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개를 너무 좋아하지만
개와 함께 살아본적은 없습니다
남편이 어린시절 기르던 개를 개장수에게 팔았는데
그 개가 밤새 목줄을 끊고
집으로 찾아와 대문을 긁었답니다.
이미 팔았기때문에 돌려줘야 한다고
집으로 온 개를 시어머님께서 다시 돌려줬답니다.
그게 남편의 상처가 되어
정주고 헤어지는게 싫어
다시는 어른이 되어서도 개를 기르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주중 비어있는 우리집이 적막하다고
개를 가져오면 우리가 없을때는 밥을 주시겠노라고
옆집 어른신들께서 말씀해주셨습니다.
고마운 마음으로 여주이천까지 가서
복숭아 과수원집에 한달된 개을 얻어
진부령까지 안고갔습니다.
개를 보내기 아쉬워 눈가가 붉어진 과수원집 딸을
뒤로하고 소중하게 안고 조심조심
진부령까지 먼길을 가는동안
이녀석은 신통하게도
보채지도 안고 얌전히 안겨있었습니다.
내려놓자마자
흙이 그리웠는지
헛간 옆 수국 속으로 쏙들어가
흙을 부비며 나오지를 안았습니다.


살살 달래서 목욕을 시키고
남편의 옷으로 폭싸서
강아지를 안고
마치 갓난애를 안은듯 달콤하게 낮잠을 잤습니다.
주말내내 온통 마음은 그녀석에게 가있었고
새로 정을 준다는 기쁨과
생명에 대한 책임감과
그 이쁜 놈을 놔두고 와야한다는 아쉬움에
마음 한쪽이 알싸합니다.

"잘있지?? 밥은 잘먹니??^^"
목에 핸드폰이라도 걸어주고 통화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