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전람회란 카테고리로 다양한 분야의 글을 출간하는 웅진의 프로네시스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책중에서 여러 권을 보았는데 그 중에서 저는 피렌체에 대한 것,그리고 영화와 역사를 매개로
하는 팩션에 대한 글을 재미있게 읽었는데요,금요일 목동 역사모임에서 페르시아 전쟁,그리고 뒤를 이은
아테네의 번영,그로 인한 스파르타와 갈등에서 더 번지게 된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읽다가
그 전쟁에 참여했던 소크라테스가 생각나서 도서관에 갔을 때 아주 긴 제목의 책을 빌리게 되었지요.

읽을 수 있는 대상이 중학교 3학년정도(글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부터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되는 책인데요 (어제 다 읽고 실험삼아 책읽기를 아주 좋아하는 중학교 일학년 아이에게 읽어보라고
하니 조금 읽다가 어렵다고 하네요.그 아이가 어렵다면 다른 아이들에겐 조금 무리가 아닐까 싶어서요)
이야기는 바실레우스 스토아에서 마주친 두 사람,에우티프론과 소크라테스로부터 시작됩니다.
에우티프론은 노예를 심하게 다루어 죽음에 이르게 한 아버지를 고발하러 온 중이었고
소크라테스는 국가가 정한 신들을 믿지 않고 스스로 이상한 신을 믿는다는 것과 젊은이들을 타락시킨다는
죄목으로 고발을 당해서 알아보러 온 중이었지요.
대화체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소크라테스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같은
박진감으로 한 번 손에 잡으면 놓기 어려운 매력을 지녔습니다.
덕분에 시대적 배경속에서의 소크라테스를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었고,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
상식에 반해서 상식을 뒤집어서 더 생각해보는 것이 바로 철학하는 자세가 아닌가 하는 이야기의 핵심을
고개끄덕이며 따라갈 수 있었는데
재미있는 것은 악법도 법이다,너 자신을 알라 이런 말들은 사실 소크라테스가 한 말이 아닌데도
이 말이 버젓하게 진실처럼 떠돌아다니는 것에는 군국주의 시대의 일본인들과 얽힌 일화가 있더군요.
그리고 그 아래서 배운 우리나라 법학도들이 해방이후 스승인 일본인의 말을 그래도 전파한 것에도
책임이 있고,그 말이 자주 인용되던 시기가 바로 80년대란 것에 담론의 형성에 뒷배경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씁쓸함도 있었습니다.
어제 아침 한겨레신문의 책소개란에 올라온 그리스 전쟁,마침 금요일 수업과 내용이 거의 일치하는 시기라
흥미가 생겼습니다.
전쟁사를 읽다보면 온갖 유형의 인간이 등장하여 시선을 끌지요.
알키비아데스란 인물이 펠로폰네소스전쟁시기에 등장을 하는데요,그는 당시의 꽃미남이었던 모양입니다.
그냥 얼굴만 꽃미남이 아니라 올림픽에서 기량을 보이기도 하고,귀족가문이기도 하고
어려서는 어른 남성들의 구애의 대상이,어른이 되어서는 여자들의 마음을 끌어 잠못들게 할 정도로요
그런데 그런 인물이 소크라테스에게 매력을 느껴서 그의 주변을 맴돌았는데
그가 아테네 민회에 의견을 내놓아서 전쟁기간중 스파르타의 보호를 받고 있는 지역을 쳐들어가려고 합니다.
그러나 내부에 적이 너무 많아서 그가 전쟁에 나간 시기에 아테네 안에서 글을 제거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그는 적국인 스파르타로 투항을 하여 그 곳의 앞잡이가 되어 아테네를 쳐들어오고 전쟁이 끝나고 나서는
다시 아테네의 편을 들다가 그것도 여의치 않자 페르시아로 도망을 가더군요,그러나 스파르타가 자객을
보내 결국 죽음을 맞게 되는데 소크라테스가 나중에 죽음을 당하게 되는 배경에 알키비아데스에 대한
미움으로 배심원들이 그것이 바로 소크라테스를 따르는 젊은 무리를 소크라테스가 타락시켰다는 죄목으로
추가가 되었다고 하네요.
소크라테스를 따르던 무리들도 이 부분에 대한 비난을 의식한 듯 소크라테스 사후에 나온 글중에 유독히
알키비아데스란 제목의 글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것만이 아니라,펠로폰네소스 전쟁이후 스파르타는 아테네를 아예 없애버리지는 않고 과두정을 실시하는데
이 때 과두정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자신들의 정적인 민주정 시기의 사람들을 많이 제거했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원성을 많이 산 모양인데 당시의 우두머리들이 소크라테스와 친하게 지낸 인물들이
많았다고요,그 중 한 명이 플라톤의 삼촌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우리가 소크라테스를 시대적인 맥락에서 뚝 떼어네서 이해한다는 것은 사실 반쪽짜리 이해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요?
이 시기의 역사로 들어가고 싶으나 딱딱한 설명만으로는 매력이 덜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겐
오래 전 그리스속으로 여행하는 길잡이가 되는 한 권의 책이라고 생각하여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