로 변하며 영화가 시작되는데,





어느순간 사진속의 사람들이 움직이며 화면이 점점 밝아질때가 시작점이 됩니다.

오프닝크레딧의 사진들은 실제 당시의 사진들과 함께 영화를 제작하면서 찍은 사진들이 섞여 있다고 하는데...
어떤 사진들이 그런 것인지에 대한 정보는 없군요.

제작연도가 1978년...
이제는 섹시한 늙은이로 여전히 멋진 신사역을 도맡아하는 리처드 기어의 젊디젊은, 뽀송뽀송한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이 앳띤 얼굴에 주름 하나없는~)

이 영화가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는 서사들은 개척기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묘한 향수마저 불러일으킨다는 세간의 평가가 꼭 과장되거나 한 것 같지만은 않습니다.







세트촬영이건 야외 로케이션이건 이게 정말 70년도 훨씬 지난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어색하지 않은 시대상의 완벽한 재현이 어쩌면 이 영화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자 미덕일 것입니다.

사진과 영화,
서로 사용하는 언어가 다릅니다.

영화는 1초에만 24컷의 장면이 필요한 장르고 사진은 1초든 1시간이든 1년이든 1만년이든 오로지 단 한 컷으로만 모든 것을 말해야 하는 장르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영화들 중 러닝타임이 가장 짧은 영화는 5초.
이 짧은 표현을 하기 위해서도 무려 120컷이 필요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영화들중 러닝타임이 가장 긴 영화는 앤디 워홀의 "엠파이어 스테이츠"... 러닝타임 8시간 45분입니다.
필요한 컷수는 무려.... 음... 무척 많겠지요~ -_-;;;
그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그 긴 시간동안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 꼭대기를 계속 보여주는 것 밖에 없습니다.
단지 앤디 워홀이 만들었다 해서, 제일 긴 영화라는 이유로, 유명하긴 하지만...
영화사적으로도 아무런 가치가 있을리가 있나~ 하는 혐의를 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하여간,
이 작품 이 정말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어쩌면 사진과 영화라는,
서로가 사뭇 다른 언어와 가치체계로 표현되고 주장되는 두 가지 상반된 예술 체계 가운데에서 가장 균형잡힌 시각으로 두 장르를 오가며 어색하지 않게 어우르는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정지된 컷들이 말없이 교차하는 오프닝크레딧의 사진들이 없었다면 그닥 볼품없는 영화로 전락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또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이 영화에 사용된 사진들은 참으로 고귀한 품위마저 엿보입니다.
또한 마지막으로,
엔니오 모리코네의 감성적인 음악까지 이 작품에 사용된 진귀한 사진들과 아름다운 영상미를 더욱 풍요롭게 가꿔준 일등 공신이란 평가에는 어떤 이견도 없을 듯 합니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phua
    '09.11.11 4:36 PM

    오마나...
    리차드 기어의 얼굴이 정말 예술입니다. ^^
    "사관과 신사"에서의 모습만으로도 가슴이 설렜는데, 이 사진을 보니
    제 아들 같은 느낌이.. ㅎㅎ

  • 2. gondre
    '09.11.12 7:20 PM

    어머..리차드....ㅎㅎ

  • 3. 이규원
    '09.11.13 1:42 AM

    저는 어렴픗이 리차드 기어라 생각했는데
    참 풋풋하네요~~
    Phua님
    저도 사관과 신사를 보고 난 후
    한참 가슴이 설렜던 기억이 있습니다.

  • 4. 캐드펠
    '09.11.13 2:59 AM

    어머나~ 첫번째 아이 사진...
    저 눈망울 땜시 한동안 제 방에 걸려 있던 때가 있었는데 잊고 지냈었네요.
    멋진 리처드 기어의 예전 모습이 옛날 생각 나게 합니다^^*

  • 5. 열무김치
    '09.11.13 5:25 AM

    배우 이름 안 적어주셨으면 구글하고 난리 쳤을지도 모르겠네요.
    흰머리 하나도 없고 ㅋㅋㅋ
    리처드군이라고 불러야 맞겠네요.

  • 6. wrtour
    '09.11.14 1:59 AM

    증기기관차 위에 올라탄 저 사진은 정말이지~
    좋은 정보에 잘 읽고 갑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2352 잊혀진 줄 알았는 데..... 5 안나돌리 2009.11.13 2,022 120
12351 주왕산의 절골계곡 4 청미래 2009.11.13 2,055 91
12350 오늘도 제주바당은 흐리우다... 10 소꿉칭구.무주심 2009.11.13 1,586 56
12349 애증의 조건... 6 카루소 2009.11.13 3,067 175
12348 19금..성인만 보세요!! 12 해바라기 2009.11.12 2,896 105
12347 주산지의 새벽 12 청미래 2009.11.12 1,838 123
12346 가을과의 이별~~~ 4 TANK각하 2009.11.12 1,760 121
12345 떨리는 마음을 달래면서 그림을 보다 9 intotheself 2009.11.12 2,012 199
12344 좋은 성적으로 성적표를 채우고... 7 카루소 2009.11.12 2,698 146
12343 남이섬에서... 7 청미래 2009.11.12 1,865 134
12342 미녀들의 수다 루져 사건 ㄷㄷㄷ 2 ruirui278a 2009.11.11 2,298 119
12341 별이엄마와 82쿡님들이 좋아하는 빼빼로? 9 카루소 2009.11.11 2,653 176
12340 사진가라면 한번쯤 꼭 봐둘만한 영화 - 천국의 나날들 6 회색인 2009.11.11 2,019 126
12339 일산 올레길을 걷다 (2) 2 intotheself 2009.11.11 2,653 182
12338 일산 올레길을 걷다 (1) 2 intotheself 2009.11.11 2,622 242
12337 붉은 치마를 두른 산이라고 ~~~~~~~~~~ 4 도도/道導 2009.11.11 1,438 114
12336 너에게 있던 모든 괴로움들을... 8 카루소 2009.11.11 3,005 207
12335 우리 아들 보물1호 2 승리 2009.11.11 1,337 53
12334 수유공간너머에 처음 간 날 2 intotheself 2009.11.10 1,921 201
12333 자녀와 함께 탐사하고 싶은 세계의 여러지역과 장소, 혹시 어디세.. 사랑스런세아이 2009.11.10 1,591 107
12332 서울에서 마지막 가을을 만나고 싶으시다면~ 11 안나돌리 2009.11.10 2,207 120
12331 나에게는....칭구가 있었네... 6 소꿉칭구.무주심 2009.11.10 1,609 87
12330 지금 차가 중요해? 11 카루소 2009.11.10 3,273 154
12329 낙엽은 넘... 3 이천사 맘 2009.11.09 2,153 183
12328 은행 나무 없는 동네 가을 7 열무김치 2009.11.09 2,918 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