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오브 아트,책값 자체도 비쌌지만 이미 여러 번
읽은 화가들이 많아서 책사는 것을 망서렸지요.여러번
그러다가 북리펀드행사에서 책을 구해와서 읽던 도중
세번째가 렘브란트인데요,렘브란트라면 제 자신이
그림과 대면하게 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화가인데다가
그에 관한 소설,그에 관한 여러 권의 책을 읽었던 탓에
처음에는 미지근한 감정으로 글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라,어라 하면서 갑자기 자세를 바로 잡고
드디어 낮시간에 읽기를 다 마치고 나니
마치 뒤통수를 한 방 맞은 기분입니다.

타키투스의 역사에서 등장한 바타비아인들의 맹세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하네요.
가끔씩 바타비아란 말을 역사책에서 만나곤 했는데
그들이 누구인지 몰랐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로마에 대항한 네덜란드인들의 옛 조상이라고
하네요.
이제는 잊혀져가는 구식화가로 취급받던 당시
에스파냐로부터 정식으로 독립을 인정받게 된 네덜란드가
암스테르담에 새 시청사를 세우고 벽면에 벽화를 그릴
화가로 선정한 사람은 렘브란트가 아니고 그의 제자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제자가 그림을 그리던 도중에 죽고
우여곡절끝에 렘브란트에게 그 작업이 의뢰되었을 때
타키투스의 역사를 읽고 그려낸 그림이 바로 위의 장면이라고요.
그러나 위엄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림은 시에서
받아들여주지 않았고 너무 대작이었던 이 그림은 잘려서
팔려나갔다고 하네요.
지금은 스톡홀름의 한 박물관에 있다고요.
파워 오브 아트의 저자는 이 그림이야말로 렘브란트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극찬을 하면서
그림은 잘려버렸지만 그래도 남은 그림으로도
렘브란트가 말하고자 한 네덜란드인의 정수가 담겨있노라고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발견한 가장 기쁜 그림은 바로 이 그림이었습니다.

이 그림은 책속에서 소개되는 그림은 아니지만 제가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렘브란트 그림중의 한 점인데요 오늘 찾는
중에 간신히 발견하고 기쁜 나머지 여기에 올려둡니다.
자꾸 들여다보고 싶어서요.
많은 화가들이 엠마오에서의 만남을 그렸지요.
그런데 제게 가장 끌리면서 잊기 어려운 이미지를 준
그림이 바로 이 작품이지요.왜냐고 물으면 대장금의 어린
시절 버전으로 대답해야 하는 것일까요?

호메로스입니다.
저자는 화가가 호메로스를 그릴 때 자신과 겹쳐서 생각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나타내고 있더군요.
렘브란트는 성서이외의 독서는 거의 하지 않았으나
대상을 그린다고 생각하면 그 분야에 대한 독서는
철저히 했다고 하네요.

이 작품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가 호머의 조각상에
손을 대고 생각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앞 작품의 호머와 지금의 조각상,양쪽에서 화가는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을까요?
처음에는 책에서 받은 한 방 먹은 심사때문에 책을 따라서
그림을 다시 보면서 생각을 정리하려 했지만
역시 그림을 찾다보니 눈길을 끄는 작품들이 많아서
이제는 삼천포로 빠집니다.내 마음이 이끄는대로 가보기로요.

두 명의 흑인을 그린 것입니다.
당시 네덜란드에서는 없는 것이 없다라고 말해질 정도로
다양한 물품이 거래되고 온갖 인종전시장처럼 서로
다른 언어를 들을 수 있었다고 하네요.

그가 풍경화에도 관심을 쏟았더라면 어떤 풍경을 남겼을꼬
이렇게 혼자서 애석해할 정도로 렘브란트는 역사화와
초상화에 에너지를 많이 쏟은 화가이지만 그래도 가끔
에칭으로 남은 몇 점의 풍경화가 있어서 눈길을 끄는군요.

글을 읽고 있는 티투스,렘브란트와 사스키아 사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들입니다.
그의 양육을 위해서 사스키아는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의
유언을 남기고 그것이 오히려 나중에 렘브란트의 경제적인
여건이 나빠지는데 일조를 하는 것,그것이 인생의 아이러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그림은 아들의 방에 걸어두고 싶어서 포스터라도 구하고
싶다는 도서관의 박혜정씨가 애타게 만나고 싶어한 그림인데
지금 미국 여행중인 그녀가 실제로 이 포스터를 구했을까
갑자기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네요.그녀는 이번 여행에서
어떤 그림들과 만나고 오게 되는 것일까도요.


위 그림은 아테나를 형상화한 것이고 아래 그림은 헬멧을
착용한 노인을 그린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보고 있는 싸이트에서는 아래 그림을 렘브란트
작품이라고 분류해놓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그림은 렘브란트
의 영향을 착실히 수용한 이름모르는 화가의 작품이라고'
하네요.
전문가의 눈이 아니라면 아,렘브란트네 하고 믿어버리기
쉬운 작품이겠지요?
두 그림에서의 젊음과 늙음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입니다.

어리석은 자만이 깨져버린 날,다시 렘브란트를 새롭게
만나는 즐거움을 누리고,오래 전 읽었던 반룬의 소설
렘브란트를 먼지를 털고 꺼냈습니다.
그 소설안에서 무엇을 다시,새롭게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