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도서관의 공부모임의 한 멤버인 느티나무님이 제게 읽을 만한 책 추천목록을 좀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해왔습니다.
책을 많이 살 기회가 있다고 하는 말을 듣자 그렇다면 그 책을 읽을 기회가 내게도 오는구나 싶어서
공연히 즐거운 기분이 드네요.그렇다고 내가 읽을 책만 목록을 작성하면 곤란하겠지요?
목동의 금요일 모임에 갔을 때 빌린 두 권의 책이 있습니다.
한 권은 아빠와 딸이 여행을 하며 고전을 이야기하다

이 책의 공동 저자 세 명중에서 이미 큰 딸 정다훈의 글은 그녀가 고등학교 시절 쓴 클릭 차이나!를 통해
알게 되었고, 그 다음에 신화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이런 대단한 대학생이 있다니 감탄을 한 기억이 납니다.
동생 정다영도 역시 고등학교 시절 다영이의 이슬람여행인지 기행인지 그런 제목으로 책을 냈지요.
대학교수인 아버지와 두 명의 딸이 여러가지 마당의 주제를 놓고 벌이는 이야기,이야기에 접근하는
방식도 그렇지만 그것을 통해 아,이 작품은 혹은 이 저서는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나는 어떻게 아이들과 대화하고 있는가를 돌아보게 되기도 하는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책의 날개에 소개된 다른 책에 시선이 끌려 요즘 대화도서관에 다니고 있는 보람이에게
대출을 부탁해 읽게 된 책이 있어요.
청소년을 위한 길가메시 서사시인데요,저자는 실제로 고대언어인 우르크어 ,아카드어까지 공부한 신화연구
전문가더군요.그가 이미 성인을 위한 길가메시 서사시 연구를 출간한 적이 있다고 하는데 그것까지는
읽어보지 못했어도 청소년을 위한 책으로도 세계 최초의 서사시인 길가메시 서사시를 제대로 읽어볼 기회가
되었습니다.더구나 그 안에 도판이 많이 들어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는데요,대영박물관에 있는 자료들이
얼마나 많은지,그동안 그 곳에 여러 번 갔어도 왜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나,(당연히 몰라서 있어도 못 본 것이겠지만)
이렇게 미리 만나고 나서 갔더라면 정말 귀한 유물들과 만나는 기회가 되었으련만 아쉬워 하면서 읽던
시간이 기억나네요.
기억속의 제목으로 책을 검색하니 그 책은 나오지 않고 (아무래도 책 제목이 완전한 기억이 아니라서)
대신 이 책이라면 읽어보고 싶다는 것을 만났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그것을 책으로 출간하고 다시 여행을 떠나고 ,이렇게 계속하고 있는 그의 저작들을 통해서
저는 고대의 역사와 많이 만나게 되었지요.
목동에서 빌린 또 한 권의 책이 그림읽는 CEO인데요 왜 꼭 CEO제목이 들어가야 되는지는 모르지만
사바나 미술관장인 이명옥의 글입니다.

이미 여러권의 저서가 있는 그녀의 책은 그림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어라,그림이 이렇게 재미있는 세계인가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만한 글솜씨를 갖고 있지요.더구나 기발한 기획력으로 미술관을 북적이게 만드는 전시를
기획하는 힘이 어디서 나오는가에 대한 대답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오랫만에 동서양을 크로스하면서 다양한 그림을 볼 기회가 생겨서 기뻐하면서 책을 읽었고
역시 책날개에서 만난 한 권의 책을 빌려오라고 부탁하여 지금 읽고 있는 중인데요

이 책은 저 자신이 읽고 싶기도 했지만 경영학을 전공하는 딸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이기도 했습니다.
책의 첫 장에서 강희제,옹정제,건륭제 이야기를 만나면서 얼마전 읽기를 끝낸 중국화인 열전의 화가 팔대산인이
생각나더군요.

헌책방에서 구한 귀한 세 권의 책중의 하나인 팔대산인,그 다음에는 석도,그 다음 양주팔괴 이렇게 읽으면
좋은 정말 잘 쓴 화인평전이었습니다.
역사는 역사책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 경우 인물의 평전에서 아니면 읽고 있는 글의 행간에서
만나게 되는 역사가 더 흥미를 자극하는 경우가 있는데,팔대산인이나 강희제 이야기를 읽다가 불현듯
나는 왜 중국역사에 대해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읽는 노력을 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에 부닥치기도 했습니다.

책날개에서 만난 다른 한 권의 책입니다.
제목이 너무 상업적으로 보여서 그렇지만 저자가 무슨 시를 끌어내어 이야기를 전개하는지 궁금하네요.
이 책으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얻은 다음 같은 저자가 펴낸 책이 또 있습니다.

검색의 즐거움을 누리는 아침입니다.
그렇구나,이런 책도 있었네 하면서요.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도 역시 2권이 출간된 상태로군요.

어제 밤 피렌체에서 떠나는 미켈란젤로로 끝나는 책을 다 읽고 나니
원서로 읽다가 다른 책에 밀려서 중간까지 보고는 미루어놓은 책이 생각나서 다시 읽으려고 꺼내놓았습니다.
교황 율리우스 2세와 미켈란젤로이야기,당연히 시스틴 성당의 천장에 그려진 천지창조이야기가 나오지만
단지 그 이야기만이 아니라 그 둘을 둘러싼 그 시대속으로 들어가는 이야기입니다.
마침 번역서가 나와 있어서 소개합니다.
미켈란젤로 읽어도 읽어도 질리지 않는 ,그래서 더 흥미로운 인물이지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이야기,오늘은 여기까지인데요,여러분들이 읽고 좋았던 책,두 번 세 번 더 읽고 싶은
책이야기가 리플로 올라오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