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남자보다 정말 강해요~."
남자는 여자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뜨면
그리 오래 못살고 힘들어 하는 반면
여자는 남자 배우자를 먼저 보내고 나서도
강하게 살아 남는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그것 뿐인가요?
남은 자식들을 위해서 당신 한 몸 다 바치잖아요~
--------- 남자들은요? 글쎄요...좀 더 생각좀 해봐야 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여자가 무섭도록 강하다는 말씀을 해주신것 같아요.
당연하다는 제 생각입니다.
출산을 하고 그 모성애로 이 세상을 끌어 안고 살잖아요~
여자라는 이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어머님과 저
어제는 잠시 일손을 놓았습니다.
저도 그냥 일하기 싫더라구요
몸과 맘이 따로 노니 머리 아파서 일도 손에 안잡히구요.
그래!
오늘은 이런 저런 일 보면서 뺀질 뺀질 거려보자!
굳게 결심하고 반 나절을 어머님과 돌아 다녔답니다.
감기로 고생을 하고 계시는 어머님도 좀 쉬셨음 하는 마음이였고
한의원에 가서 진맥도 잡아보고 보약도 한 첩 지었답니다.
아버님 빈 자리로 인해
아무래도 기가 허하셨을 것 같고
날도 추워 몸이 더 굳어지고 어설퍼 지는것 같습니다.
저도 나이드는지 춥고 싸늘한게 싫습니다.
"아버님이 어머님 꿈에 안보이세요?."
하고 물었더니
"아주 희미하게 가끔 보이더라~."
하고 말씀하시네요.
일 끝나고 저녁 드시고 난 뒤
방으로 들어 가시고나면
티비를 친구 삼아 보시다 일찍 주무십니다.
그리곤 일찍 일어나셔서
콩도 삶아주시고
가을 걷이에 손놀림도 바쁘시지요.
몸놀림 손놀림이 작아도
마음 놀림은 제가 감히 따라가지도 못하네요.
어머님이 해야 할 일이 있는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손 놓고 쉬고 싶을때는 못 쉬니
이 또한 얼마나 힘드나?
나도 힘들어 짜증날때는 내팽겨치고 싶을때도 있었는데 말이다.
미안함도 그냥 모른척 넘어갑니다.
"어머니~ 우리 순대국 먹고 가요~
아범 혼자 알아서 먹거나 말거나 우리 둘이 먹고 가요~."
어머님 웃고 마시네요.
동사무소 근처 순대국집에서 순대국 두 그릇에
어머님과 마주 앉았습니다.
결혼하고 어머님과 단 둘이서 외부 식당에서 밥 먹어본게
처음이랍니다.
내가 딸이였음 어머님은 어떤 이야기를 내게 풀어 놓으실까?
순간 이런 생각을 하면서
뜨거운 음식 잘 못드시는 어머님 앞에서
후루루룩 거리며 순대국을 먹었답니다.
함께 산다는 것은
그냥 다 묻어두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대로 이해하고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게 서로 잘 사는 것일게다.
늘 그렇듯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그렇게 되도록 움직이는게
나의 장점이리라 생각하면서...
햇살 사이로 비춰지는
희끗한 내 흰머리를 보신 어머님 한 말씀 하십니다.
"흰머리가 솔찬게 많다~너 머리 염색 해야 겄다~ ."
"네에~ 해야 되는데 할 겨를이 없네요~ 어머니 저 흰머리 대게 많아요~ 보실래요?."
하며 머리카락을 들춰 보여드렸네요.
이런 철없는 며느리를 보았나....
동사무소에서 기초노령연금 신청하는 동안에도
소파 가장자리에 앉아
그저 당신 며느리 하나 바라보고 계시는 어머님이
가벼운 깃털처럼 보입니다.
어른이라도 젊은 사람에게 기대며
젊은 사람이라도 나이드신 어른에게 기대고 사는 것!
그리고 그 주변인들이 함께 기대며 사는것
그것이
"삶" 이라는 이름인가 생각됩니다.
날도 추워지고
이래 저래 해야 할 일도 나름 많아지고
피곤이란 이름표를 날마다 달고 사는 요즘입니다.