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의 카루소님이 제가 올린 글에 음악선물을 넣어주셨습니다.
월요일 새벽,축구중계를 보느라 어제 밤 기숙사에 못 들어간
아들을 깨우고 아침 차리고 나니,학원에 가는 보람이에게
부탁받은 시간이 조금 남아서 어찌 할까 하다가
들어가본 인터넷에서 만난 음악,반가운 마음에 누워서
듣다보니 그것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양한 음악과 만나게
되었지요.
덕분에 음악들으면서 어제 밤 생각한 프랑스 혁명에 관한
기사를 찾아서 읽고 좋은 글은 초록글방에 올려놓고
그러다보니 벌써 몸이 깨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음악과 프랑스 혁명이 무슨 관계가 있냐고요?

미술관에 간 화학자를 읽던 중에 그가 선택한 다비드의
그림이 두 점 있었습니다.
한 그림은 혁명의 와중에서 세금징수원 역할을 했던 시기의
라부아지에 (화학자) 가 공포정치의 삼인방중 한 명인
마라의 미움을 산 일이 있어서 (마라가 한림원에 들어오려는
것에 대해서 공적이 미미하다고 라부라지에가 반대한
적이 있었다고 하네요) 결국 그의 장인과 함께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사건을 언급하면서 그가 죽기 전
라부라지에 부부가 다비드에게 부탁하여 초상화를 그린 적이
있었던 사연,그리고 라부라지에의 업적이 우리에게
알려지고 화학의 아버지로 칭송받게 된 배경에
그의 아내 마리의 역할이 얼마나 지대했던가에 대한
이야기로 한 꼭지를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녀에 대해선 언젠가 과학사 공부를 하던 중 만난 적이
있어서 낯설지 않아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지요.
다른 한 점은 바로 그 마라의 죽음을 그린 작품에 대해서
긴 설명과 더불어 마라의 죽음을 실제보다 더 숭고한
모습으로 형상화한 다비드의 의도,그러나 혁명이 실패로
돌아가자 다시 나폴레옹밑으로 들어간 다비드
결국에는 나폴레옹의 죽음이후에 벨기에에서 생을 마감한
화가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이야기의 여운이 남기도 하고,프랑스 혁명에 대해서
한 여학생과 수업을 해야 할 필요도 있어서 아침,아니
제겐 새벽에 해당하는 시간부터 프랑스 혁명에 관한
글을 읽기 시작한 것인데
막상 그림을 찾으려고 들어와보니 두 점의 그림보다
먼저 발견한 것이 바로 테니스 코트의 맹약에 관한
것이네요.

그림을 찾다가 만난 다비드가 그린 앵그르입니다.
제가 생각하던 인상과 많이 달라서 한참 바라보고 있는
중인데요,이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갑자기 심환지란
인물의 초상은 남은 것이 없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갑자기 심환지라니 앵그르와 무슨 관계가 있나 싶지만
이산 정조대왕이란 소설에서 만난 노론 벽파 심환지
노론중에서 그래도 말이 통하는 합리적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정조가 집권 초기에 공을 들인 인물인 그가
나중에는 노론 벽파의 입장으로 확고하게 돌아서게 되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그를 제거하고 싶은 장용영의 한 무인이 그를 보면서
느끼는 감상을 적은 대목에서 형형한 눈빛,영리하게 생긴
표정등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보면서 그런 그가
벽파라는 당파의 한계를 넘어서 정조의 개혁정치에
힘을 보태는 결단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고,당파를 초월하는 것이 과연 그 때만 힘들었던 것일까
지금은 어떤가 생각이 자꾸 갈려나가는 느낌이 드네요.

이 그림이 바로 라부라지에 부부의 초상화입니다.

이 그림은 죽은 마라의 머리를 스케치한 것이네요.

영화 300이란 제목을 기억하시는 분이 있다면
그 영화에서 나온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가 생각나겠지요?
테르모필레전투에서의 레오니다스를 그린 그림입니다.
고전주의자 다비드가 주로 소재로 삼는 것은 역시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이 많아서 그의 그림을 검색하는
것 자체가 역사의 한 시기 한 시기와 만나는 일이
되고 있군요.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 그림을 보면서 1812년 서곡을 듣고
있는 중인데요,그의 전성기와 그의 몰락을 재촉한 전쟁
두 가지 사이의 거리에 있었을 수없이 많은 사건들
그 속에서 살아갔을 옛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월요일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