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든 아니든
저자나 소설가가 좋아서 그나 그녀의 작품 혹은
저서를 기다리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설가인 경우 제겐 김탁환의 백탑파 시리즈가
그 중 하나였는데 드디어 열하 광인이 출간되어서
기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정조시대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숨어서 광적으로 읽은
사람들이란 의미로 붙은 열하광
그 책에 대해 1792년 정조는 문체반정이라고 해서
박지원체의 패관기서나 소품에 해당하는 글은 품위가 없으니
고문을 모범으로 삼아야 한다고 못을 박습니다.
열하광이 한 사람씩 살해당하고
이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한 시대를 조망할 수 있는
백탑파연작의 세 번째 이야기
김탁환에게 관심있는 사람들에겐 풍성한 문을 열어주는
소설이기도 하지요.
그가 앞으로 무엇을 소재로 소설을 쓸 것인가
기대가 되는 작가입니다.

서희 그 이름을 들으면 어린 아이들까지도
세 치 혀로 강동 6주를 얻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는
고려시대의 외교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지요.
그런데 대학에서는 역사를
대학원에서는 경제학과 게임이론을 공부하고
이제는 경제학과 교수가 된 저자가
고려시대의 서희의 소손녕과의 협상을 하나 하나
해석한 다음
그것을 지금의 현실을 해부하는 잣대로 쓴 참
흥미있는 글을 읽었습니다.
그냥 흥미 있다고만 할 수는 없는 일이고
이런 책이야말로
대학생인 딸,고등학생인 아들이 대학생이 되면
필수로 읽으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제간 통섭이 필요하다고 최재천 교수가 자주 말하던
것이 바로 이런 경우인가 혼자 생각하기도 했지요.
세계화 시대에 피하기 어려운 주제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신선한 시각을 얻을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었답니다.

이 저자는 그녀가 고등학생일때 쓴 글을 사서 읽고
놀랐던 기억이 있는 사람입니다.
더구나 그녀의 동생도 고등학교 시절 다영이의 이슬람
기행을 펴내기도 했지요,
놀라운 자매로다 하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게 되었습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닌 여행의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서 그런지
각각 찾아간 곳들이 입이 떡 벌어지게 저도 가고 싶은 곳이라
침흘리면서 글을 읽었습니다.
간 곳이 문제가 아니라 그 곳에 가서 한 생각들이
신선해서 저 혼자 읽기 아까운 책이었지요.
그래서 도서관의 아이들에게도 한 꼭지씩 읽어보게 했더니
오늘 읽은 한 아이는 너무 놀라서 손에서 놓지를 못하더군요.
선생님,어떻게 대학생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신화를 읽으면 이런 내용이 있구나 하고 그냥
고개 끄덕이고 넘어가는데 이 사람은 스스로 생각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