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도서관으로 나가다가 구한 두 권의 소설중 한 권입니다.
표지에 있는 그림이 바로 르노와르 작품인데요
이 그림 한 장을 갖고 번역판으로 600쪽이 넘는 이야기를
우리에게 선보이는 소설가의 이야기구성력이 돋보이는
오랜만에 소설읽기에 흠뻑 취하게 만드는 소설을 만났습니다.

처음 책을 보기엔 너무 두꺼워서 언제 다 읽나 사실
읽고 싶은 책이 많은데 이 소설까지 하고 망서리기 쉬운
그런 분량의 소설이지만 과감하게 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델프트 이야기의 소설가가 바로 뱃놀이하는
사람들의 점심의 작가이기도 해서 그렇다면 하고
망설이지 않을 수 있었던 덕분인데요,베르메르의 그림
델프트 이야기 한 점으로 엮어낸 솜씨가 훌륭해서
기대를 하고 있었던 작가여서랍니다.

어제 소설의 삼분의 일가량을 읽었는데 책속에서 살아난
모델들의 이야기,이 그림을 그릴 당시의 인상주의화가들의
동향,그들에 대한 애초의 호의를 버리고 그들을 공략하는
졸라,그의 필봉에 대항하여 자신은 인상주의와 고전적인
그림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르노와르가 뭔가 대작을
그려보자고 결심하고 오른손을 깁스한 상태에서 (그는
양손잡이라고 하더군요,) 탕기영감(그는 고흐의 그림에서
영원히 살아있는 존재가 된 화방을 경영하면서 인상주의자들에게
외상으로 그림물감이나 캔버스를 팔기도 한 인물이지요)
화방에서 대형 캔버스를 구하는 상황,드가가 인상주의
전시회에는 살롱전에 참가한 사람들은 그 전시에 동시에
그림전시를 못하게 하는 규칙을 정하는 바람에 그들 내부에
생긴 균열에 대한 이야기,이미 죽은 바지유, 자신은
화가로서는 이류라고 판단하지만 인상주의 운동에는 누구보다
열렬히 참여하면서 그들의 어려운 사정에 선뜻 그림을 사모은
까이유보트,그가 인상주의 화가들의 실험을 일시적인
유행으로 그치지 않게 하려고 그 그림들을 나라에 기증하고
죽으려고 한다는 사실을 덤덤히 밝히는 장면등
디테일이 풍부하게 살아있으면서 표현이 재미있어서
조금만 조금만 더 읽게 만드는 소설읽기의 매력이
대단한 작품이네요.

소설읽기를 하던 중 알게 된 모델들 이야기,그 중에서
리즈란 이름의 그녀도 등장하여 오늘 아침 그림보기를
하던 중 어라,바로 이 사람하면서 다시 보게 되는 그림입니다.

너무 가난하여 모네와 더불어 바지유의 집에서 더부살이를
하던 젊은 시절,셋이서 어울려 그림을 그리러다니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을 하는데요,바로 이 그림이
모네와 둘이서 같은 곳을 각자의 방식으로 그린 그림이기도
하고 그들에게 있어서는 인상주의의 출발점을 이루는
작업이기도 하다는 이야기도 등장을 합니다.

이 그림속의 여자 마담 샤르팡티에 ,그녀의 집에서 열린
파티에 초대된 르노와르에게 그녀는 초상화를 그리고
싶어하는 ,지금 세잔이 살고 있는 프랑스 남부에서 온
부부를 소개합니다.
돈이 궁한 그는 그 그림을 받아들이고 싶지만
그렇다면 마음속으로 구상한 이 그림을 그릴 시간적인
여유가 없게 되는데 왜냐하면 빛이 풍부한 시기가
지나면 불가능한 작품이라서라고 하더군요.
망서리는 그를 눈치챈 샤르팡티에 부인은 그림을 거절해주는
대신 뱃놀이에서 우리쪽에서 보면 왼쪽 가장 앞쪽에
자리잡은 모델을 소개해줍니다.
그녀가 르노와르에게 관심이 많고 유산또한 많으므로
결혼해서 마음대로 그림을 그려보면 어떤가하고요.
아무리해도 끌리지 않는 그녀이지만 샤르팡티에 부인이
그렇게까지 이야기하는데 거절하기 어려운 르노와르가
모델로서만 받아들이겠다고 대답하는 장면
그녀가 이 그림의 배경이 되는 카페 메종 푸르네즈에
도착해서 모델이 되는 과정에서의 소란을 다룬 장면들도
재미있게 읽혔습니다.

그가 그리는 모델들이 그에게 사랑스런 감정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면 도저히 그릴 수 없었던 르노와르에게 오랫동안
모델이자 연인이었던 인물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뱃놀이를 그리는 시점에서는 이미 헤어진 상태이지만
모델로서 필요해서 메모를 전달한 상태,그림의 첫 스케치를
하는 상황까지 아직 소식이 없는 그녀 잔 사마리때문에
초초해하다가 그녀가 등장하는 장면을 보고 르노와르의
심경변화를 그리는 소설가의 필치가 돗보이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뱃놀이에서 우리가 바라보는 자리로 보면 오른쪽 가장
앞쪽에서 모델로 등장하는 인물,그가 바로 까이유보트인데요
그가 화가로서도 그렇지만 인간으로서 더 관심이 간
날이었습니다.오늘 아침 해금 연주를 들으면서 소설이야기를
풀어나가다 당연히 카이유보트의 그림에도 손이 가네요.


어제 도서관에선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모짜르트의 소리가
더불어 아름다운 시간을 선물했는데 (특히 그의 목관세레나데
피아노와 목관을 위한 오중주,오보에 오중주,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이중주,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이런 곡들이 인상에 남아있습니다.)
오늘 아침 해금과 어울려 바라보게 만드는 그림들도
역시 좋군요.


까이유보트의 그림을 더 보고 싶으나 오늘은 간송미술관
가는 날,일어나서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