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와.. 고추밭인지 풀밭인지..
그동안 풀들이 내 세상이다 하고 난리가 났다.
고추를 딸려면 풀 헤집고 따야할 형편이 되어..
누가 볼까 남새스러워 대강 낫으로 큰 풀들만 정리하는데도 꼬박 3일이 걸렸다.
건달농법을 넘어 태평 농법에 게으름뱅이 농꾼으로 간판 모델이 될 판이다.^^
그래도 고맙게도 고추가 붉게 익고 참외도 달리고 수박도 달려 식구들 입을 즐겁게 해주니
염치없지만 수확의 기쁨은 부지런한 농부나 게으른 농부나 매한가지이다.
고추 농사는 농약없이 안된다고들 하지만 우리밭은 처음부터 농약 없이 무식하게 6년째 짓고 있다.
다행히 큰 병없이 잡초와 병마(?)와 싸우며 잘 자라고 있다.
모처럼 날도 좋고 혜령이, 차령이를 꼬셔 고추밭으로 고추 따러갔다.
예전에 큰놈은 고추따러가자 하면 아무 조건없이 묵묵히 했는데.. 요 두 딸들은 꼭 조건이 붙는다.
오늘도 용돈 준다는 조건을 내세워 밭으로 온 것이다. (치사해 ㅠㅠ)

준비성이 철저한 박차령^^ 긴 바지 긴 옷은 기본으로 챙기고... 이 날 차령이는 놀라운 속도로 고추를 땄다.

오늘 고추밭의 하이라이트 박혜령 선수를 잘 봐주세요~
처음에는 열의에 차서 정말 열심히 고추를 땄다..

고추 CF도 찍어주고^^

열심히 열심히 고추를 딴다.
엄마 파란 고추 땄어 어떻해?? 저녁에 고추튀김해먹자~~

아!! 지친다.. 지쳐.. 너무 힘들어~~

차령이가 "야!! 쉬지말고 고추 따 !! 하고 소리를 지르자 짜증이 지대로 난 혜령이..
" 엄마.. 일당 줄때 똑같이 주면 절대 안돼!!" 차령이의 절규^^

지쳐버린 박혜령 선수..
더 하자고 하면 울것 같아 일보 후퇴~
목표로 한 밭을 다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한 우리 막내.. " 수고했어요" ㅎㅎㅎ

오늘 딴 고추들.. 요 박스로 세박스를 땄다.
올해 첫물 고추는 이렇게 차령이, 혜령이가 첫 스타트를 끊었다.
아무래도 일당이 조금 나가도 올해 고추는 차령이, 혜령이를 자주 쓰야할것 같다.^^
늦여름과 가을의 문턱
눈부신 햇살과 바람이 가장 아름다울때..
붉게 잘 익은 고추들을 말려야 할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