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예술의 전당에 음악회가 있어서 갔습니다.
인터미션때 자판기 커피 마시러 갔다가 그 앞에 턱하니 버티고 있어서 늘 유혹을 느끼게 하는
음반점의 입구에 굴드와 카라얀이 함께 녹음한 베토벤 음반 소개,늘 보고 있었지만 참았던 그 곡을
오늘 드디어 구했습니다.
아마 베토벤 트리오 곡이 (사실은 아르헤리치의 연주로 한 주일 내내 마음설레면서 들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비교가 되어서 흡족하지 못했던 때문에 더 눈길이 갔는지도 모르지요.
음악회끝나고 멀리서 온 선배와 이야기하느라 집에 오니 새벽 한 시 반이 넘은 시간이지만
그 곡을 들어보고 싶어서 바로 자기가 어렵습니다.
음악을 듣다가 강남 교보문고에 가서 발견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보고 왔던 그림이 생각나서
찾아보고 있는 중인데요
HOKUSAI'S MOUNT FUJI -THE COMPLETE VIEWS IN COLOR에 후지산 풍경이 설명과 더불어 전부
실려있어서 책을 구하진 못했어도 아주 유익한 시간이 되었거든요.

두번째 금요일 정독도서관의 모임이 있는 날,반룬의 예술사 3권은 음악이야기,음악가 이야기가 많아서
제겐 새롭고 즐거운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마침 큐트폰드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글을 읽으니 혼자서 읽은 그 글이 맞나?
다들 신기해하면서 수업을 했지요.
하이든,모짜르트에 대해서 읽은 날,밤에 버스에 타고 틀어놓은 당신의 밤과 음악에서 마지막 곡이
하이든의 현악 4중주라서 신기한 기분이었습니다.
마침 하이든 서거 200주년이라 특집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올해는 누구 누구 서거,탄생,몇 주년이 많군요,덕분에 그들에 관한 글들이 쏟아져 나오고
제 평생 처음으로 과학책을 제대로 읽고 있는 해이기도 합니다.
제대로하고 해도 내용을 모르는 것이 많지만 그래도 의문부호를 잔뜩 늘어놓으면서도 끝까지 읽게 된
책들이 많아서 아마 지나고 나면 제겐 새로운 문이 열린 해로 기억될 것 같은 즐거운 예감이 들기도 합니다.

토요일 처음 시작하게 되는 과학과 기술로 읽는 세계사 강의,
제가 발제맡은 그리스 부분에서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고민하다가
구해놓고 오랫동안 읽지 못하던 THE BIRTH OF SCIENCE를 꺼내서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어제 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감탄할 정도로 내용이 들어오더군요.
철학사를 읽은 것,그리고 그동안 이런 저런 과학사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고민하던 것에 결정적으로
과학에 흥미가 있는 고등학생들 몇 명이 제가 갖고 있는 기초적인 의문에도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 덕분에
책을 절반이나 한자리에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중간에 시간이 나면 읽어야지 하고 들고 나갔지만 수업마치고 줄서서 기다리는 떡볶이 집에 점심
먹으러 가서 (다시 가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특이하고 맛있는 집이더군요,저는 일부러 떡볶이를 사먹으러
갈 정도로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라서 처음에는 점심을? 하고 갸웃거리며 따라 간 것인데 보람이가 외국 가기
전에 서울나들이하는 김에 함께 먹으러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럿이서 점심을 먹고
피오니님과 둘이서 국제 갤러리,학고재,그리고 두 아트 이렇게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고 나니
바람이 좋은 곳의 벤취에 자리잡고 앉아서 그 책의 나머지를 읽을 수 있는 시간은 사라지고 없었지만
학고재의 신관과 두 아트에서 본 그림들이 마음에 들어서 기분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더구나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기법면에서 제가 모르는 것에 대해서 설명을 자세히 들을 수 있어서
아주 유익한 시간이 되기도 했고요.

광화문 근처를 지나다가 미술관에 들어가고 싶지만 어딜 가야 좋은 그림을 볼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두 아트 (예전의 갤러리 현대가 이런 이름으로 바뀌었답니다.)에 들어가보라고
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는 그런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요,COLLECTORS' SELECTION이란 제목으로
그림을 수집하는 사람들이 구해서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더군요.
처음 보는 작품들도 여러 점 있어서 이런 전시가 아니면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도상봉,김인승,오지호,이대원
권옥연,황주리,황규백,황영성,김원숙,문학진, 김종학, 이름만 대도 알만한 화가들의 그림을 언제 볼 수 있을까
정말 귀한 그림들을 보는구나 즐거운 마음으로 보았답니다.

아직 볼 그림은 많이 남아있지만 음반이 끝까지 다 돌아가고 ,더 듣고 싶지만 더 이상 깨어있으면
내일 하루가 괴롭겠지요?
그래도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소리와 더불어 보낸 즐거운 시간,금요일의 밤이 완전히
깊어가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