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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조심스럽게 새로운 문을 연 날

| 조회수 : 1,734 | 추천수 : 165
작성일 : 2008-08-22 00:32:25


   지난 월요일 ,대학생이 된 두 명의 제자와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개학하기 전 한 번 만나자고 한 약속을 그 날 지키게

된 것인데요, 그 중 한 여학생이 마침 중국어과 학생이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중국역사에 대해선 관심있게

읽고 있는가 물었더니 역사책을 손에 잡기가 어렵고

나라가 하도 많이 나와서 도저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울상이더군요.

역사에 대한 것,현대 중국의 사정 그런 것에 거의 관심이

없어도 중국어는 참 재미있노라고 하는 그 여학생을

보면서 참 기묘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어를 계속한다는 것이 단순히 말만 하는 것은 아닌데

언제까지 그런 것이 통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제안을 했지요.

이주일에 한 번 정도 중국사를 읽으러 도서관에 오지 않을래?

그 대신 선생님에게 기초부터 중국어를 배울수 있도록

도와주면 어때?

혼자 읽기 어려운 책을 그렇게라도 읽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찬성을 하네요.

그래서 원래는 3년후 정도부터 시작하려던 중국어를

갑자기 시작하게 되었는데 9월부터 만나기로 한 것이지만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왕초보로는 조금 곤란하지 않나

싶어서 오늘 서점에 들렀습니다.

보고 싶은 책이 많아서 골랐다 바꾸었다 망설이는 시간

그런 시간의 망설임조차 즐거운 서점 나들이에서

최종적으로 고른 것이 소설가 김인숙의 제국의 뒷길을

걷다와 소설가 김탁환의 혜초였습니다.

그리고 중국어 왕초보를 위한 책 한 권하고요.

도서관에 나가기 전 우선 테이프로 책과 인사를 나누고

밤에 들어와서 씨디에 있는 내용을 mp3에 넣었으니

내일부터는 길거리 다니면서 매일 조금씩 귀로 들을

수  있게 되겠지요?

혼자라면 엄두도 못 낼 일을 누군가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운 것이 새로운 것에 마음을 여는 일에

공포감을 훨씬 덜어주는 것,그것이

참 든든한 빽이 되고 있네요.



다른 때라면 당연히 김탁환의 소설에 먼저 손이 갔겠지만

중국어 책을 산 날이라 그런 것일까,제국의 뒷길을 걷다를

먼저 읽기 시작했습니다.

오래전부터 그녀의 소설을 읽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신뢰가 있는 작가,그래서 선뜻 그 책을 사게 된

것인데요,역시 그런 신뢰를 배반하지 않는 즐거운

책읽기의 시간이었습니다.

이야기,이야기로 살려낸 중국역사속의 인물들,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는 이야기대로,모르는 이야기는

또 그 이야기대로,그녀의 이야기에 홀려서

중국속으로 들어가서 산 하루가 되었네요.

이 책을 중국에 관한 글에 아직 매력을 못 느끼고 있다는

바로 그 여학생에게 선물을 하면 어쩌면 즐거운 글읽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혼자서 상상하고 있는 중인데요,

갑자기 베이징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책 소개
진지하고 웅숭깊은 시선으로 생의 아픔과 신산을 그려온 소설가 김인숙이 등단 이래 처음으로 산문을 묶어 책으로 펴냈다. 그 자신이나 문학 이야기가 아닌, 북경 이야기다. 작가는 2002년 '무조건 이민가방 두 개 싸들고 가서 도착'한 중국 대련에서 이 년을, 2006년 북경에서 다시 일 년 반을 체류한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북경의 도처에 있는 옛것의 흔적들'과 사랑에 빠졌다고 고백한다. 북경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작가로서의 날카로운 감수성은, 사라진 제국의 옛 모습과 그 흔적 속에 숨어 있는 오래전 이국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복원해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단순히 역사와 기행에 대한 이야기인 것만은 아니다. 북경의 역사와 문화와 사람살이의 풍경이 오롯이 담겨 있는 글들은 작가의 말대로 북경에 관한 '가장 뜨겁고, 가장 재미나고, 가장 긴 이야기'이다.

사라진 제국의 뒷길, 가장 낮게 가장 깊이 숨어 있는 이야기를 엿듣다

이야기는 1626년 5월, 북경에서 일어난 황당무계한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날, 화창하던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느닷없는 지진으로 건물들이 무너져내렸고, 이만여 명의 사람들이 숨졌다. 그때 황제는 궁궐에서 점심을 먹다가 갑작스런 흔들림에 혼비백산하여 궁 밖으로 달아났는데, 그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아주 가관이었다. 모든백성들이 벌거벗고 있었던 것이다. 죽어 있는 자와 살아 있는 자가 모두 함께.
이 믿을 수 없는 기록 끝에 작가는 덧붙인다. '그런데, 그때 황제도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맨몸이었을까?' 작가의 엉뚱한 질문처럼 우리가 역사 속에서 진정 알고 싶어하는 것은, 정확하게 기록된 ‘사실’이 아니다. 그 뒤에 가장 낮게, 혹은 가장 깊이 숨어 있는 ‘뒷이야기’이다. 이 뒷이야기야말로 정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풍부하고 또 인간적인 것이다. 정말 그때 황제도 벌거벗고 있었을까? 물음표는 점점 늘어가지만, 기록은 더이상의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 이 불친절한 기록 앞에서 작가는 말한다. '상상은 여기서부터'라고. '물론 이야기도 여기서부터'라고.

