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업중에 한 녀석이 말을 합니다.
선생님,사실은 오늘 꼭 가고 싶은 콘서트가 있었는데요
함께 그 가수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사정이 있어서 못 갔어요.
누군데?
홍대앞에서 여신이라고 불리는 가수인데 선생님은
모르실거라고 하네요.
여신이라고 불린다고?
예,요조라는 가수인데요 노래 한 번 들어보실래요?
어디서 들어볼 수 있는데?
mp3에 담아놓았어요.
홍대앞에서 노래부른다는 말에 상상했던 것과는
참 다른 느낌의 노래였습니다.가사도 재미있고요.

밤에 집에 들어와서 다른 일을 다 마치고 나서
잠들기 전에 블로그에 검색을 해보니 의외로 많은 글과
노래가 올라와있네요.
요조를 좋아한다는 그 아이는 고등학교에서 중국어를
전공하고 있는데 모르는 것을 물어보니 얼마나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는지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어렵다고 하니 확실하게 말을 하네요.
될 때까지 여러번 하면 된다고요.이렇게 서로 도우면서
함께 공부하는 교실이 재미있습니다.

한 녀석은 제게 수능 국어 문제를 들이밀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으니 설명을 해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내용이 과학에 관한 글인데요 한국어이지만
무슨 소린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옆자리에 앉은 이과 아이에게
그 지문을 읽고 설명을 해보라고 하니
조금 들여다보다가 알았다고 합니다.
둘이서 서로 설명하고 설명을 들어보라고 하니
설명하고 질문을 하는 과정을 거치더니 질문한 아이가
알았다고 합니다.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도 물론 필요하지요.
그렇지만 학교에서건 집에서건 혹은 다른 장소에서건
자신이 아는 것을 나누고 모르는 것을 묻고
그렇게 친구들이나 선배와 더불어 시너지를 내는 공부는
더 즐겁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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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실용음악학원에 노래를 배우러 4개월정도
다닌 아이가 있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정말 음치라서 언젠가 길거리에 붙어있던
음치 교정교실 플래카드를 보고 전화번호까지 적어놓은
적이 있었는데 아직도 못가고 있다고
그랬더니 그 아이가 말을 하더군요.
선생님,노래를 배우고 싶다면 대학생 (성악과인)보다는
차라리 실용음악학원이 더 잘 가르치는 것같아요.
취미반이라면 배우고 싶다는 노래종류를 맞추어서 가르쳐주고
피아노도 배울 수 있으니 한 번 다녀보세요.
정말 노래가 늘거든요.

노래잘 하는 사람이 부럽다,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부럽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더니 한 아이가 저를 위로하려는
의도로 말을 꺼냅니다.
선생님,그런데 세상사람들은요 많이 아는 사람을
더 부러워해요.
그래?
그래도 많이 안다고 더 행복한 것은 아니지 않니?
그림을 그리는 그 아이 왈 그림을 잘 그린다고 더
행복한 것도 아니라고 하네요.

그래 그것도 말이 되네.그래서 아이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남의 떡이 실제로 더 클 수도 있고 커보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 내 것이 아니란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로 수용하지 못하고 괴로울 때가 많습니다.
내게 있는 것을 소중히 하고 그것을 펼쳐서 나누고
그렇게 즐겁게 살아갈 수 있길 하고 기도한 날이기도 하고요.

언젠가 음치탈출 교실에 가게 될 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노래를 부를 수 있길,그것도 열등감을 버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부를 수 있는 날이 오길 상상해보는 시간
일요일의 밤이 깊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