작가의 빛나는 상상력은 자금성, 황성, 이화원, 후퉁(골목), 스차하이, 천단, 만리장성, 황릉 등 북경에 체류하는 동안 다녔던 옛 제국의 흔적들 속에서 이야기 한 편씩을 건져올렸다. 한때 세계의 중심이었던 북경, 수없는 파괴와 수없는 건설로 많은 것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또한 많은 것들이 사라진 것의 기억을 안고 아름답게 남아 있었다. 스물네 명의 황제들과 황제보다 많은 비빈들, 그리고 그보다 훨씬 더 많은 환관들의 이야기가 여기저기 숨어 있는 고궁에서부터 어느 이름 없는 후퉁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어딜 가든 거기 머물렀던 혹은 머무르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느라 자주 길을 잃었다. 작가의 말대로 '모든 역사는 인간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황제로 태어나지 않았으나 황제가 되었고, 그리고 황제가 무엇인지 알기도 전에 황제의 자리에서 쫓겨난 마지막 황제 푸이, 모든 것을 다 가졌고 단지 ‘사랑’ 하나를 원했지만 남김 없는 상실 끝에 시신조차 남기지 못한 마지막 황후 완룽, 황제 뒤에서 황제보다 더 높은 권력을 누렸던 천하무적의 여인 서태후, 영원한 권력을 좇아 결국 황제의 자리까지 올라갔지만 곧 나락으로 추락해버린 원세개…… 소설보다 더 극적이고 가혹하며, 섬세하고 뜨거운 그들의 이야기가 김인숙의 손끝에서 다시 태어났다.

당신이 친구처럼 날 대해줬으면 해요. 나는 친구라고는 없는, 외로운 사람입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마지막 황제 푸이가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세 살 나이에 서태후의 권력욕으로 황제가 된 남자…… 황제 자리에서 쫓겨난 후에도 사라진 제국에서 ‘궁 안의 황제’로 살았던 남자…… 괴뢰정부의 황제가 되어 일본군에게 철저히 이용당했던 남자…… 구 년 동안 참혹한 수용소생활을 겪고 나온 후에는 사십이 년 동안의 황제의 기억을 모조리 지우고 보통 사람이 되어야 했던 남자……
가장 불행한 시대에 태어난 이 마지막 황제는 당대에도 그랬지만, 후대에 이르러서도 영화 등을 통, 적나라하게 벗겨진 존재였다. 하지만 작가는 그에 대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니라 그의 내밀한 마음속 이야기를 그려 보이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궁 안을 쌩쌩 달리다가 성문 앞에 이르러 자전거를 멈추고 물끄러미 문 너머 세계를 바라보던 한 소년의 꿈과, 결혼 전 얼굴도 보지 못한 황후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이 친구처럼 날 대해줬으면 해요. 정말이에요. 나는 친구라고는 없는, 외로운 사람입니다'라고 말했다던 한 청년의 외로움과, 서구 열강의 군대에 의해 황릉들이 줄줄이 도굴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 원수는 꼭 갚겠노라고 하늘에 맹세하던 한 남자의 분노를.

푸이는 한평생 복위와 왕조의 부활만을 염원했으나 주변인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이용당하기만 했다. 그런 그의 일생은 너무나도 외로웠다. 특히 네 명의 부인을 두었으나 그 누구와도 진정한 사랑을 나누지 못했다. 하지만 그도 처음 맞이한 부인, 마지막 황후 완룽에게는 인간적인 정을 기대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은 후사를 남기기는커녕 잠자리조차 거의 같이하는 일이 없었고, 각자 시대의 고통 앞에서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걸어야 했다. 완룽은 아편중독자가 되어 푸이와 함께 도망가지도 못하고 일본군에 의해 이리저리 끌려다니다가 행려병자로 사망했고, 푸이는 그의 평생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죽어서도 황릉에 묻히지 못했다(후에 서릉으로 이장되었다).

푸이와 완룽은 그렇게 불행한 채로 떠나갔지만, 그들의 흔적은 아직도 북경 곳곳에 남아 있다. 지금은 다른 누군가가 살고 있는 완룽의 본가에서 한 천진했던 소녀의 숨결을 느끼며 작가는 말한다. 완룽이 되어, 혹은 푸이가, 혹은 서태후가, 혹은 원세개가 되어 찬찬히 걸어보라고. 그럼 작게 속삭이듯 들려오는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인터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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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저자 | 김인숙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였다. 1983년 그녀는 20살의 나이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1988년 소설집 을 발간하고, 1993년 말에서 1995년 초까지 호주에서 생활하였다. 그곳에서 단편 「시드니 그 푸른 바다에 서다」를 썼으며,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을 발표한다. 이 작품으로 1995년 제28회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으로 (1989), (1993), (1998)가 있고, 장편으로 (1983), (1985), (1987), (1992), (1993), (1997), 등이 있다 [모닝365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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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序. 오래전, 북경에서는……
一. 마지막 황제를 좇아, 뒷길, 그늘 속을 걷다
二. 북경성―아름다운 중심, 사라진 흔적
三. 자금성―위대한 권력
四. 황성―황제에게로 가는 길
五. 자금성의 내정―마지막 황후, 완룽의 꿈 1
六. 북경의 오래된 골목들, 후퉁과 사합원―마지막 황후, 완룽의 꿈 2
七. 스차하이―황제가 태어나는 곳
八. 동교민항―치욕의 그늘
九. 중난하이―이면의 역사, 원세개의 종말
十. 이화원―여인의 모든 것, 서태후의 처음과 끝
十一. 류리창―서화의 향기
十二. 사찰과 성당―속세에서 천상까지
十三. 천단―하늘의 응답
十四. 장성―대륙의 역사
十五. 명십삼릉과 청 황릉―땅에서 하늘까지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말랑
    '08.8.25 10:45 AM

    오늘은 책을 올리셨네요

    이 분의 책을 읽어 보고 싶네요

    늘 잘 보고 읽고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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